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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 - 언어의 소금, 《사기》 속에서 길어 올린 천금 같은 삶의 지혜
김영수 지음 / 생각연구소 / 2013년 4월
평점 :
품절
어린시절 책상앞에 마음을 다잡기 위한 글귀 한줄씩은 다 붙여보았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러했다.
내책상 앞에 붙어 있던 내용들은 윤동주의 [서시], 이형기의 [낙화], 푸쉬킨의 [삶]등. 주로 시들이었다.
소녀들의 감성을 건드려 주는 싯귀를 발견하면 예쁘게 그림까지 그려서 붙여두곤 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느해인가 방학이 되어 시골 작은 집에 가게 되었다.
사촌오빠는 시골 집을 떠나 대구에서도 명문으로 손꼽는 어느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오빠도 방학이라 집에 내려와 있었다. 온 집안에 수재로 알려진 오빠는 방에 틀어박혀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느날 나와 마주친 오빠가 나에게 질문을 했다.
" 너는 좌우명이 뭐니?"
난 당연히 좌우명이 없었다. 그리고 좌우명이란 말의 의미도 몰랐다.
그래서 사촌오빠에게 그게 뭔지 모른다고 했더니 오빠는 자신의 좌우명을 알려주었다.
"精神一到 何事不成"
그때는 그냥 오빠가 잘나척 한다고만 생각했다.
세월이 더 흘러 내가 좀 더 자라고 나서 한학에 관심을 두었을 때에야 비로소 내용도 알았고 유래도 알았다.
그리고 내 마음을 사로잡은 글귀들을 책상앞에 써붙이기도했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글귀는
논어의 子路편에 나오는 近者說 遠者來 이다.
이 글귀의 내용은 이렇다. 섭공이 정치에 대해서 물었더니 공자가
"가까이 있는 자들이 기뻐하며, 멀리 있는 자들이 오게하여야 한다"라고 대답한다.
비단 정치뿐이랴 인간 됨됨이가 바른 사람의 주변은 기쁨으로 넘칠 것 같고, 먼 곳에 있는 사람들도 찾아 올 것이다.
그런 인간으로 살고 싶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고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도 그리워하는 사람.
이번에 읽은 [나를 세우는 옛문장들]은 고사성어들에 담긴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살아가면서 이 이야기들에서 자신을 바로 세우고 싶은 문장들을 골라 길잡이로 삼으면 참 좋을 것 같다.
나는 고사성어를 입에 담을땐 대충 알고 써왔다. 그런데 이번 기회에 고사에 담긴 뜻을 다시 되새김하며 깊이를 더했다.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에 나온 내용들은 내가 아는 내용들도 많았지만 새롭게 알게된 내용도 많았다.
정말 공부는 해도해도 끝이 없는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더 공부하고 싶은 열의가 솟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