츤도쿠.
집에 쌓여있는 책 떨기.

커피숍도 좋지만 때론 도서관도 좋다.

며칠전 지인이 장자 관련책 한권만 추천해달라기에
현암사에서 나온 <장자>를 골라주었는데(내편에 집중하고 나머지 잡편 등은 주요부분 발췌본)
그 기억 때문인지 철학이 배고팠다.
마침 강신주의 책을 집어들었는데 그가 ‘장자철학에서의 소통논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니 안성맞춤인 책떨이다.
우리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이렇듯 수많은 우연으로 나와 만나는 것이 아닐까.
책은 사람의 인연만큼이나 소중하다.




˝엄청난 시공간을 넘어 책이란 매체를 통해서 저자가 저와 접속되었다는 사실이 기적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간혹 어떤 책은 저에게만 보내는 연애편지와 같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합니다.파울 첼란이란 시인은 이렇게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시는 ‘유리병편지‘와 같은 것이라고 말이지요˝ - 머리말에서




간혹 인간이 겪는 고통의 양은 불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단지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고통을 일시불로 갚느냐, 아니면 할부로 갚느냐를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정직하고 솔직하다는 것은 일시불로 고통을 겪어내는 것이다. 반면 자기 최면과 위로에 빠진다는 것은 할부로 고통을 겪어내는 것이다. 할부로 고통을 겪는다면, 할부가 끝날때까지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도 사라진다.
일시불로 정직하고 솔직하게 고통을 겪어내자. 그러면 남은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이 우리에게 덤으로 남겨질 것이다. -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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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1-17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나와 인제 점심먹으라고 해요~커피 맛나긋네요 ㅜㅜ

북프리쿠키 2018-11-17 14:25   좋아요 1 | URL
카알님도 도서관??? ㅎ 저도 이제 집에 가서 점심먹고 아빠노릇, 남편노릇 하러 갑니다^^
커피 맛있었습니다ㅎ

2018-11-17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4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주나 사물들의 본질을 해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던 철학이 칸트에 이르러서야 인간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되었다고 한다.
즉 ‘나‘와 ‘나의 생각‘에 대한 관심으로 방향을 틀었다.
우리 인간의 고독한 윤리적 주체의 결단과 그 책임의 문제까지 숙고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서문에 불과하지만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진지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시간투자대비 이해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물론 나의 기준에서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신해철 형님이 생각난다.
철학과를 졸업한 전공을 살려 한때 ‘비트겐슈타인‘이라는 그룹을 결성하고 음반을 낸 적이 있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청년 시기에 쓴 <논리철학논고>에서 ‘말할 수 있는 것만을 말하고, 말할 수 없는 것은 말하지 않는다‘라는 유명한 말이 탄생한 것은 그가 포로수용소에서 동료들과 <순수이성비판>을 읽었던 것에 영향을 받았으리라.
즉,어떤 행위에나 책임이 뒤따른다는 칸트의 윤리적 관심사가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라는 언어의 윤리성, 즉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려고 했던 <논리철학논고>의 탄생에 영향을 끼쳤고 이 작은 책 한권으로 그는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다.
시대의 아픔과 윤리적 부재에 늘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까지 신랄하게 비판해 온 신해철 형님이 그룹 <비트겐슈타인>을 만든 것도 아마 이러한 맥락이 숨어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의 노래 ‘일상으로의 초대‘를 듣는 지금 이전에 무의식적으로 듣던 그 느낌과는 확연히 다르다.
중저음과 고음의 간극만큼이나 음률과 가사의 철학이 풍부한 감동으로 스며드는 아침이다.


* 사드의 <소돔의 120일>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칸트를 공격하는 정신분석학의 핵심비판 중에 표면적으로 보면 순수한 결단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우리의 내면세계에 ‘초자아‘라는 불순한 계기가 작동하는 예를 든다.

라캉의 논문 <사드와 함께 읽는 칸트>에서 자신이 왜 칸트의 윤리학에서 새디즘의 냄새를 맡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니 칸트의 자율적 주체 역시 사회의 습관적 반응체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또 다른 책 <소돔의 120일>에서 발견해 낼 수 있을까...
후...그 오물에 뒤덮인 역함을 견딜 수만 있다면 말이다.


* <소돔의 120일>책은 업로드 했다가 표지 그림에 19세 이상만 표기되어 있어 포스팅에 실패했습니다.
다시 제대로 추가하려면 PC에서만 된다고 안내를 하니 귀차니즘에 포기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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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1-17 1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간지 펄펄 납니다! 분석철학자 비트겐슈타인! 범접하기 힘든 철학 파트네요! 버트란트 러셀 <서양철학사>를 올해 초에 사놨는데 뚜껑도 못 뜯고 있네요~

북프리쿠키 2018-11-17 11:23   좋아요 1 | URL
읽고 내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한데 읽기만!! 했습니다.ㅎㅎ 러셀 서양철학사는 뚜껑땄다가 스멜이 장난아니라 황급히 다시 닫아두었지요^^;

카알벨루치 2018-11-17 11:27   좋아요 1 | URL
뚜껑을 따야하는디...워쩌까이 ㅋㅋ

북프리쿠키 2018-11-17 11:30   좋아요 1 | URL
따면 탄산 날라가요 ㅠ

카알벨루치 2018-11-17 11:32   좋아요 1 | URL
ㅋㅋㅋ

2018-11-17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7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7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4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르케스의 초기걸작이 민음사판 358번 신간으로
나왔습니다. 돈 준비해야겠네요.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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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1-13 2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마르케스....

