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입과 부가 점점 더 한쪽으로만 쏠리는 현상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어진 유산이며 우리를 사방에서 둘러싸고 있는 기술적, 경제적 변화에 의해 더 증폭되었다. 그리고 워런 버핏이 말한 "사회계층의 전쟁"은 경제에 대한 정치적 규제와 허용의 모든 측면으로 확대되어 역시 부의 편중을 만들어내고 있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런 편중된 현상을 고치고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인가? 토마 피케티 같은 유럽의 온건파 사회민주주의자들은 불평등 관련 자료들을 바탕으로 지금 세계가 필요로 하는 건 전면적인 부유세의 도입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유명한 베스트셀러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Tuenty-First Century)」이 주장하는 내용도 바로 그런 것이며 이 책은 2014년에 출간되어 불평등에 대한 공론을 새롭게 정의했다.  부유세가 도입되면 분명 현재 크게 심화되고 있는 불평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처럼 이미 제도적으로 양극화와 편향성이 크게 고착된 경우 아무리 좋은 제안이라 한들 정말로 실현 가능성이 있을까? 세금 문제는 올바른 지적이지만 왜 그런 제도가 필요한지에 대한 이유가 애초에 제대로 드러나 있지 않다. 최상류층은 특권과 권력을 향한 잔혹한 투쟁을 통해 수십 년 동안 엄청난 자산을 쌓아올릴 수 있었으며 소득재분배에 대한 모든 진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있다면 그건 분명 어떤 제도나 법률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가장 포괄적인 해결책은 역시 정치다.
권력에는 권력으로 맞서야 한다. - P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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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섣불리 맞닥뜨려서는 안 된다고 알려진 크고 작은 금기들이 존재하는데 그중에는 요리사의 손톱, 작가의 맨얼굴, 옛사랑의 현재 모습 같은 것들도 있다. 물론 그것은 주방장의 청결 의식이나 작가의 인간성, 옛사랑의 속물성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연희는 그것이 환상에 관한 이야기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그토록 맛깔스러운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의 손길에 대해, 그토록 재미있고 지당하신 말씀을 늘어놓는 작가의 인격에 대해, 안타깝게 박탈당한 애착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옛사랑에 대해, 그 대상의 실체나 본질과 무관하게 우리가 일방적으로 품고 있는 환상을 경계하라는 이야기라고 짐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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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라의 고발장

드레퓌스가 결백함을 나는 맹세코 주장합니다. 나의 생애와 명예를 걸고 확언합니다. 이 엄숙한 순간, 이 법정 앞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당신들과 배심원 여러분 앞에서, 프랑스 앞에서, 드레퓌스의 결백을 나는 주장하는 바입니다. 나의 작가 생활 40년과 필생의 작업으로 획득한 모든 것을 걸고서 나는 드레퓌스의 결백을 선언합니다. 내가 얻은 것, 내가 이룩한 명성, 또한 프랑스 문학의 성장에 기여한 나의 공적, 이 모든 것을 걸고서 나는 드레퓌스가 결백함을 맹세합니다. 만일 드레퓌스가 결백하지 않다면, 신이여! 이 모든 것이 파멸하고 나의 모든 작품이 잊히도록 하소서! 드레퓌스는 결백합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토록 확신에 찬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죄 없이 갇힌 한 수인을 위해, 그 결백을 위해 자신의 모든 명성을 걸고 선언할 수 있다는 것은 정녕 행복한 일이다. 또한 그렇게 할 수 있는 명예, 명성을 가졌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전 생애를 바쳐 쌓은 명예와 명성이 마치 이 한 사건을 위하여, 이 한 사람을 위하여 존재했던 것처럼 말했던 그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나는 궁극적 승리에 대해 조금도 절망하지 않습니다. 더욱 강력한 신념으로 거듭 말합니다. 진실이 행군하고 있고 아무도 그 길을 막을 수 없음을! 진실이 지하에 묻히면 자라납니다. 그리고 무서운 폭발력을 축적합니다. 이것이 폭발하는 날에는 세상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릴 것입니다. 우리는 이내 알 것입니다. 우리가 가까운 장래에 가장 먼 곳까지 재앙을 미치게 할 지뢰를 매설했는지 아닌지를…….

