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 - 나로 살아갈 용기를 주는 울프의 편지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신현 옮김 / 북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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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동안 온 나라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떠들썩하다. 나도 너무나 반가운 소식에 여전히 마음이 들떠있다.

드디어 우리도 온 세상이 인정하는 세계적인 작가를 가지게 되었다. 영국의 버지니아 울프에 버금가는!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는 영국의 여류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서간집과 에세이 모음이다. 이 책을 통해 그녀의 올바른 사고와 지성을 엿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버지니아 울프는 나의 최애 작가 중의 한 명이다. 대학시절 읽었던 [등대로][델로웨이부인][세월]이 아직도 생각난다. 그녀의 소설는 마치 혼자 산책을 하거나 명상을 할때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마구 써내려간 듯한 느낌이었다.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에서도 그녀의 글을 "특정한 해의 어느하루를 묘사하는 방식을 취하고 인물들의 작고 세부적인 일상생활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개인의 섬세한 일상으로 경험되는 역사를 보여주고자 한다" 라고 평가해 놓았다. 정말 그렇다.

[등대로]를 읽으면서는 1부에서 도대체 언제 등대로 간다는 건지 마음을 졸이게 하다가 결국 가지 못한다. 2부에서는 세월이 훌쩍 지나고 등대에간 사람들이 이미 죽은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추억한다. [등대로]는 그 시절 내가 생각하기에 정말 특이한 소설의 흐름이었다. 말그대로 "특정한 해의 어느 하루나 그 하루 중의 한 두시간"이었던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의식의 흐름을 바로 보여 주는 듯했다. [델로웨이]부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는 버지니아 울프가 친한 사람들과 주고 받은 편지들과 에세이들이다보니 그녀의 평범한 생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녀는 지극히 올바르고 정상적인 사람이었으며 시대를 앞서는 여성이었음에 틀림없었다.

"버지니아는 전체주의와 전쟁의 위협은 가부장제에서 기원한다고 진단하면서 고학력 남성의 아들들이 비싼 비용으로 엘리트 교육을 받는 동안 '고학력 남성들의 딸들과 누이들'은 교육과 전문직, 정치참영서 배제되어 온 현실을 통렬히 비판한다"-p237

정말 그렇다. 아직도 세상은 버지니아 울프가 활동하던 100년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남성들은 내 생각에 반기를 들 것이다. 여권이 신장되어서 이제 여성상위시대라고. 물론 많이 나아진 것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여성이라서 겪는 불이익과 불평등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버지니아 울프는 딱 지금의 내 나이때 생을 마감했다. 스스로 자신을 정리할 수 있는 용기가 참 대단하다. 지난 2주간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를 읽게 되어 참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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