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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장자 ㅣ 홍사중의 고전 다시 읽기
홍사중 지음 / 이다미디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노자를 읽을 때도 그랬다.
쉬우면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무엇이 있었다. 이번에 읽은 [나의 장자]처럼.
쉽게 줄줄 잘 읽히고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한구절 한구절 정말 버릴때가 없었다. 그런데 정말 힘든 일은 책을 한번 손에서 놓으면 쉽게
쥐어지지않는 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몇 장을 넘기지 않아서 잠이 쏟아졌다.
퇴근을 하고 저녁을 해먹고 설거지를 하고 책을 잡으면 잠이 쏟아져서 30분만 자고 일어나야겠다고 하고는 따뜻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 다음
날이 되어야 일어나는 날의 연속. 요즘 추운 날씨가 계속 된 원인과 방학이라 바빠진 내 일상이 겹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렇다고 읽지도 않은 책을 읽었다고 하고 서평을 올리기엔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자꾸흐르고 만것이다.
책을 읽어 갈 수록 적절히 삽입된 글들과 에피소드들은 하도 유명한 글들이라 [고문진보]나[명심보감]등 여기저기에서 보았던 글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감동을 주었다.
유학의 귀족적인 면을 비판하면서도 공자의 고매함을 손상시키지 않았고,노장사상의 무위자연을 강조한 글들에서는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코 버리거나 부정할 수 없는 글들이었다.
생사의 두려움을 느끼지 않거나 세상의 평판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어야 비로소 인간적인 속박을 잊을
수가 있는 것이며 그래야 비로소 天人, 곧 무위자연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세상 사람들이 존경한다 해서 기뻐하지도 않고,
남들로부터 모멸을 받는다 해서 화를 내지도 않는, 차다운 자유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p279
어느만큼 도를 닦아야 이렇게 남을 의식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반백년을 살았지만 아직 8할 정도는 세상의 눈치를 보면서 살고 있다. 그중 2할 정도만 내 것인 샘이다.
태어날 때부터 미인은사람들이 그녀에게 준 거울로 자기 얼굴을 비춰보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자기가
남다르게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자기가 미인이라는것을 스스로 알든 말든, 남들이 알려주는 말든 그 아름다운 용모에는 변함이 없으며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는 것도 변함이 없다. 그것은 그녀의 미모는 천성이기 때문이다.
성인의 인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성인이 사람을 사랑하지만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성인 스스로는
의식하지 않으며 그저 남들이 말하기 전에는 자기의 인애에 대해서 의식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가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든 말든, 사람들이
알려주즌 말든 그가 사람을 사랑하는 데는 변함이 없다. 그것이 성인의 천성 바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p283
정말 이런 초월적인 경지에 있는 사람에게서 인간미가 느껴질까? 말 그대로 무위자연으로 돌아가 편안함을 찾을 지는 모르지만 인생에서의 재미는
없을 것 같다. 살을 맞대고 찌지고 볶는 가운데서 진솔한 통함이 있지않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노장사상이 만연한 사회의 자살율은 얼마나 될까?하는 의문을 가졌다.
의외로 국민의 60% 이상이 도교신자인 대만의 자살율이 높았다. 초월적인 삶을 산다는 것과 삶을 긍정적으로 산다는 것은 통할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이번에 읽은 [나의 장자]를 곁에 두고 자주 펼쳐야 겠다는 생각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