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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들뢰즈까지,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20가지 생각 도구
오가와 히토시 지음, 이정미 옮김 / 오아시스 / 2025년 3월
평점 :
어릴때 철학이라는 학문은 고리타분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리 교과서에서 잠깐씩 다루었던 철학자들의 생각을 나의 좌우명으로 삶기도 했지만 말이다.
나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철학은 아무래도 유학이다. 조선의 통치 철학이 유학이었고, 일제 강점기를 거치고 대한민국이라는 민주 공화국이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생활 곳곳에 유학 이념이 잠재되어 있다. 그러니 이땅에서 태어난 내가 유학적 사고에 지배 당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르겠다.
차츰 나이를 먹으면서 문학보다 철학에 관심이 가기시작하는 때가 왔다.
내가 철학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것은 불혹을 넘기고 나서부터였다. 육아에서 벗어난 시점부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주어졌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철학에 관심이 갔다. 물론 서양철학부터 시작한 건 아니다. 나와 가까운 동양철학부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과 [논어]를 비롯한 사서 삼경을 먼저 읽었다. 그러면서 역사와 서양철학으로 점점 범위를 넓혀갔다. 예전에는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했던 철학이 중년이후에는 내 마음속에 콕콕 박히는 명언이 되어주었고,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지금도 그 여정은 계속 되고 있다.
[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 는 서양 철학자와 그의 대표 주장을 매우 간단하게 알려주고 있다. 이름을 이미 들어본 유명 철학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가브리엘, 카이와, 힐티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되었다. 그들의 생각중 내 마음에 쏙 든 철학자는 힐티였다. 힐티의 수면 철학의 핵심은 '억지로 자지 않기'다. 그의 '수면론'은 나의 수면론이기도 하다. 나는 잠이 오지 않을 때 억지로 잠들려고 하지 않는다. 지쳐서 잠이 올때까지 일을 하거나 책을 본다. 그러다가 다음날 기진맥진해서 힘들때도 있지만 그러고 나면 매우 잘 자게된다.
솔직히 [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는 내게 큰 감동을 주지는 않았다. 이 책을 쓴 오가와 히토시 작가도 독자에게 감동을 주기보다 실전에서 응용하라는 취지로 이 책을 썼을 것이다. 사실 처음부터 여러 작가를 다루고 있어서 철학적 깊이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탁월한 생각을 가진 철학자를 은근히 기대하지 않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이 책에서는 철학자의핵심 주장을 소개하고 그 사상을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말하자면 실전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는 실용서다.
기업을 경영하거나 사회 생활을 시작한는 젊은이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