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아제 바라아제
한승원 지음 / 문이당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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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한승원 작가의 소설은 처음 읽어 보았다. 이 소설이 처음 나왔을때는 한국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다. 작가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 시절 애로 영화가 판치던 시대여서 이 소설도 삼류 애로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거라고 지레 짐작했다. 한승원 작가님께 정말 죄송하다. 얼마나 무지했던지! 아마도 한 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지 않았다면 평생 읽으려고 시도 하지 않았을거다. 한승원 작가가 한강의 아버지라서 조금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분은 딸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이제서야 알아보고 싶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로 만들어져서 제목은 들어보았다. 그 시절 미모가 빼어난 유명 여배우 강수연이 삭발하고 주연을 맡아서 화제가 되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다 읽고 나서야 작품에 대해 많이 오해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이작품이 이렇게 심오한 철학이 담겼어?'

주인공 순녀와 관계있는 인물들은 모두 우리 근현대사와 맞닿아 있었다. 근현대의 역사적 고뇌를 짊어지고 있다. 동학, 일제강점, 4.3, 한국전쟁, 월남전, 5.18을 겪어낸 우리 민중의 애환이 담긴 소설이었다. 빨치산이었던 은선스님의 과거가 정말 충격이었다.

그리고 스님들이 다 무슨 사연을 가지고 출가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진성스님을 통해 알게 되었다. 가톨릭 신부나 수녀님들도 절절한 사연을 가지고 수도자의 길을 가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온 집안의 반대를 물리치고 수도자의 길을 가는 신부님, 수녀님도 있지만 대부분은 집안의 축복을 받으며 사제가 되고 수녀가 된다.

불교는 결혼을 했던 사람도 수도자가 될 수 있으니 세속의 삶을 살아본 사람들이 출가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절절한 애환을 佛法으로 승화하면 더 감격스러운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속 청화 스님의 삶이 그렇다. 할머니,어머니를 뺀 모든 가족이 스님의 길을 걷는다.

나는 진성 스님이 옳은 수도자의 모습인지, 청화 스님의 길이 옳은 길인지 생각하지 않았다. 두 스님을 이분법으로 나누기보다는 모두 佛道라는 길을 가고 있다고 읽었다.



진성 스님은 은선스님이 열반에 든 뒤에도 고뇌하고 있다.



청화 스님이 파계하고 순녀가 되어 세상 속에서 살다가 갖은 아픔을 겪은 뒤에도 다시 세상에서 살기로 결심하고 은선 스님을 찾아 가는 모습이다.



은선 스님의 다비 식이 끝나고 순녀는 다시 낙도로 떠난다.

이 소설은 진성과 청화라는 두 여승의 삶을 통해 소승과 대승으로 불교를 나누어 보여주지만 이 둘이 결코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둘다 불교라는 같은 모습인 것이다.

물론 이 소설에서는 세속에서의 택한 청화 스님, 즉 순녀의 손을 들어 주는 것 같다.

정말 오랜만에 좋은 소설을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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