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정체성 - 경복궁에서 세종과 함께 찾는
박석희 외 지음 / 미다스북스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 가족은 삼일절부터 시작된 황금연휴라 군복무 중인 아들을 보러 강원도 화천에 왔다.

부산에서 어제 출발해 시댁에서 하룻밤을 자고 오늘 새벽에 시부모님을 모시고 출발해서 화천에 도착하니 점심때가 되었다.

부산에서 영동까지 두시간 반, 영동에서 화천까지 네시간 걸렸다.

거의 쉬지 않고 운전을 해서 도착했다.

내일은 파라호를 구경하고 춘천을 잠시 돌아보고 다시 집으로 출발할생각이다.

지금은 펜션에서 저녁을 먹고 난후에 노트북 앞에 앉았다.

사실 컴퓨터를 사용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인터넷도 되고 숙소에 컴퓨터도 있어서 군바리 우리 아들이 신나게 게임을 하고있다.

엄마랑 컴퓨터 서로 하려고 싸우지도 않고 말이다.

50년 가까이 살았지만 화천과 춘천은 처음 와봤다.

아직 산에는 눈이 녹지 않았고, 북한강이 꽁꽁 얼어서 사람들이 얼음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부산에서는 상상을 못할 3월 풍경이었다. 정말 신기하게 차창밖을 내다봤다.

난 여행을 많이 해보지 못했다. 오는 화천을 오면서 서울을 거쳐서 왔다.

서울도 19년전 셋째 시누이 집들이 할때 와보고 처음이었다.

 

당연히 경복궁은 가보지 못했다.

 

사실 경복궁에 대해서는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6]을 읽고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이다.

이번에 읽게된 [조선의 정체성]은 세종대왕이 경복궁을 법궁으로 삼고 선정을 베푼 이곳에 대해 지정학적인 풍수에서 부터 통치철학까지 꼼꼼히 따져서 쓴 책이다.

세종이전에도 세종이후에도 경복궁이 제대로 사용되지 못했다.

임란때 불타기까지 했으니 그후로는 사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곳을 대원군이 고종의 왕권강화의 일환으로 경복궁을 다시 중건한다.

그후로도 일제때 경복궁은 많은 수모를 겪어오다가 다신 복원하고 있는 중이다.

[조선의 정체성]에서는 세종이 경복궁을 법궁으로 삼았을때를 잘 되짚어보면서 조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내용이다.

꼭 조선의 정체성이라기보다 우리 선조들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책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6]에서 유홍준님도 말씀하셨지만 경복궁을 궁궐의 크기로논하지 말라고 했다.

경복궁은 중국의 자금성과 규모로만 따지면 엄청 초라하다.

그러나 경복궁은 크기만한 자금성보다 훨씬 가치로운 것들을 너무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의 정체성]에서는 조선 건국후 도읍을 정할때 풍수지리까지 세세히 따져서 지어진 궁궐이었다.

그러면서 경복궁에 조선의 통치 철학을 고스란히 담았다고 해도 광언이 아닐 것이다.

세종은 건국당시의 통치철학에 입각해 경복궁에서 백성을 위한 정치를 맘껏 펼쳤다.

건국 당시의 조선은 얼마든지 큰 궁궐을 지을 수도 있었지만 백성을 괴롭히는 토목공사를 자꾸 일으켜 원망을 사지 않기위해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게, 화려하나 사치하지말라!" 는 내용대로의 경복궁을 지었던 것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6]을 보면서 바닥에 깔았던 돌하나 굴뚝하나에 까지 의미를 부여하고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염두에 두었던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에 큰 자부심을 느꼈었다.

그리고 [조선의 정체성]을 읽은 후에는 세종대왕에게 깊이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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