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하루키가 3년간(1987년~1989년,서른 일곱 살에서 마흔 살) 일본을 떠나 로마에 근거지를 두고
아내와 함께 아테네, 스펫체스섬, 미코노스섬,시실리와 유럽여행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하루키가 올해 75세가 되니 벌써 38년 전의 이야기네요.
시중에 나오는 대부분의 여행기는 몇 년만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이지만(현지 정보를 담은 내용이라면 더더욱) 이 책의 애독자는 여전히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하루키 팬이 대부분이지만 유럽을 여행하는 동안 문학과 인생, 소설쓰기에 대한 느낌을 정리한 삶의 기록이기 때문이지요.
3년 간 반복되는 일상의 제약에서 벗어나 탄생한 작품이 <노르웨이의 숲>, <댄스댄스댄스>, 그리고 단편집 <TV피플>임을 봤을 때, 결국엔 쓰여질 운명의 소설임에도, 이 여행에서의 결실은 엄청나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네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개정양장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19년 9월
15년 만에 양장본으로 나온 개정판인데, 판형의 크기나 표지의 올드함은 비슷하네요. 좀 아쉽습니다.
책 속의 목차를 비교해보니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어느 책을 읽어도 무방할 것 같네요.
이때로부터 30년 후 2016년 또 하나의 여행기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에서
그리운 그리스 섬(스페체스섬, 미코노스섬), 하루키가 3개월간 글을 쓰며 머물렀던 곳의 재방문기가 나옵니다. 그 때의 기억과는 실제로 조금씩 달랐던 경험을 적으면서 변함없이 아름답던 섬들의 풍경을 그리고 있습니다.
전 <라오스..>를 먼저 읽었으니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재방문기를 다시 읽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