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표교 세책점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23
구본석 지음, 반성희 그림 / 책고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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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표교 세책점]의 소개글을  본 순간, '조선 시대의 책 대여점이야기라니!'

 정말 발상이 참신하다고 생각하면서 책을 펴 들었다.

 [수표교 세책점]은 조선 정조시대의 세책점 이야기다. 서울 장안의 세책점에서 일하게 된 소년 겸이가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실현해 내는 성장동화였다. 겸이의 이야기에 푹 빠져서 책 한권을 후딱 읽었다. 

졸지에 가족을 잃게 되는 겸이의 안타까운 사연이 잘 전해졌고, 봉수와의 만남과 한강 포구를 떠도는 부모없는 아이들과 친구가 되는 사연도 생동감이 넘쳤다. 책을 읽는 내내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서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작가의 말에도 있지만 4,50년 전, 나의 어린 시절에는 책 대여점이라면 주로 만화방이었다. 그곳에서는 만화책들과 무협지를 주로 빌려주었다. 내 친구 중에는 만화에서 예쁜 그림을 베끼고, 어설픈 이야기를 넣고 손바닥 책을 만들어 돌려보기도 했다. 그렇게 그림을 시작한 친구가 유명 화가가 되기도 하고, 작가가 되기도 했다. 나도 만화책을 좋아했지만 우리집 어른들은 만화를 불량도서라고 생각하고 만화방에 드나드는 걸 금지했다 . 아주 모범생이었던 나는 만화방에 자주 가는 건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나거나 방학이 시작되면, 순간의 일탈 정도로 친구들과 함께 만화를 왕창 빌려와서 돌려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 어른들이 만화방을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허락했다면 나도 그림을 잘 그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

[수표교 세책점]은 우리나라의 르네상스라고 하는 정조시대가 시간적 배경이다. 그 시대에 서양의 신문물을 우리가 중국에 가서 받아오기도 했다. 공부하기 좋아하는 우리 민족은 중국에 연행사로 가게 되면 첫번째 하는 일이 서점거리인 유리창에서 책을 왕창 구입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온갖 종류의 책들이 쏟아져 들어왔고, 대중들이 좋아하는 이야기 책들도 많이 들어왔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언급된[삼국지 연의]나 [수호지]등의 중국 소설들이 한글로 번역되어 세책점에 깔렸을때는 불티나게 대여되었을 것만 같다.

 

이 동화의 주인공 겸이는 책 대여점에서 알바생으로 일하다가 작가가 된 경우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실컷 읽고, 또 이야기를 만들기 까지 한다면 정말 금상첨화가 아닌가!

 역경을 견디고 자신의 앞날을 잘 개척한 소년 겸이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나는 겸이와 만난 시간이 참 즐겁고 행복했다.  조선시대 세책점을 소재로 한 동화 [수표교 세책점]을 많은 아이들이 읽고 자신만의 꿈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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