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고전 독서토론 수업
오성주 지음 / 이비락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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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에 절친한 친구들과 독서 모임을 했다. 처음 시작은 서로의 친목이 목적이었다. 그런데 만나서 별 의미없이 수다나 떨다가 헤어지는 것보다 유의미하게 시간을 보내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래서 1주일에 책 한권씩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기로 했다.

그 때 내가 책 선정을 담당했다. 나는 어려운 책보다는 일단 두껍지 않고 재미 있으면서 생각할 거리도 조금 있는 책 위주로 골랐다.

우연이겠지만 내가 골랐던 책들이 여기 [청소년을 위한 고전 독서토론 수업] 책들과 여러편 중복 된다. 꽤 반가웠다. '어린왕자','변신','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이방인','안티고네', '고리오 영감', '페스트', 등이다. 또 우리는 주로 소설 위주로 읽었다. [청소년을 위한 고전 독서토론 수업]에도 한 두편 빼고 모두 소설이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 책의 저자인 오성주 작가처럼 심도 높은 토론을 할 수는 없었다. 아무래도 수업이 아니다보니 책을 분석하며 읽지 않았고, 분석할 능력도 없었다. 각자 책을 읽고 서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한,둘 정도 발제해 와서 생각을 나누었다. 발제하기 어려울 땐 감명깊은 구절을 윤독하기도 했다.

대체로 짧은 윤독-책에 대한 대략적인 생각 나누기- 꼭 나누고 싶은 주제에 대한 짧은 토론-각자 마무리 발언하기로 모임을 마쳤다. 물론 책 이야기보다 수다가 훨씬 길 때가 많았지만 말이다.

그렇게 6개월을 함께 하고 나는 빠졌다. 퇴근 후 모임이라 일주일에 한번이지만 계속하기에는 체력이 받쳐주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빠진 그 모임은 지금도 잘 굴러 가고 있다.

저자인 오성주님의 [청소년을 위한 고전 독서토론 수업]은 청소년 고전 독서 토론 수업이다. 그러니 일단 책을 잘 읽고, 대략적인 줄거리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책속에 담긴 사상이나 내용을 분석해서 논점을 제시해 주었다. <독서질문 >이라는 챕터를 통해서 같이 생각할 만한 문제들을 보여주었 고, <토론 코칭>을 통해서 어떤 내용으로 더 발전된 토론을 할지를 알려주었다. 이 책을 미리 읽는다면 더 풍부한 독서 토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16편의 고전을 청소년들과 어떻게 토론하면 좋을지 정말 많이 배웠다.

일선에서 청소년 독서토론 수업을 하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좋은 토론 참고서가 될 것 같다.

그런데 책 선정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 소개 된 책들은 청소년들이 읽으면 참 좋은 고전 임에는 틀림없지만 과연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이 정도 고전으로 토론 하려면 독서 능력이 제법 상위권에 있는 아이들이라야 가능할 것이다.

책읽기 싫어하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좀더 어필할 수 있는 쉬운 책으로 선정해 주었으면 하고 소망해 본다.

나는 책읽고 토론하는 모임이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서 토론을 잘하고 있는지 반성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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