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 - 최정상급 철학자들이 참가한 투르 드 프랑스
기욤 마르탱 지음, 류재화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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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를 단숨에 읽었다. 우선 제목부터 매우 독특했다. 에세이라고 하는데 제목을 보아서는 왠지 소설 같았다. 솔직히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이 책은 에세이다'라고 말하기 힘들다. 작가는 상상력을 발휘해서 철학자들이 사이클 경기에 출전한 것 같이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 사이클 경기 전 과정을 중계했다. 물론 고대부터 현재까지의 철학자들이 정말 사이클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그렇기때문에 이 글이 매우 해학적이라는 걸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더 재미있었다. 작가의 말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철학과 스포츠는 도저히 만날수 없는 머나먼 관계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스포츠는 몸을 사용하고, 철학은 머리를 쓰니까 말이다. 하지만 작가는 [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를 통해서 스포츠와 철학은 따로 구분 된 것이 아니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작가의 주장에 완전히 공감하고 찬성한다.

우리나라 성리학에 '理'와'氣'설이 있다. 성리학에서 '리'와'기'는 사물에 동시에 내재한다. 인간의 본성을 '理'로 규정하며 '性卽理' 설을 주장한다. 그래서 성리학이다. 인간의 본성을 '기질본성'과 '본연지성'으로 나누어 보고 본연의'理' 회복을 인간의 윤리적 과제로 삼는다. 여기서 '氣'는 만물을 생성하는 '質料'적인 것으로 形而下學,즉 육체적인 쪽을 이고, '理'는 음양오행의 변화와 생성을 주재하는이치로 形而上學, 즉 정신적인 것으로 본다. 리는 관념적인 사유의 대상이고, 기는 실증적 인식의 대상이라고 본다. 성리학에서도 리와 기를 따로 떼어놓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거다. 정신과 육체를 어떻게 따로 떼어 놓을 수 있는가!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드는 것 아니겠는가. 바꿔 말하면 이 책에서 건전한 정신의 철학자들은 자신의 육체를 잘 컨트롤해서 힘들고 어려운 사이클의 난 코스들을 잘 이겨내고 완주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이다. 정신적인 것이 없으면 절대 최고의 경지에 오르기 힘들다. 인내와 절제, 각고의 노력, 끊임없는 단련등에는 육체적인 것도 있지만 정신적 인내, 절제 등, 정신수양이 병행되는 것이다.

모든 것의 최고 경지에 오르면 다 같이 도를 깨치는 것이다.

단지 '道'를 향한 길이 다를 뿐이다. 그것이 사이클일 수도 있고, 철학적 성찰일 수도 있는 것이다.

[사이클을 탄 소크라테스]에 다루어 준 많은 철학자들의 사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최고 높은 곳은 한 곳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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