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칠하는 조카를 보면서 문득 '이제 같이 늙어 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카라고는 하지만 나와는 열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서 정말 친구 같이 지내고 있다. 내 나이는 생각하지 않고 쉰에 접어드는 조카가 늘 어리다고만 생각했다. 피아노 강사 알바를 하는 조카는 아무래도 예술 쪽 감성이 남다른 것 같다. 밑그림이 그려진 데다 색칠만 했는데도 완성한 그림이 정말 예뻤다.
"이모 이 컬러링북 엄마도 하나 사드려야 겠다."
그림을 완성한 조카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큰언니도 컬러링북을 좋아한다고 했다. 나는 큰언니가 노인이란 생각을 미쳐하지 못했다. 70대 중반인데도 말이다. 모녀가 나란히 앉아서 컬러링북에 색칠을 같이 하며 수다 떨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어머니 것과 함께 언니에게도 한권 사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