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죽였을까
정해연 지음 / 북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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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죽였을까] 오랜만에 우리나라 작가가 쓴 추리소설을 읽었다. 정해연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다. [유괴의 날]과[홍학의 자리]는 소문이 좋아서 읽으려고 도서관에서 빌려 왔었지만 읽지 않고 반납했다. 하필 명절과 겹쳐서 시간이 나지 않았다. 다시 기회가 되면 꼭 읽을 생각이다.

[누굴 죽였을까]는작가의 명성을 믿고 조금더 기대하면서 읽었다. 쉽게 잘 읽혔다. 소설의 시작은 고교시절 일진 삼인방 중 한명이 죽은 상황으로 시작된다. 죽어 마땅한 놈들을 죽이는 예고 살인이 벌어진 것이다. 삼인방 중 한명이었던 선혁은 자신은 사건에 단순 가담자일 뿐 직접 죽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차례로 친구들이 죽어가고 이제 선혁이 타겟이다. 삼인방을 차례로 죽이고 있는 범인이 누구인지 대충 짐작이 되고, 짐작한 대로 이야기가 풀린다. 반전은 없었다. 그렇지만 어떻게 전개되는지,결말이 어떻게 날지 가슴 졸이며 읽었다. 정해연 작가의 필력이 대단했다. 결말이 뻔히 보이는 이야기인데도 독자가 끝까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물론 사필귀정이다. 하지만 통쾌하지 않았다. 엄청 씁쓸하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 복수 하는 현실이. 살인사건을 다루는 소설이 상쾌하게 끝난다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하겠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는 왕따라는 개념이 없었다. 같이 놀지 않으면 되지 왜 괴롭힐까? 남의 일에 그렇게 관심이 많나? 작금에 벌어지는 일들을 참 이해하기 어렵다. 내가 이런말하면 아마도 꼰대 취급 당할 것같다. 요즘 아이들이 무섭다. 가해자들을 보면 그 또한 엄청 외로운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결핍을 엉뚱한 곳에서 채우려는 것 같다. 폭력적 방법으로.

내 주위 사람들이나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 본다. 큰 놈이 중학교때 같은 반 친구를 때려서 혼난적이 있다. 그런데 아이는 집에와서 전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참 후에 알게 되어 그 친구를 왜 때렸냐고 물었더니, 그 친구가 심심하면 우리아이를 때리고 건드렸다고 한다. 처음 몇 번을 하지 말라고 좋은 말로 했지만 듣지 않아서 때려주었다고 했다. 우리아이는 초등학교때부터 합기도를 했다. 중학교때는 이미 유단자였다. 아이가 워낙 조용하고 순하니까 친구가 얕잡아보고 시비걸다가 호되게 당했던 것이다. 그 일로 담임선생님에게 불려가서 둘다 엄청 혼나고 일주일이나 벌청소에 반성문을 썼다고 했다. 그 뒤로는 우리아이를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들의 세계, 특히 남학생들의 세계를 잘 모르겠다. 한편 무섭기도하고 걱정도 된다. 아들 키우는 부모들은 내 아들이 혹시라도 껄렁거리고 뭉쳐 다니는 건 아닌지, 어떤 사고를 칠지 항상 신경이 쓰인다고 한다. 맞고 들어오는 것도, 때리고 들어오는 것도 다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걱정일 것 같다.

별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아이들도 다 생각이 있으니 내 자식을 믿고, 항상 대화하고, 신경쓰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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