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법정에 선 과학 - 생생한 판례들로 본 살아 있는 정의와 진리의 모험
실라 재서너프 지음, 박상준 옮김 / 동아시아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책을 잘 모를 땐 제목을 보고 책을 고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나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나도 책을 고를 땐 제목에 압도되는 경우가 많다. [법정에 선 과학] 도 그런책 중의 한 권이었다. '어떤 이유로 과학이 법정에 섰을까'하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제목이다. 머리속엔 과학적 사건들이 법정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 어떤사람이 전문분야인 과학을 변호할 것인지 흥미로운 상상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표지엔 "생생한 판례들로 본 살아 있는 정의와 진리의 모험"이라는 문구로 독자를 유혹한다.
과학은 가치중립적이고 독립적일까? 과학자들의 말은 대개 이렇다. “과학적 결론은 주장이나 의견이 아니라, 반드시 자료에 근거한다.” 다른 한편, 법원이 과학적으로 근거없는 두려움이나 반대에도 귀기울임으로써 과학을 위협하고 있다는 견해도 많다. 그러나 맹목적인 과학의 만용에 개입해 윤리 원칙을 확립한 게 법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황우석 사건, 광우병 파동에서 천안함 사건에 이르기까지 과학적 쟁점을 둘러싸고 가히 폭발적인 논란을 경험한 우리 사회에서, 이 책은 합리적인 논의를 위한 출발점을 제공해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과학의 발전과 법의 역할에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법정에 선 과학』이 보여주듯, 법의 권위는 ‘진실’에 대한 굴종을 포기하면서 나온다. 법원은 과학적 분쟁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거나, 과학적 분쟁과 전혀 관계없이도 사물들에 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진실의 조건을 밝히려는 노력은 ‘재판’이라는 또다른 진실 추구의 장에서 그 사회의존성과 시대성을 확인한다
-책표지에서 퍼옴
위의 내용은 이 책을 권하는 전문가들의 말이다. 그런데 정작 머리말을 읽고 1장 2장 3장... 읽어나가면서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이 왜 그렇게 많은지 정말 진도가 나가 지질 않았다. 우리말 어휘에 있어서 재법 많이 안다고 자부하는 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절망했다. 이책을 번역하신 박상준님의 프로필이 상당했다. 역자 후기를 읽고 이분이 이책을 번역해서 독자들에게 내놓은 취지를 공감했다. 그러나 책이 너무 어렵게 번역되어서 나처럼 법이나 과학에 문외한인 일반 독자가 읽기는 결코 녹록지 않았다. 읽은 부분을 되짚어 다시 읽으면서 '그래서 어쨌다는거지?'라는 의문을 가진 곳이 참 많았다. 나의 무지함을 한탄해야하는걸까? 이책엔 註가 차지하는 부분이 70페이지 가량이나 된다. 그것만 봐도 일반 독자가 읽어 내기 어려운 책이라는 것을 증명해 준다. 법조계에 일하시는 분들에게나 한번 읽어보심이 어떠냐고 권하면 권했지 평범한 독자에게 권했다가는 욕먹기 딱 좋은 책이다. 잘난척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