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커피는 항상 식어 있었고, 어떤 때는 미키 스필레인이었고, 어떤 때는 오에 겐자부로였으며, 또 어떤 때에는 긴즈버그 시집이었다. - 12쪽



오후 2시였는데 라운지의 텔레비전 화면에는 미시아 유키오의 모습이 몇 번이고 되풀이해 비치고 있었다. - 21쪽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한 질 가지고 있지만, 반 밖에 못 읽었어. 여름에는 맥주를 마시고, 겨울에는 위스키를 마시지. - 70쪽





나는 <카라마조프의 형제>와 <고요한 돈강>을 세 번씩 읽었다. <독일 이데올로기>도 한번 읽었다. - 225쪽







그동안 나는 소파에 앉아서, <셜록 홈즈의 사건 기록>을 읽고 있었다. 그 이야기는 "내 친구 왓슨의 생각은 한정된 좁은 범위의 것이기는 하지만 매우 집요한 데가 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꽤 멋진 서두였다. - 257쪽







나는 여러가지 일을 되도록 공평하게 파악하고 싶거든.
필요 이상으로 과장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현실적이 되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겠지 - 20쪽

자라남에 따라 감옥의 그늘은, 우리의 주위에 커지는구나. 라고 나는 옛 시의 구절을 읊조렸다.-93쪽

광고를 장악한다는 건 출판과 방송의 대부분을 장악하게 되는 거야. 광고가 없는 곳에는 출판과 방송이 존재할 수 없지. 물이 없는 수족관과 같다고나 할까. 자네가 보게되는 정보의 95퍼셋트까지가 이미 돈으로 매수되어서 선별된 것이라고. - 110쪽

요컨대 사고방식의 차이인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끝나버린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다. 그저 그뿐이다.- 153쪽

성격은 조금씩 변하지만 평범함이라는 것은 영원이 변하지 않는다. 라고 어떤 러시아 작가가 쓴 말이 생각났다. - 173쪽

작은, 정말로 작은데서부터 사람은 나이를 먹어간다. 그리고 지울 수 없는 얼룩처럼, 그것은 조금씩 온몸을 뒤덮어간다. - 177쪽

인식이야말로 환상이오. - 215쪽

인간에게는 욕망과 프라이드의 중간에 해당하는 것이 반드시 있는 법이오. 모든 물체에 무게중심이 있듯이 말이오. (...) 그리고 그것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그런 것이 존재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 2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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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1-04 14: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는 쿠키님이 세번씩 읽었다는 줄 알고, 흐미~ 할뻔했는데
저책 주인공이였구만요. 하루키가 그렇게 읽었을 확률이 높겠죠?ㅠ

북프리쿠키 2022-11-04 14:13   좋아요 1 | URL
네 설마요 ㅎ
하루키. 진짜.
저때가 37년전인데 그 전에 세번 읽었으면 엄청난 독서가 였네요 ~~
 

오랜만에 책지기와 함께
동성로에 있는 커피숖에서 책한판 했습니다.

친구는 만화책과
<컬쳐쇼크>를 전자책으로 읽고
전 하루키를 들고 왔어요.

함께 하는 독서는
제 취향으로만 선택된 책 이외에도
다양한 책들을 만나게 될 수 있어
좋으네요.

우연히 만난 책은
우연히 만난 인연처럼
다시 만날수 있겠지요.

그땐 처음부터 우린
˝우연이 아니야˝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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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1-03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한판 하고 싶네요 :>

계속해서 흥미로운 책들이
나오니 참...

오늘은 <미친 장난감>에
도전합니다.

북프리쿠키 2022-11-04 13:29   좋아요 1 | URL
네 혼자서 지겨울때 가끔 함께 하면 좋으네요.

<미친장난감>이란 책 표지가 강렬합니다.
로베르토 아를트..저자도 처음 뵙습니다. 재미있는 책이었으면 하네요^^
 

바람의노래를들어라
1973년의핀볼
양을쫓는모험
댄스댄스댄스

일명 쥐시리즈 4부작 중 3번째 작품입니다.

제가 읽은 순서는 2-1-4-3 이네요.

