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음높이가 고정된 악기에는 순정률을 사용할 수 없다. 몇몇 음들의 조합이 어긋나고, 조성 전체가 다른 조성에 비해 음들의 어울림이 더 틀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평균율equal temperament 이라고 하는 다른 조율 체계를 개발했다. 평균율과 순정률에 대해 더 상세하게 알고 싶은 사람은 부록 ‘알아두면 좋은 음악 상식‘ E 음계와 조성‘을 참고하라. 여기서는 평균율이 모든 분수 관계를 살짝 틀리게 조정하여, 가끔씩 심각한 조율 문제를 발생시키는 순정률을 보완했다는 것만 알면 된다. 그러니까 평균율에서는 옥타브를 제외한 모든 음들이 서로 살짝 어긋난다. 여러분이 이제까지 들었던 모든 피아노곡은 음이 살짝 맞지 않았다는 뜻이다.
실은 어떤 악기로 연주하는 대부분의 곡이 이런저런 이유로 사소하게 음이 맞지 않다. 설령 완벽하게 돌아가는 조율 체계가 있다 하더라도 악기의 소리가 처음 조율한 대로 계속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음높이가 정해진 악기 (건반악기 · 하프 마림바)는 평균율 음계에 맞춰 조율되며 연주자가 음높이를 바꿀 수 없다. 음높이가 가변적인 악기(바이올린·첼로•슬라이드 트롬본)는 연주자가 악기의 음역 내에서 어떤 음높이도 낼 수 있다. 음높이가 부분적으로 가변적인 악기(플루트 · 색소폰 · 기타)의 경우에는 연주자가 연주 도중 악기의 표준적인 음높이를 제한적으로 바꿀 수 있다.
** 예를 들어 C음을 중심으로 순정률 조율을 하면 C장조의 음들은 대부분 아주 멋지게 어울리겠지만, 샤프장조의 경우 어긋나는 음들의 조합이 많아서 불쾌한 소리를 낸다.
대부분의 악기는 조율된 상태로 음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가 어렵다. 항상 음이 맞는 상태로 있는 악기는 전자 건반악기가 유일하다. 건반악기는 또한 음악가들이 음높이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평균율에 맞춰 조율된 (그러므로 서로 음이 살짝 어긋난) 88개의 다른 음들이 있을 뿐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노래하는 가수나 음높이가 가변적인 악기(바이올린 - 첼로 · 슬라이드 트롬본)를 연주하는 음악가는 자신이 내는 음높이를 고르는 자유가 있지만, 이것은 원래 의도했던 것보다 낮거나 높은 음높이를 내는 실수를 저지르기가 무척 쉽다는 뜻이기도 하다.
첼로는 음과 음 사이의 거리가 상당히 멀 수 있어서 이 문제를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 P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