-
-
최준영의 책고집
최준영 지음 / 답(도서출판)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최준영의 책고집]을 읽으면서 문득 든 의문이 있다. 사람들은 왜 책을 읽을까?, 나는 왜 책을 읽게 되었을까? 이 책의 저자인 최준영씨는 여러가지 사업을 하다 실패하고 나서 살아남기 위해서 읽고 썼다고 한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아무도 만날 수 없어 고립감에 빠져 든 순간, 내 살아있음을 증명할 유일한 방법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었다-p23]이랬던 것이다.
"책은 나를 비난하지 않았고 글은 나를 위로해 줬다."
작가의 이 말이 정말 내 마음에 콕 박혔다. 나도 이랬다. 내가 정말 힘들때 책이 나를 위로해줬다. 고1때 갑자기 가세가 기울어 방황이 시작됐다. 선천적으로 겁이 많고 순했던 내가 세상과 맞서는 방법은 정면 충돌이 아니라 책속으로의 도피였다. 갑자기 변해버린 내 처지를 가까운 지인들에게 들키기 싫었던 나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고 아무곳에도 가지 않았다. 늘 집에 틀어박혀서 책만 읽었다. 물론 어린시절부터 책을 좋아했다. 마침 집에는 큰오빠가 보던 꽤 괜찮은 책들이 많았다. 그때 읽었던 독일,러시아,프랑스,일본, 영미 문학작품들이 지금까지도 내 독서 이력에 큰 자산이 되고 있다. 그후에도 큰 고민이 있거나 상황이 힘들때는 노래방이나 친구를 찾기보다는 습관처럼 책을 찾아 읽었다. 습관은 쉬이 고칠 수 없는 것이라 결혼 후에도 계속 책을 읽었다. 남편과 신혼시절부터 주말부부였던 관계로 혼자 있을 시간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집에는 책이 쌓여갔고 아이들도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최준영의 책고집]을 읽으면서 엄청 놀랐다. 나도 꽤 많은 책을 읽어왔고 편향된 독서가 아닌 폭넓은 분야에 걸쳐 읽었다고 자부했는데 그런 나의 생각이 와르르 무너졌다. 이 책에서 소개 되는 책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후하게 쳐줘도 30%남짓이었다. 정말 충격!
이 사람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책을 읽은 거야? 그가 소개한 분야중 그나마 나도 다 읽은 것은 정약용 관련도서들,인물 평전들, 김훈의 저작들 정도였다. 어떤 파트는 아예 읽은 책이 없거나 한두권 정도가 겨우 있을 뿐이었다.
[영화〈명량〉을 탄생시킨 '한국팩션'의 힘]파트를 읽으면서는 "참 내 생각과 많이 닮아있구나!"라고 외치며 최준영씨가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앞으로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인 사람들에게 꼭 이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