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수상록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10
미셸 드 몽테뉴 지음, 구영옥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몽테뉴는 1500년대를 살아낸 사람이다. 그 시대 사람의 생각이 지금 이 시대와 많이 다를 것이라고는 짐작했다. [수상록]을 읽어 보자고 마음먹은 것은 사실 몽테뉴와 몽테스키외를 혼돈해서 벌어진 일이다. 몽테스키외는 몽테뉴보다도 150년 정도 뒤에 태어난 사람이란 것도 이제야 깨달았다. 몽테스키외가 [수상록]을 썼다고 착각하다니! 아무튼 몽테뉴의 [수상록]은 내가 바보였다는 것을 여실히 보이면서 읽게 되었다.

[수상록]은 원제 그대로 에세이다. 몽테뉴가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적은 글이다. 일기 같기도 하고 수필 같기도 했다. 이 시대와 영 맞지 않은 사고들도 있었지만 상당한 부분에서 6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 같이 변하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몽테뉴가 제시한 문제들을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고대의 철학자와 시인을 많이 언급한다. 내가 미쳐 읽지 못한 책들도 많이 나온다. 헤로도토스의 [역사]나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스 전쟁사]를 미리 읽었더라면 좀더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단테의 [신곡]에서 보았던 베르길리우스의 시들이 소개 될 때는 단테가 지옥의 안내자로 베르길리우스를 택한 이유가 조금 이해가 되었다. 베르길리우스라는 인물이 서양에서는 매우 존경받는인물이였다는 것을.

[수상록]에서 22장 습관에 대하여는 매우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습관은 저도 모르게 우리에게 조금씩 권위를 보여준다.""습관은 모든 것 중에 가장 강력한 주인이다" - p66

27장 우정에 대하여는 매우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고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솔직히 남성간의 우정이 지나쳐서 동성애로 보이기도 했다. 물론 아름다운 우정이 인정되는 곳도 있었고, 나에게도 내 부모와 자식을 부탁할 수 있을 정도의 진정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있나를 깊게 생각해 보기도 했다.

2권과 3권을 다 읽고난 느낌은 몽테뉴라는 사람이 참 마음이 따뜻하다는 것이었다. 자식에게뿐 아니라 하인에게조차도 함부로 하지 않고 일면 인간적으로 대했다. 주의 전환에 대하여에서 그의 따뜻한 심성을 그대로 느낄수 있었다.

솔직히 [수상록]을 읽고 대단하 감동을 받지는 않았다. 그냥 1500년대 프랑스의 지식인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를 엿본 것으로 만족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