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고요한 노을이…
보리스 바실리예프 지음, 김준수 옮김 / 마마미소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여기에 고요한 노을이]이 책은 어쩐지 제목이 쓸쓸하다.

고요한 노을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제목만 봐서는 황혼을 접어든 노인들의 이야기일 것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와 핀란드의 접경지역에서 싸운 여군들의 이야기이다.

딱히 여군이라기 보다  제 171대피역이라는 지역을 지키기 위해 싸운 러시아 군인의 이야기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크게 전투가 벌어질 것 같지 않은 지역에 독일군이 침투한다.

러시아의 핵심으로 빠르게 진입하기 위해 지름길을 찾으러 나선 독일 공수부대 한 소대 16명이었다.

이곳은 접전지역과는 달리 마치 휴양지처럼 평화롭기만 했다. 그러나 독일군이 침투함으로써 그 평화는 사라지고 만다.

그곳엔 대피역 경비대장 특무상사와 여섯명의 여군으로 이루어진 일개 분대가 주둔하고 있었다.

어느날 1분대장 오샤니나 하사가 도시에 있는 가족을 보러 밤을 이용해 살짝 다녀 오다가

늪이 있는 숲속에서 독일군을 발견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독일군의 침투 목적은 스탈린 운하까지의 최단코스를 개척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경비대장은 그들을 교란해서  지원부대가 도착할때까지 시간을 끄는 것이다.

이 지역에 익숙한 특무상사와 6명의 여군은 작전을 세워 독일군의 진로를 방해하고 교란시켜서 혼란에 빠뜨린다.

그러나 독일군들은 잘 훈련된 정예부대의 공수부대원들이라 모든 면에서 러시아 군에게 훨씬 불리하다.

수적으로 열세이고 무기도 여군들이 가진 것은 수류탄 2발에 단발 소총뿐이지만 독일군은 따발총을 휴대하고 있다.

더구나 육박전이 벌어지면 절대 당해 낼 수가 없다. 그러나 경비대장 페도뜨 예브그라피치는 지혜를 짜내 그들을 전멸 시킨다.

그 와중에 여군 여섯명은 모두 전사한다. 그중 리자와 갈랴, 소냐는 별로 큰 역할을 해주지도 못하고 전사한다.

물론 나머지 세명은 군인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장렬히 전사한다.

경비대장만이 부상을 입었지만 지원군이 올때까지 최선을 다해 싸우고 혁혁한 전공까지 세우고 살아남는다.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솔직히 말해 감동의 물결은 없었다. 2차세계대전중 죽어간 여군들도 있구나 정도였다.

전쟁상황이니 민간인인들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었을까?

솔직히 말해 여군들의 주도하에 벌어진 전투도 아니었고  전투중에 여군들이 큰 역할을 해 주지도 못했다.

경비대장 특무상사 혼자서 북치고 장구칠때 옆에서 조금 거들어 준 정도였다. 

이 책의 핵심주제가 여성과 전쟁이라해서 기대를 많이 하고 봤다.

더구나 러시아 문학뿐 아니라 세계문학에서도 가장 서정적이고 비극적인 문학작품중 하나라고 해서 가슴절절한 감동을 기대했었다.

그런데 내용이 유일한 남자인 경비대장 특무상상 예브그라피치의  영웅적인 활약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전쟁이 끝나고 후일 담까지도

그렇다. 적어도 2차 대전 당시 비록 최전방에서는 아닐지라도 남자들 못지 않게 훌륭히 해냈다는 메세지 정도는 담았을 줄 알았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런 메세지를 남자 지경비대장을 조금 보조했다는 것 정도이다.   

그래서 많이 실망스러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