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직한 진돗개 이야기

개님전 ㅣ 시공 청소년 문학 50
박상률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책을 읽으면서 마치 판소리 한마당을 질펀하게 들은듯한 느낌이었다.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작가가 소리하듯이 작품을 풀어놓았기 때문이었다.

진돗개 황구는 황씨 할아버지 댁에 산다.

늙어서 새끼를 낳지 못할 것 같았는데 옆동네 흑구의새끼를 마지막으로 낳게 된다.

다섯마리중 세마리는 죽고 누렁이와 노랑이만 살아서 자라게 된다.

황구는 아주 똑똑한 개다.

고양이 보다 쥐를 더 잘 잡고 주인 황씨 할아버지의 생명도 구해주는 용감하고 충직한 그야말로 진돗개다.

그러한 모험을 벌이며 황씨네에서 잘 살던 황구가족에게 위기가 닥쳐온다.

다름이 아니라 황씨 할아버지가 노환으로 죽고 가세가 빈한한 황씨네에서는 다 자란 진돗개 세마리를 다 기르기는 것이 힘에 부쳐서 새끼 누렁이와 노랑이를 팔기로 결정한다.

자신들의 운명을 감지한 황구네 가족은 자신들의 처지를 잘 알고 한마리는 옷장사를 하는 서울사람에게 팔려가서 옷장사 도움이가 되고 또 한 마리는 상여행열에서 길잡이를 하며 노래하는 옆동네 아저씨에게 팔려 가게 된다는 이야기다.

 우리집에는 한번도 개를 길러보지 않았다. 맞벌이를 하는데다가 아이들도 많아서 개를 돌볼 수도 없었고 아파트에서 살다보니 엄두를 내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언니네 집에 진돗개를 키우고 있다.

처음 키우던 개는 [진실이]라는 이름을 가지 암놈이었다.

진실이는 낳자마자 데리고와서 언니랑 형부가 우유먹여 키운 놈이었다.

 얼마나 똑똑한지 가족이나 같은 아파트 사람에게는 절대 짓지 않았다.

형부의 승용차가 아파트 입구 쯤 오면 사층 베란다에서 진실이가 껑충거리고 꼬리를 상모돌리듯 빙글빙글 돌리며 난리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기 전에 먼저 아는 것이다.

후각이 엄청 발달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진실이를 십년쯤 키웠을때 언니네가 이사를 가게 되면서 마당이 있는 집에 주게 되면서 헤어졌다.

살아있다면 우리 둘째랑 동갑이니 열 아홉살이다.

진실이는 호구였다.

흰둥이와 검둥이의 혼혈로 호랑이처럼 흰몸에 검은 점이 있었다.

호랑이 무늬라서 호구라고 한다고 했다.

호구는 아주 귀한 축에 속한다고 했다. 특히 사냥을 엄청 잘해서 사냥꾼들이 탐낸다고 했다.

요즘도 우리아이들은 이모집에 있던 진실이 이야기를 한다.

진실이 이후에는 흑구를 데려다가 칠년째 키우고 있다.

그 흑구는 [해피]다. 해피도 엄청 똑똑하다.

식탁 근처에 와서도 주인이 주기 전에는 절대 음식을 먹는 법이 없고, 방에는 절대 들어오지 않는다.

자신의 공간이 아니라는걸 아는 것이다. 

해피는 새끼를 낳아서 저랑똑 같은 해피2세들을 많이 낳누어 주었다.

해피가 워낙 똑똑하니 새끼낳으면 달라고 지인들이 미리 부탁할 정도이다.

나도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면 개를 한마리 키우고 싶다.

게으른 나에게는 실내에서 키우는 애완견은 힘들것 같다.

 [개님전]은 박상률 선생님이 개들의 생태에 맞게 아주 재미있게 잘 쓴 이야기 였다.

그런데 이책을 어느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권해야 할지 조금 난감했다.

개가 헐레하는 장면 묘사를 보면 인간들이라면 19금이 아닌가 ^^

구지 그런 틀에서 나를 해방 시킨다면 초등 고학년부터는 읽어도 무난할 것 같다.

길이로 보면 초등학생 대상의 장편 동화 정도 이니 그 연령대부터 읽어도 괜찮다는 생각에 출판된 책으로 보인다.

어찌보면 아이들이 이런 책을 통해서 자연의 이치인생이라는 걸 터득하는게 아니겠는가.

내가 가진 시선의 틀을 깨는 개기도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