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철학이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하면 딱히 뭐라고 답해주기가 애매했다. 그래서 보통 체계적인 어떤 생각에 대한 주장이다라고 말해 줬는데 그말이 올바른 대답이 되었는지 자신이 없었다. 탁석산님의 글을 평소에 참 좋아했다. 그것은 이분의 사상이 나와 잘 맞아 떨어졌다고도 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그것보다는 자신의 철학을 명쾌하고 논리적으로 잘 내세웠기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주체성]과 [한국의 정체성]을 읽은 지 벌써 1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나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으니 이분의 주장에 완전 넘어간 경우일 것이다. 이번에 나온 [자기만의 철학]은 어떤 책인지도 잘 모르면서 [탁석산]이라는 이름 석자만 보고 집어들었다. 이책을 읽기시작하고서야 청소년들을 위한 철학 안내서라는 것을 알았다. 글의 흐름도 그렇고, 존칭으로된 문장 또한 청소년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아이들이 이런 책을 먼저 읽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 볼 것이며, 어디로 치우치는 편견을 갖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아이들의 뇌리에 철학과 과학과의 관계, 철학과 종교와의 비교등을 통해 철학이 무엇인지 개념이 서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과학과 철학은 형제사이다.-세계를 통째로 이해하려는 작업이라는 면에서 과학가 철학은 같은 목표를 갖고 있으며, 기존 지식에 대한 의식적 반성이다. 다른점이라면 과학은 정량적으로 지식을 고찰하려하는 반면 철학은 논리적으로 구성하려 한다는 것이다]-P62 그리고 과학은 '어떻게'에 대해 말하고, 철학은 '왜'에 대해 말한다.-P63 한마디로 과학은 세계를 설명하려 하지만 철학은 세계의 의미를 탐구하고자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쉽고도 명쾌한 문장으로 철학과 종교에 관해서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자기만의 철학을 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즉 자신의 문제와 씨름해야 하고 궁금해 하던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해야 하며, 진짜 자기만의 문제를 자기안에서 숙성시켜 의미있는 결과를 낳으라고 권한다. 이책은 책을 읽게 될 대상인 청소년의 기호를 잘 배려하여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왜 그런지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한 것이 참 돋보인다. 그래서 아이들이 아리송하다는 느낌보다는 명쾌하고 시원하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을 것이다. 50을 바라보는 나도 책을 읽는 내내 책의 재미에 쏙 빠져서 이책이 철학에 관한 책이란 느낌을 조금도 받지 않았다. 우선 내 머릿 속에 철학이란 이런 학문이란 개념이 섰을 정도이다. 이번 추석 아이들에게 꼭 선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