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김은미 외 지음, 송유진 그림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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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가본지가 한참 되었다. 신혼여행 이후로 한번도 가지 않았으니 33년이 지났다. 처음 제주공항에 내렸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비행기를 난생 처음 타본지라 잔뜩 긴장해 있었다.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비행기표만 달랑 사서 제주도에 갔다. 공항에 내리니 봉고차 기사가 우리처럼 무작정 온 신혼여행객 5쌍을 모아서 한차를 만들었다. 2박3일 동안 그 기사가 소개하는 숙소에서 잠을 자고, 안내하는 코스대로 돌아보고, 지정해주는 포즈를 만들어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제주 관광을 마쳤다. 그때 가장 인상적인 곳이 오름 중의 한곳인 성산일출봉이었다.

성산일출봉과 산굼부리는 가보았다. 신혼여행때. 이게 내가 가본 오름의 전부다. 다른 곳은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다.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를 읽으며 '오름'이라는 단어가 생경했다. 그때도 오름이라는 용어를 많이 썼는지 모르겠다. 최근들어 '오름'이라는 말이 귀에 들렸다. 더구나 '어승생오름'은 정말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어승생오름'은 한라산보다 먼저 만들어져 한라산 곁에서 한라산이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본 오름이다. -P71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는 제주도가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 화산이 분출해서 최초로 생긴 오름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용암이 분출해서 굳어진 다음엔 어떤 돌이 되었는지, 세월이 흘러 화산활동이 멈춘뒤에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잘 알려주었다. 한마디로 제주도에 있는 어승생오름의 역사와 현재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어승생오름에 있는 바위들, 나무들, 풀들, 새들, 동물들 등.

처음 어승생오름이라는 이름부터 엄청 낯설게 느껴져서 책이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런데 어승생오름의 습지에 사는 풀들과 새들이 많이 친근했다. 내가 자주 보는 풀과 새들이 많았다. 우리집에서 가까운 생태공원에는 낙동강 하류를 따라 조릿대와 억새가 많다. 늪이 많아서 골풀도 자주 볼 수있다. 그리고 어승생오름에 산다는 동박새, 직박구리, 멧새, 딱새, 곤줄박이, 오목눈이, 멧비둘기들도 종종 보인다. 제주도는 부산보다 훨씬 따뜻할 것이다. 그런데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대부분의 새들이 부산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매우 반가웠다.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를 읽으면서 제주도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다는 것에 대해 많이 놀랐다. 다른 나라는 알아보려고 힘쓰면서 정작 우리나라에 있는 제주도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었다니 많이 부끄럽다.

제주도에 다시 가게 된다면 한번 삐쭉 다녀오는 여행은 하지않을 것이다. 적어도 한두달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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