북프리쿠키 2018-11-13 20:13   좋아요 1 | URL
157쪽 밖에 안되네요.ㅎㅎ

카알벨루치 2018-11-13 20:18   좋아요 1 | URL
마르케스 관련 만화책도 샀는데...마르케스가 도발하네요 자꾸!

북프리쿠키 2018-11-13 20:45   좋아요 1 | URL
같이 읽어보아요^^

cyrus 2018-11-14 1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전에 민음사에서 나온 적이 있었는데, 세로쓰기로 된 책이에요.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나와서 반갑네요. ^^

카알벨루치 2018-11-14 12:30   좋아요 1 | URL
역쉬 모르는게 없으신 Sㅣ루스 박사님~^^

북프리쿠키 2018-11-15 18:43   좋아요 0 | URL
이햐 세로쓰기...언제적인가요.
전 세로쓰기 책은 어릴때 전설의 고향 책 읽은게 다입니다..ㅎㅎ

카알벨루치 2018-11-16 09:14   좋아요 1 | URL
사이러스님, Sㅣ루스 박사님 연배가....세로쓰기라 ...어릴때부터 독서가 이셨나봅니다 ㅎ

페크pek0501 2018-11-16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분량이 많지 않아 좋군요. 내용이 알차면 더 좋겠지요.
앞으로는 두꺼운 책을 살 땐 신중해지기로 했습니다.

북프리쿠키 2018-11-17 13:56   좋아요 0 | URL
네 분량이 적어서 좋아요. 내용은. 마르케스 별로 안 좋아해서..잘 모르겠어요..언제쯤 친해질지..^^; 두꺼운 책은..정말..조심해야겠더라구요..방치되기 일쑤입니다...ㅎㅎ

서니데이 2018-11-16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에 이 책이 많이 보이더니, 민음사에서 새로 출간한 거군요.
그런데 페이지가 조금 적은 것 같아요.^^;
북프리쿠키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북프리쿠키 2018-11-17 13:57   좋아요 1 | URL
네..민음사 신간이네요..페이지 적은 건...읽은책 1 올리기에 아주 사랑스럽습니다..ㅎㅎㅎ 가을 햇살이 좋으네요..도서관나가서 딸내미 데리고 놀러가야겠습니다...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11뭘 독서모임 주제 ˝새˝입니다.
새 관련 아무 책이나 읽고 서로 이야기 나눈다 하니
새ㄱ다르네요.
전 새의 감각을 선택했습니다.
친구는 조류학자~를 골랐네요.
생소한 분야라서 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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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1-11 2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전히 새...그건 아니네요 ㅎㅎ 응원합니다 열독! 주제별로 다양한 책을 읽는것도 좋네요!

북프리쿠키 2018-11-11 22:31   좋아요 1 | URL
다양한 책을 읽게 해주시는 고품격 독서모임에 감사드려야지요ㅎ 읽고 나서 모임에 나갔는데 새될까봐 걱정이 되긴 합니다.ㅎㅎ

카알벨루치 2018-11-11 22:57   좋아요 1 | URL
새들의 세계도 잼날겁니다 경이롭죠~

북프리쿠키 2018-11-12 09:22   좋아요 1 | URL
역시 읽으셨구나~엉금엉금 따라가께요ㅎ 오늘은 아침일찍 도서관에 왔어요.
열공!!!ㅎ 힘찬 한주 시작하세요.^^

카알벨루치 2018-11-12 13:13   좋아요 1 | URL
전 한 신학자의 조류에 대한 책을 한권 읽어봤을 뿐입니다 ^___^

cyrus 2018-11-12 1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모임에 열 명이 모이면 안 되겠어요. 그러면 독서모임 이름이 10.. ㅅ...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ㅎㅎㅎ

카알벨루치 2018-11-12 13:1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웃기십니다 박사님

북프리쿠키 2018-11-12 15:44   좋아요 1 | URL
Sl루스 박사님 자세하게 설명해주세요ㅋㅋㅋ
 
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카트 멘쉬크 그림,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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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의 생일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 때 무슨 꿈을 꾸었는지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내 스무살의 소원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인간이란 어떤 것을 원하든, 어디까지 가든, 자신 이외의 존재는 될 수 없는 것이구나, 라는 것. 단지 그것뿐이야˝ -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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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1 1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4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2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4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