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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 시대를 앞서간 SF가 만든 과학 이야기
조엘 레비 지음, 엄성수 옮김 / 행북 / 2020년 10월
평점 :
이 책은 누군가의 상상에서 시작된 과학기술이 어떻게 현실이 되고
우리의 삶에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SF 영화를 생각할 때 내 기억에 남는 것은 단연 ET와 스타워즈이다. 그리고 매주마다 방송된 미드가 있었는데 《전격 Z작전》이다. 스타워즈를 통해 우주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폈고, 전격 Z작전을 통해 문명의 발전을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은하철도 999' 또한 내 어릴적의 SF 만화 영화로서 상당한 꿈을 꾸게한 추억이다.
인간이 상상하며 만든 것이 미래에 떡하니 눈앞에 나타난다고 할 때, 인간이 가진 상상이 단순한 상상이 아닌 미래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초석으로서 새롭게 봐야할 산업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는 누군가의 상상에서 시작된 과학기술이 어떻게 현실이 되고 우리의 삶에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로봇 집사, 개인용 제트백, 원격조정되는 드론 배, 화상 통화, 휴대폰, 아이패드 등등 시대를 앞서간 사람들의 상상을 통해 우리는 얼마 안가 우주를 실제 비행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물론 인간이 가진 상상에는 세상에 해가 되는 기술로 혁신적인 기술이 단순히 좋은 것일까하는 의문도 든다. 역사상 가장 중요했던 전쟁의 흐름을 바꿔놓은 탱크, 원자폭탄 등 군사·무기기술은 인간에게 유익을 주기 보다는 인간을 짧은 시간에 더 많이 죽게 만드는 무기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진 상상이 악인가 선인가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달렸지만 때론 자연인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결코 문명의 발전이 좋은 건가 생각이 된다. 최근 BBC EARTH 채널에서 "벤포글과 야생의 남자들"을 보게 되었는데 탐험가 벤포글을 통해 보여주는 야생의 삶이 어쩌면 더 나은 삶으로 비춰지는 것은 뭘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인간이 가진 상상에서 가장 최고의 것은 내 생각으로는 '자동차와 비행기, 스마트폰'이 아닌가 싶다. 이 세 개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모든 것이 가능하고,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인간이 가진 상상의 산물은 인간에게 매우 도움이 되고 있다. 단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적인 기술 문명으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책은 총 다섯 개의 파트로 되어 있다.
PART 1에서는 우주 & 교통에 관한 부분이 나온다.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된데에는 〈전격Z작전〉과 더불어 1990년에 나온 폴 버호벤 감독의 <토탈리콜>이 인공지능 자동차를 만들게 하는데 큰 아이디어를 주었다. 그리고 이 사람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데 자율주행 자동차 발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SF 소설가인 '데이비드 H.켈러'이다. 그는 1935년에 발표한 소설 『살아있는 기계』를 통해 노인들도, 맹인도, 또한 아이를 학교에 내보내는 그 부모도 더이상 운전기사에 맡기지 않고 '새로운 인공 지능 자동차'에 태워 보내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첫 파트에서는 『해저 2만 리』 소설을 통해 잠수함이 나오게 되었다는 것과 쥘 베른 소설 『꿈』을 통해 달을 향한 꿈을 꾸면서, 인류가 대기권을 벗어나는 우주선을 쏘아 우주 탐사를 가능하게 한 내용들이 나온다. 읽을 수록 재미가 있고, 신비함을 느끼게 된다.
PART 2에서는 군사 & 무기에 대한 내용이 나오며, 이 또한 소설들을 통해 원자폭탄을 넘어 엄청난 우주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무기에 대한 아이디어의 근원지를 발견하게 된다.
