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스뮈스 - 광기에 맞선 인문주의자
요한 하위징아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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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스뮈스]를 읽으면서 참 행복했다.

철학서적을 읽으면서 이렇게 즐겁게 읽었던적이 있었던가 생각해보니 흥미로운 책들이 많았지만 [에라스뮈스]에는 비길 수가 없다.

내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에라스뮈스]가 살았던 시대상황이 나의 흥미를 돋구는 요소가 되어주었고 이 책이 [에라스뮈스]라는 한 인간의 생애를 따라가면서 거의 철학을 함께 논했기 때문이었다.

시대적 배경도 중세의 어둠을 깨고 르네상스의 바람이 온 유럽을 관통했으며 그와 동시대에 살았던 인물들도 정말 흥미로웠다. 그래서 에라스뮈스의 발자국을 따라가면서 1466년대 말에서 1536년 에라스뮈스가 죽을때까지의 행적들과 관계들을 함께 읽었다. 

그와 조우했던 영국의 휴머니스트 토마스 모어나 영국왕 헨리8세, 오스만 제국의 술레이만1세,카를5세는 따로 책을 찾아가면서 읽었다.

예전에 헨리8세에 대해서는 1000일의 앤과 결혼하기 위해서 로마교황청과 등을 지고, 수장령을 발표하여 잉글랜드 교회의 수장에 올라 18년간이나 혼인관계를 유지했던 첫부인과 이혼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헨리8세가 사생활은 문란했는지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아주 강력한 군주였으며 나라를 잘 다스린 왕이었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유토피아]의 저자 토마스 모어가 헨리 8세의 이혼을 반대하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아서 처형당했다는 사실에서는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이 책에서는 에라스뮈스라는 인물을 아주 객관적인 시각에서 평하고 있다.

그의 성격적인 우유부단함이나 대인적 면모나 소인배의 면모등을 과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에라스뮈스는 취향이 너무나 고상하고 온건하고 합리적이고 때로는 너무 허약하여 그 시대에 이름을 날 수 있는 인물로 보이지 않는다. 종교개혁을 이루었던 루터나 칼뱅같은 강철같은 의지나 추진력백절불굴의 일관성 성실성 등이 보이지않는다.

그러나 그가 종교개혁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도 관가하지 않았다.

그는 마르틴 루터장칼뱅 로욜라같은 불같은 혁명가는 아니었지만 그가 펴낸 엄청난 저작들은 동시대인들에게 뿐아니라 후대에 걸쳐 그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역사의 다른 시점에서 금방 눈에 띄지 않지만 물론 그런 인물이 아니었다면 요한 하위징아의 관심을 끌지도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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