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닝 X파일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29
크리스틴 부처 지음, 김영아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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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중학생 막내 아들의 심리도 파악하고 엄마와의 공감대도 형성하고자 청소년 소설을 많이 읽는다.

우리나라 작가들이 쓴 책들도 많이 읽고 외국작가들의 글도 많이 읽는 편이다.

국내 작가들의 글들은 요즘 사회문제인 학교폭력이나 왕따, 자살 등의 소재가 많다. 

그런데 외국작가들의 작품은 그런 사회적 이슈보다는 청소년 시절에 가장 관심이 많은 자아 정체성이나 이성문제, 윤리적문제등이 다양하고  비중있게 다뤄지는 것같다.

이번에 읽은 [컨닝X파일]은 아이들이 가장 쉽게 유혹되기 쉬운 컨닝을 다루고 있다. 

시험을 쳐본 사람이라면 컨닝의 유혹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것이다.

한문제라도 더 맞추어서 점수를 올리고 싶은게 인지상정이다.

 

 대학시절 유난히 남학생이 많은 과를 다녔던 나는 남학생들의 기발한 컨닝페이퍼에 감탄하곤 했던 생각이난다.

볼펜의 겉면을 칼로 긁어서 표면이 투실하게 만들어 깨알같은 글씨로 답안을 써넣는 아이.

소매속에 컨닝페이퍼를 넣어와서 돌려가며보던친구. 여학생들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기발한 방법들을 다 동원하거나 이도 저도 아니면 공부잘하는 여학생 뒤에 앉아서 노골적으로 몇개만 보자고 구걸하는 것이다.

나는  내뒤에 남학생이 앉으면 답안을 아예오픈하고 열심히 시험을 치고 나왔다. 

그런데 컨닝을 한 친구들의 점수가 높았던 적이 없었던것 같다.

보고 배끼는 것도 기본 지식이 없으면 어려운 것이다.

컨닝한 답안은 교수들이 다 알아보는 것 같았다.

컨닝 페이퍼 준비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공부하라고 충고하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OMR카드에 5지선다니 4지선다니 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보니 컨닝을 당한 사람이 불이익을 입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학교 교지의 기자인 로렐이 기사를 찾아다니던 중 지속적인 컨닝행위가 있어왔다는 사실을 제보받는다.

물증을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자신과 아주 가까운 두사람이 사건에 깊숙히 관여되어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래서 이 사실을 기사화해서 공론화하고 부정행위를 한 사람을 고발할 것인지 영원히 침묵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부정행위를 밝히면 대학 입학을 앞둔 두 사람에게 치명적인 한 방이 될 것이며 침묵한다면 불의를 보고 입을 다물고 만 한심한 인간이 될 것이었다.

사건은 기사화 하지 않는 대신 사건 당사자에게 그동안의 부정행위에 대해 다 알고 있음을 알리고 그들이 해결하게 하는 쪽으로 매듭된다.

어찌보면 로렐로서는 최선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중편정도의 분량밖에 안되는 짧은 이야기다.

그런데 담고 있는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리고 참 재미있다.

사건의 진행도 빠르고 내용도 리얼해서 책을 손에 드는 순간 몰입할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이 쉽게 유혹될 수 밖에 없는 시험 점수와 직결된 컨닝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도 참신하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도 쉽게 잘 읽어 낼 수 있는 분량이라 더 마음에 든다.

그런데 딱 하나 책값이 너무 비싸다. 

중편소설한권에 8800원이라니!

요즘 책들이 정말 가벼워진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차라리 중편 두편정도를 넣어서 책을 엮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참 괜찮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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