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직 상점 - 상 - 한국 자본주의의 첫발을 떼다
박상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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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중 히트 친 작품으로는 최인호씨의 [상도]가 있다.

[상도]는 거상 임상옥을 모델로 한 소설이었고 이번에 나온 [박승직 상점]은 두산의 창업주인 박승직이 주인공이다.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쓴 소설이다보니 작가는 무엇보다 역사적 사실이나시대적인 고증이 중요했을 것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참 공부 많이 했겠구나' 하고 감탄했다.

구한말의 서울의 상업지역의 그림이 선명하게 머릿속에 그려졌다.

소작농의 아들이었던 박승직이 장사꾼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땅을 소작해서 농사를 지어서는 대를 물려서 내려오는 가난에서 벗어 날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타고난 성실함으로 신의를 다져가면서 기존 상인들과 경쟁해서 당당히 종로에 자리를 잡았고,

최고 갑부 그룹으로 도약했다.

이 책이 몇권으로 결말이 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상도]를읽을때 같은 긴장감은 별로 없고 호기심을 자극하지도 못했다는 느낌이었다.

상도에서는 임상옥이 가지고 있었다는 戒盈杯가 나온다.

가득참을 경계하는 잔이라는 뜻이다. 말하자면 과유불급이니 무엇이든 과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이다.

[박승직 상점]에도 영험한 도자기가 나온다.

박승직이 목숨을 구해준 도공이 감사의 뜻으로 준 것이다. 이 잔은 찻잔이다.

물론 술잔으로 쓰면 술잔도 될 수 있지만 찻잔으로 만들어졌고 박승직은 이 잔을 애용해서 차를 마시곤 한다.

찻잔에 찻물이 어느정도 우러나면 뭔가가 일렁인다. 물고기 인듯하기도 하다.

그래서 그가 볼록랜즈까지 사와서 찻잔 속에 감추인 글귀를 확인 한다.

至道無難- 지극한 도란 어렵지 않다.즉 길은 멀리있지 않다. 가까운 곳에서 길을 찾으라 뜻이란 걸 알게 된다.

이 대목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어쩐지 [상도]의 계영배를 흉내내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물론 잔의 성격도 다르고 의미도 다르지만 특별함이 있는 도자기를 끌어들인 진행이 그렇다는 거다.

박승직은 포목점을 하면서 단골 손님들에게 사은품으로 주던 화장분을 대량생산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또 다른 발전의 전환을 이룬다. 여기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들은 일본인들에게 상권을 거의 다 빼앗겼다.

박승직이 그 난국을 어떻게 해쳐나갔는지 후편이 기대된다.

하지만 친일하지 않고 가능했겠냐는 의구심이 드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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