졸라의 이 글 하나로 이미 모든 진실은 선언되었다. 이 글은 엄청난 폭발력으로 모든 허위를 날려 보내버렸다. 이 글이 내포하고 있는 무서운 힘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졸라의 고발장을 환영하는 3만 통의 편지와 전보가 쏟아져 나왔다. 3만 통의 서한에는 한결같이 프랑스에서의 이성의 퇴조를 비판하는 분노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그런 비분강개는 역설적으로 졸라의 존재를 더욱 위대하게 만들었다. 졸라의 존재와 그의 웅변은 대혁명의 나라를 그리 성급하게 포기할 수 없음을 전 세계에 환기시켰다. 마크 트웨인은 〈뉴욕헤럴드〉지에 이렇게 썼다. ‘나는 졸라를 향한 깊은 존경과 가없는 찬사에 사무쳐 있다. 군인과 성직자 같은 위선자 아첨꾼들은 한 해에도 100만 명씩 태어난다. 그러나 잔 다르크나 졸라 같은 인물이 태어나는 데는 5세기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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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우울증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줄여준다. 여러분이 다양한 질병을 이겨내고, 지루함을 견디고, 편안하게 쉬도록 돕고, 과제에 집중하고, 다른 사람들과 유대감을 쌓도록 돕는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좋게 하고, 그리움에서 기쁨에 이르는 감정들로 여러분 삶을 채워준다.
그러니 음악을 어찌 사랑하지 않겠는가.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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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음높이가 고정된 악기에는 순정률을 사용할 수 없다. 몇몇 음들의 조합이 어긋나고, 조성 전체가 다른 조성에 비해 음들의 어울림이 더 틀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평균율equal temperament 이라고 하는 다른 조율 체계를 개발했다. 평균율과 순정률에 대해 더 상세하게 알고 싶은 사람은 부록 ‘알아두면 좋은 음악 상식‘ E 음계와 조성‘을 참고하라. 여기서는 평균율이 모든 분수 관계를 살짝 틀리게 조정하여, 가끔씩 심각한 조율 문제를 발생시키는 순정률을 보완했다는 것만 알면 된다. 그러니까 평균율에서는 옥타브를 제외한 모든 음들이 서로 살짝 어긋난다. 여러분이 이제까지 들었던 모든 피아노곡은 음이 살짝 맞지 않았다는 뜻이다.
실은 어떤 악기로 연주하는 대부분의 곡이 이런저런 이유로 사소하게 음이 맞지 않다. 설령 완벽하게 돌아가는 조율 체계가 있다 하더라도 악기의 소리가 처음 조율한 대로 계속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음높이가 정해진 악기 (건반악기 · 하프 마림바)는 평균율 음계에 맞춰 조율되며 연주자가 음높이를 바꿀 수 없다. 음높이가 가변적인 악기(바이올린·첼로•슬라이드 트롬본)는 연주자가 악기의 음역 내에서 어떤 음높이도 낼 수 있다. 음높이가 부분적으로 가변적인 악기(플루트 · 색소폰 · 기타)의 경우에는 연주자가 연주 도중 악기의 표준적인 음높이를 제한적으로 바꿀 수 있다.
** 예를 들어 C음을 중심으로 순정률 조율을 하면 C장조의 음들은 대부분 아주 멋지게 어울리겠지만, 샤프장조의 경우 어긋나는 음들의 조합이 많아서 불쾌한 소리를 낸다.

대부분의 악기는 조율된 상태로 음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가 어렵다. 항상 음이 맞는 상태로 있는 악기는 전자 건반악기가 유일하다. 건반악기는 또한 음악가들이 음높이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평균율에 맞춰 조율된 (그러므로 서로 음이 살짝 어긋난) 88개의 다른 음들이 있을 뿐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노래하는 가수나 음높이가 가변적인 악기(바이올린 - 첼로 · 슬라이드 트롬본)를 연주하는 음악가는 자신이 내는 음높이를 고르는 자유가 있지만, 이것은 원래 의도했던 것보다 낮거나 높은 음높이를 내는 실수를 저지르기가 무척 쉽다는 뜻이기도 하다.
첼로는 음과 음 사이의 거리가 상당히 멀 수 있어서 이 문제를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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