<댄스댄스댄스>의 표지는
춤을 추는 남자의 벽 그림자가 여자,
이 작품의 표지그림은
남자의 벽 그림자가 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4부작 중 가장 좋았던 작품은
<댄스댄스댄스>였는데,
1위가 바뀔지 기대하면서
하루키 장편소설 전작읽기의
마지막으로 달려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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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1-02 1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멋, 쥐 시리즈였습니까? 처음 알았네요.ㅋ

북프리쿠키 2022-11-04 13:31   좋아요 1 | URL
ㅎㅎ..
네 쥐(네즈미:등장인물)가 등장합니다.
재미있네요 이 책도..^^;

새파랑 2022-11-02 2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작품이 안좋은게 없지만 쥐 4부작은 다 좋은거 같아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ㅋ

북프리쿠키 2022-11-04 13:34   좋아요 1 | URL
네 <댄스댄스댄스>에서 등장하는 새로 변모한 이루카(돌고래) 호텔이
예전 낡은 호텔로 처음 등장하네요.
4번째를 먼저 읽고 3번째를 읽으니 마치 영화의 프리퀄을 보는 것처럼 또 색다른 흥미가 있네요.
˝정어리˝라는 이름의 고양이..도 재미있구요
예전의 ˝키키˝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ㅎㅎ
 

맹자 곡속장에서 본 인간관계


너무나 유명해서 누구나 들어보신 구절일껍니다.



선왕이 부들부들 떨면서 제물로 끌려가는 소를 보고 차마 볼수 없어
양으로 바꾸라고 하는 일화입니다.




예전에 읽은 도올선생의 <맹자>에서
이 일화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신영복 교수님께서 해설한 문장이 참 좋으네요.


˝나는 우리 사회의 가장 절망적인 것이 인간관계의 황폐화라고 생각합니다.
그 인간관계의 지속적 질서가 바로 사회의 본질이지요.

지속성이 있어야 만남이 있고, 만남이 일회적이지 않고 지속적일때 부끄러움이 라는 문화가 정착되는 것입니다.
지속적 관계가 전제될 때 비로소 서로 양보하게 되고 스스로 삼가게 되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남에게 모질게 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지속적인 인간관계가 없는 상태에서는 어떠한 사회적 가치도 세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곡속장을 통하여 반성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우리의 현실입니다.
맹자는 제선왕이 소를 양으로 바꾸라고 한 사실을 통해 제선왕에게서 보민의 덕을 보았던 것입니다.˝-242쪽



소는 보았으나 양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관심과 냉담한 도시 문화에서
우리 개개인은 서로에게 보지 못한 양인 것입니다.
서로 보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고, 알지 못하기 때문에 죽어도, 죽여도 무관심한데 익숙해져버렸습니다.

곡속장을 도올 선생은 어떻게
해설을 이끌어갔는지 찾아봐야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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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2-10-25 2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학시절 내내 전공책과 함께 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돌아가시기 몇 달전에 강의를 하신 적이 계신데 직접 가서 뵙고 음성을 들었던 기억만으로도 지금까지도 많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북프리쿠키 2022-10-26 00:02   좋아요 1 | URL
와~~~직접 강의를 들으셨다니 벅찬 감동이었겠습니다. 저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도 참 좋았습니다^^
 




지혜를 드러내기보다는 그것을 숨기고 어리석은 척하기가 더 어렵다는 뜻입니다. - 185쪽




나라에 도가 있으면 빈천이 수치요, 나라에 도가 없으면 부귀가 수치다. -『태백』 - 185쪽




나라에 도가 없으면 벼슬하지 않고, 슬기를 드러내지 않으며, 재능을 감추고 물러나 몸을 숨기는 방식으로 대응합니다. - 186쪽




세상에 영합하는 사람들만 있다면 세상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 법이지요. 그나마 조금씩 바뀌어 나가는 것은 세상을 우리에게 맞추려는 우직한 노력 때문입니다. - 187쪽





요즈음 시국을 보면 이 글이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을 합니다.

도가 없는 나라에 영합하는 사람들, 그들의 부귀는 수치입니다.

예전부터 군자는 나라에 도가 없을 때 벼슬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품에 말아서 감추었습니다.



한편, 정치가들이 무조건 법과 원칙에 의해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은 "정치"의 참뜻을 모르는 것입니다.

법과 원칙은 도덕의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법과 원칙이 현실과 충돌했을 때 어느 것이 대의를 위한 것인지, 국민을 위한 것인지

민심을 살피고, 타협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협치입니다. 

우린 이런 일들을 하라고 정치가들을 뽑아준 것입니다.



정치란 백성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며 경제나 국방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논어에서는 천명하고 

있습니다.

백성이 곧 식(食)이고 병(兵)이었습니다.

즉, 국민의 세금이고, 국방력의 요체였습니다.

국민의 신뢰가 있으면 국민으로부터 경제도 나오고 병력도 나오는 법이지요.



국민의 신뢰가 부국강병의 결정적 요체인 점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는 걸 정치가들은 반드시 알아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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