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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2 ㅣ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평점 :
[다산2]는 '황사영 백서' 사건이 터지면서 다시 서울로 압송된 정약용이 겨우 살아남아 더 먼곳 강진으로 유배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솔직히 정약용은 귀양간 강진에서부터 어쩌면 더 자유롭게 살았던 것 같다. 문하에 제자들이 줄을 서고, 마음대로 저술활동도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암울한 우리 근대사를 보면 그가 귀양가지 않고 조정에 남아 있었다고 해도 그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반대파가 득실거리는 곳에서 엄청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끝내는 다른 일에 연루시켜 죽임을 당했을 수도 있다. 차라리 멀리 귀양가서 조정에서 잊혀진 사람이 되니 오히려 열심히 집필활동에 전념해서 거대한 저작을 남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다산2]의 내용은 강진 생활이 대다수이다. 물론 18년 후 해배되어 다시 고향으로 올라온다.
강진 유배 시절의 이야기에는 그곳 사람들과의 인연과 여러가지 애피소드들이 소개 되어 있다.
작가는 아무래도 소설의 재미를 위해서 그의 저술활동이나 제자들과의 이야기보다 인간적인 인연에 얽힌 이야기에 집중하여 소설을 엮은 것 같다. 그 지역 사람들과의 교감이나 초의, 혜장 스님과의 이야기 등등.
딸을 윤서유의 집안으로 시집 보낸 것은 이 소설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다산 정약용이 귀양살이 중인데도 사돈을 맺고자 하는 집안이 있었다는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대단한 학자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다산의 학문이 높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인품이 어떠했는지도 헤아릴 수 있게 되는 내용이었다. 아버지를 보면 자식을 안다고 다산만을 보고 딸을 며느리로 삼았다는 것이 아닌가. 지금은 다산 정약용이 엄청난 인물이지만 그 시대만 하더라도 귀양 온 죄인이 아닌가!
노론이 득세하던 시대라서 자신의 아들이 처가 덕을 볼일은 절대 없는데도 말이다. 윤 서유라는 인물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천하엔 두 개의 기준이 있는데, 하나는 그 일을 하는 것이 진리이냐 아니냐의 기준이고, 다른 하나는 그 일을 하면 이익이 되느냐 해가 되느냐하는 기준이다. ~~사람이란 곰처럼 미련한 방법을 취할 때도 있듯이, 삶을 버리고 죽음을 택할 때도 있다. -p250
[다산2]를 읽으며 삶의 태도가 어떠해야하는 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