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털 같은 나날
류전윈 지음, 김영철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닭털 같은 나날]은 중국 작가 류전윈의 중편소설<닭털 같은 나날><기관><1942년을 돌아보다>를 한권으로 묶은 소설집이다.

닭털 같은 나날이란 닭을 잡은 뒤에 피와 털이 난무하는 비참한 현실을 나타내기도 하고, 혼란스럽고 골치 아픈 상황이나 허접스레기 같은 일상을 나타낸다고 한다.

첫소설인 <닭털 같은 나날>도 그렇지만 두번째 소설인 <기관>도 지리멸렬한 일상의 연속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그야말로 중국 소시민의 일상이다. 이 두 작품에서는 현재 중국의 상황이 잘 표현되어있다고 느껴졌다.

중국에서는기관에서 공무를 처리하는데 하마세월이라고 한다. 작은 증명서 한통 발급받는데도 여러날이 걸리는가 하면 촌지가 난무하다는 것이다.

중국은 70년대말 문화혁명이 사실상 실패로 끝나고 모택동 사망후에 등소평이 장악한다. 죽의 장막이 걷히고 세상으로 문호를 개방하면서, 특권화 관료화가 서서히 고개를 들기시작하여 작금의 병폐를 낳고 있는 것이다.

모든 인민을 직장, 사회, 국가의 진정한 주인으로 참여시켜 인간적 평등의 계급없는 사회를 건설하자는 것이 중국 공산당의 목표일 것이다.

그런데 먹고, 자고, 싸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해결하기위해서는 진급을 해야하고, 진급을 위해서는상사에게 아부도 하고, 일을 처리해 달라고 주는 뇌물을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국가적 이념이 다 뭐란 말인가. 소시민에게는 잘 먹고 잘 살게 해주면 그것이 장땡이다. 이 소설은 마치 우리나라의 소시민들의 일상을 엿보는것 같았다. 국민 소득의 차이가 있으니 물질적인 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조금 앞서겠지만 아이키우고 마무라와 지지고 볶고 ,직장 동료들과 사소한 일들로 갈등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가 아닌가 싶다.

사람사는 사회는 다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이책을 읽으면서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가 자꾸 생각이 났다.

가족을 위해서 힘쓰는 이 시대의 가장들의 안쓰러움이랄까.뭐 그런 느낌이 일맥상통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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