PART 3에서는 생활 방식 & 소비자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신용카드와 더불어 CCTV에 대한 얘기, 복제기술에 대한 내용들이 흥미롭게 기록되어 있다. 특히 신용카드에 대한 예견이 빅토리아 시대의 작가 '에드워드 벨러미'의 소설 『뒤를 돌아보며(1888년)』에 나오는데 소설을 읽고 싶을 정도로 작가의 상상에 빠져보고 싶다. 벨러미는 심지어 중앙 창고로부터 기송관(압축 공기를 이용해 우편물 따위를 운반하는 관)을 통해 각종 상품을 배달하는 사회주의 버전의 '아마존'에 대해서도 예견했다고 한다. 이 기송관들은 정부 직영 매장은 물론 각 가정집과도 연결되어 있으며, 부피가 큰 상품을 배달할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고 한다.
"혹 우리의 신용카드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지 않습니까?" 줄리안의 가이드는 이렇게 말하며 두꺼운 판지 하나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렇게 설명한다. "내가 이 카드로 구입한 물건들의 가격은 직원에 의해 체크됩니다. 이 네모난 점들을 찍으면 내가 구입한 물건의 가격이 나오거든요." p148
PART 4에서는 의학 & 생체공학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여기서 주목해 볼 내용은 영국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예견한 '도덕성을 병에 담아 다니는 시대'에 관한 얘기다. 그는 약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기분이 조절되는 미래를 정확하게 예견했다. 그런데 이 약들(흥분제인 동시에 환각제인 마약)은 전체주의적 통제를 가능하게 해주는 약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이러한 약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어둡고 은밀한 동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잠시 멈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약은 그들이 원하는 궁극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해준다. 완벽한 통제는 공포를 통해서가 아니라 삶이 실제보다 훨씬 더 즐거운 것처럼 보이게 만듦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합리적인 기준에서 보면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일들까지 좋아하게 될 만큼... 삶이 즐거워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내 생각에는 이런 일은 가능하다. p222
마지막 PART 5에서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부분이 나오는데 화상통화, 휴대횽 단말기, 사이버 공간에 대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특히 1968년에 개봉된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포스터를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거기엔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테블릿(아이패드)이 등장하고 있다.
어쩌면 이제 등장한지도 얼마되지 않은 아이패드가 이미 1960년대에 상상한 내용이라고 하니 인간의 상상을 결코 무시하지 못하겠다.
그렇다. 단순한 상상도 미래엔 분명 가능성으로 눈 앞에 나와 우리를 놀라게 할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내가 상상한 것이 눈앞에 나왔을 때 나는 놀랬다. 고향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처음으로 백화점에서 에스칼레이터를 타보게 되었다. 에스칼레이터는 나에게 문명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상상의 나래를 폈다. 이 에스칼레이터가 기차처럼 죽 이어져 있으면 그냥 앉거나 서 있다가 도착지점에 알아서 내리는 것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서 수년이 흘러 다시 서울로 오게 되었는데 아뿔싸 '무빙 워크(moving sidewal)k'가 내 눈앞에 있지 않는가?
분명 나 혼자만 생각한 아이디어이며 상상이었는데 그게 내 눈앞에 나타났으니 나는 충격을 받았다. 동시에 외람되지만 내 자신이 '천재'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언젠가 TV에서 저 건너편 나라의 원숭이(오랑우탄)가 도구를 사용하게 되면 반대편에 있는 원숭이가 그것을 따라서 하게 된다는 내용을 보게 되었는데 아마도 인간의 상상이라는 것이 누군가에 의해 생각이 되어지고, 그 생각이 또 발전을 해서 더 나은 도구로 나타나지 않는가 싶다.
따라서 한 개인의 상상이기 보다는 인류가 함께 소유하고 누리는 상상의 공용으로 인해 우리는 오늘날 문명 시대를 이루고 있다고 보아도 되겠다. 어떤 이는 인간의 상상력 또한 즉 창조적 아이디어 또한 인간 개개인의 산물이 아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어지는 신적 선물이라고 말한다.
분명 우리를 만든 존재는 얼마나 대단한 존재일까? 그래서 우리는 그 존재를 신(하나님)으로 부르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상상력에 대한 좋은 명언을 가져와 본다.
알다시피 몽상이란 어떤 것들의
모퉁이 너머를 바라보는 마음이다.
- 메리 오하라 -
상상력은
사람들이 띄워 올릴 수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