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독이다
에비사와 야스히사 지음, 오경화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스포츠를 즐긴다는 것은 해당 스포츠를 직접하는 경우도 있지만 관전하면서 즐길수도 있다.

나는 야구가 관전하면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내가 야구를 처음 해본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이었다.

남자 형제가 많았고 오빠들이 야구를 좋아했다.

오빠들과 어울려서 동네 공터에서 야구를 하면서 놀았다.

운동신경이 둔한 나는 야구를 직접하는데는 소질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볼 보이를 하거나 심판을 봤다.

심판이라고 해봐야 스코어를 기록하는 수준이었지만 그때는 끼워 주는 것만해도 감지덕지였다.

그래도 야구하는 오빠들 틈에서 야구에 대한 이론을 착실하게 익힐 수 있었다.

그리고 6학년때 담임을 맡았던 선생님께서 야구를 아주 좋아하셨다.

선생님은 방과후에 남자아이들을 모아놓고 야구를 하시곤 했다. 

그때도 야구 룰을 많이 알고 있다는 이유로 끼여서 함께 야구를 했다.

그후 여중고를 다니면서는 고교야구 시즌이면 가끔 야구를 보러 가곤 했다.

그리고 프로야구가 생겼다.

대학에 가고 나서는 지금의 남편이랑 남편 친구들이랑 자주 야구를 보러 다녔고, 결혼을 하고 나서 아이들이 생기자 온 가족이 야구를 즐기게 되었다.

[나는 감독이다]는 선수시절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유격수로 활약하던 히로오카 타츠로는 현역을 은퇴한 후 프로야구 리포트, 해설가, 코치등을 거친 후 최하류팀인 엔젤스의 감독을 맡게 된다.

야구 선수라면 현역에서 은퇴하고 나면 코치 생활을 하다가 종국에는 감독이 되는 게  꿈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감독이라는 자리는  보기만큼 화려하지도 않고 잘못하면 불명예나 얻기 쉽고 힘들다.

감독을 맡은 히로오카는 선수들에게 만연해 있는 패배의식이라든가 대충대충하려는 고질적인 생각을 뿌리 뽑는데 주력한다.

개인적인 기록이 화려하다고 하더라도 팀에 보탬이 되지 않았던 선수는 과감하게 방출하고 대신 팀의 승리를 위해서 개인적인 기록들까지도 희생할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친다.

처음엔 반발하던 선수들이 한명 두명 늘어나면서 팀이 연승행진을 거듭하고 최하위 팀에서 최고의 팀으로 급부상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소설을 보면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서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 지를 잘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김성근 감독을 모델로 한 것 같은 기록의 야구를 하고 있다.

프로 야구선수들은 한사람 한사람 개인적인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개인성적이 화려하다고 해서 반드시 팀이 승리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최하위 팀인 한화 이글스를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최고의 투수와 최고의 타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팀은 최하위이다.

물론 한두명 잘 하는 선수가 있다고 해서 승리 하는 것은 아니다.

한화엔 그 둘을 빼고는 없다는 말이 맞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다는 것이다.

김성근 감독이 맡았던 SK의 선수들 중 김광현을 재외하면 화려한 개인기록이 있는 선수가 드물다.

그래도 몇번이나 우승하지 않았던가!

이 소설은 야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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