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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강의 - 지상 최고의 기회주의자, 조조의 재발견
위타오 지음, 황보경 옮김 / 지식트리(조선북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나관중의 삼국지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조조가 적벽대전에서 패하였을 때 손뼉을 치며 좋아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엄청난 희열을 느꼈다. 그런데 나관중의 삼국지는 소설이다.
물론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했고 거의 대부분의 내용은 사실이다.
그러나 삼국지의 저자는 촉나라의 유비를 주인공으로 삼아서 글을 이끌었다.
그러다 보니 유비와 그의 주위인물에 대해서는 다분히 후한 점수를 주어 좋게 묘사해 놓았고,
상대가 되는 위나라의 조조나 오나라의 손권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게 서술하지 않았다.
특히 조조는 권모술수에 능하고 잔인한 면만 부각시켜 놓았다.
소설이 성공을 하려면 주인공의 인물됨은 과장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해서 역경을 이기고 입신한 인물이라면 더 좋다.
위나라의 조조는 귀족 집안에서 여려움 없이 자랐고, 손권도 마찬가지이다.
독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그들이 출세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시쳇말로 빽이 든든한 것이다.
그러나 홀 어머니에 돗자리나 만들어 팔아서 생계를 꾸려가든 인물이라면 벌써 만들어 낼 이야기가 무궁해 지는 것이다.
그러한 인물이 입신 출세하고 거기다가 인품까지 고매하다면 독자들은 감동할 수 밖에 없고 그 소설은 성공하기 쉽다.
그러한 이유로 작가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기 좋은 유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을 것이다.
[조조강의]에서는 조조라는 인물을 제조명 하고 있다.
특히 조조라는 인물은 자신에게 충고하는 책사들의 의견을 십분 수용했으며 부하들을 적재 적소에 잘 배치해서 활용했다고 평가했다.
철저한 인재등용, 용인술의 달인인 조조는 평생 자신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구현령을 내려 오로지 능력만으로 사람을 뽑았다(유재시거唯才是擧).
조조는 어려서부터 엄청 영특했고 학문에 조예가 깊었다.
조조의 뛰어난 지략과 병법은 폭넓은 지식에서 나온 것이다. 또 조조는 당대 최고의 시인이기도 했다.
이러한 조조의 면모는 모두 그의 인재등용 과정에서 좋은 인재를 발굴낼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조조는 매우 엄격했다.
법으로 만들어 진 것을 어기는 자는 아무리 지위가 높다 해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그 자신이나 일가 친척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조조도 완벽한 인물일 수는 없었던가보다.
조조의 아버지와 친인척을 죽인 대가로 죄 없는 서주 백성 수만명을 살해한 서주대학살,
여백사의 식솔들을 죽인 후 여백사까지 죽인 일화 등에서는 조조의 잔인성과 냉정하고 성급한 면모가 그대로 드러난다.
여색도 심하게 밝혔다.
젊은 시절 원소와 함께 신부를 강탈해 온 일에서 이미 그가 여색을 좋아하는 것이 드러난다.
처와 첩 중 성씨가 분명한 이만 열다섯명이라고 전해진다.
한 국가를 이끌어가야할 리더로서는 조조같이 공사를 분명히 할 줄 알고, 유능한 인물을 적재적소에 잘 들어 쓰는 사람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나는 조조에 대한 재평가를 읽고도 나는 여전히 조조라는 인물에 대해서 정이 가지 않는다.
그것은 아마도 그의 냉정함과 잔인성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