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돈 까밀로와 뻬뽀네 1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다비데 바르치 그림, 김정훈 외 옮김 / 서교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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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명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이라는 형식을 취한 소설이다. 그래픽 노블이란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는 작품'을 말하는데 때론 예전 만화방에서의 추억을 되살려 이런 책을 읽고 싶어져 관심을 갖게 된다. 마침 돈 까밀로와 뻬뽀네라는 처음 듣는 이탈리아식의 이름을 보며 관심이 가졌다. 무엇보다 출판사 리뷰와 더불어 책 표지에 소개되는 수상 이력과 함께 이 책을 추천하는 분들의 영향이 컸다 하겠다. 그 추천자는 염수정 추기경, 이해인 수녀, 신달자 시인이다.

이 책은 시리즈로 출간된 지 60년이며, 작가 사후 40년이 지났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여전히 매년 10만 부 이상이 팔려 나가는 책이라고 한다. 특히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독자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열광했으며, 출판사는 밤을 새워 인쇄기를 돌렸다고 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 전 세계 150개국에서 7,000만 명 이상의 독자들로부터 사랑받은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대표작인 <돈 까밀로: 일명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시리즈를 각색한 코믹만화이다)

이와 더불어 이 책의 원작은 옛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금서로 지정된 도서였으며 비밀리에 유통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고 광고를 하고 있으니 이 책은 안 읽고는 못 배기는 책으로 보였다. 책 소개에도 나오듯이 이 책은 한국 드라마 《열혈사제》 모티브작이 되었다. 그리고 영국 왕립독서상과 함께 전미도서진흥상, 라이프치히 서적상 등등의 수상을 하였다고 하니 독자로서 매우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전 세계에서 호평 받은 만화!

이 소설에 담긴 주제는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이탈리아의 어느 시골 작은 마을이 배경이 되며 주인공으로는 돈 까밀로 신부와 공산당 읍장 뻬뽀네이다. 이 둘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매 쳅터마다 흥미를 더해주면서 이야기는 엮어진다. 그런데 여기서 조연격으로 나오는 존재가 있는데 바로 십자가에 달린 예수이다. 돈 까밀로는 이 예수와의 대화를 통해 조언을 받고 행동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포복절도할 정도로 재미나며 한 번씩 멈춰 생각을 하게 된다.(물론 포복절도의 의미는 이탈리아식의 의미이다)

​그런데 이 만화를 읽기 전에 주의할 점은 한국인의 정서상 어쩌면 밋밋한 웃음을 지으며, 조금의 실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독자인 나 또한 매우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저자가 웃음 포인트를 살려내려고 하는 부분인거 같은데 포복절도하게 웃기 보다는 이런 부분에서 웃는거 구나 하며 이탈리아식의 해학을 이해해 보고자 하였다.

암튼 이 책은 읽기 전에 꼭 책 뒤쪽으로 달려가서 '작품 해설'과 함께 '옮기이 후기'를 보고 읽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단순한 코믹만화가 아닌 우리 인간에 대한 얘기가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940-1950년 무렵 이탈리아 북부 시대의 상황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한 세기 전의 이탈리아 통일운동과 계몽운동, 사회주의와 파시즘, 공산주의 혁명과 그에 맞선 그리스도교 민주당의 대응, 그리고 무엇보다 2천년 역사를 간직하고 이 땅을 중심으로 성장한 유럽의 그리스도교 문화 등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두 주인공은 서로 다른 이념과 믿음으로 끝없이 대립하며 나아간다. 때론 주먹을 날리며,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서로 죽일 듯이 달려들어 상대방을 압박하고 곤경에 빠트리기도 하지만 그런데 이 두 사람의 속마음은 행동과 다르게 서로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서려있다. 말없이 상대방에게 필요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서로의 안위를 생각해 주는 부분을 보면 인간이 가진 서로 다른 이념과 믿음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된다.

그렇다. 이 두 사람은 이념과 믿음을 달리하지만,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이 어우러진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공통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두 사람의 관계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보게 하는데 즉 정치적, 지역적, 이념적, 종교적 차이로 서로 갈리고 무조건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비난하는 모습이 어쩌면 이 만화 주인공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서로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에는 서로의 처지를 동정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는 인간미와 인간애를 여기서 분명 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의 한 문장

며칠 후, 교구청(주교): 돈 까밀로, 자네 제정신인가? ... 당분간 경치 좋은 산골 마을에 가서 편히 쉬다가 오는 게 어떤가? 후임으로 젊은 신부가 오게 될 걸세.. 어때 그렇게 하겠나?

돈 까밀로 신부: 교님, 솔직히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교님이 원하신다면 그리 해야지요.

주교: 잘 생각했네. 원하지 않는 일도 순순히 받아들이는 걸 보니 자네 수행이 더 깊어진 것 같군.

▲-▶ 이 부분에서 왠지 모르게 글귀가 나에게 부딪혔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일을 겪게 될 때, 특히 부당한 일을 당하게 될 때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며 수긍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상사를 향해서는 부당함을 강하게 어필하기도 하고, 회사를 향해서는 증오, 혐오의 마음도 갖게 된다. 특히 종교적인 곳에서 섬기는 사람들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음을 나 또한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들의 신변에 조그만한 변화가 있을 때 그것을 수긍하며 받아들였으면 했지만, 그들은 자신의 위치가 좁아짐을 매우 불쾌해하고 열등감어린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앙이란 "원하지 않는 일도 순순히 받아 들이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이것이 될 때 그 신앙의 깊이가 더 깊어져 신의 세계에 더 가까이 다가 가게 되는 것이다. 이왕 이 책이 신앙에 대한 부분이기도 하니 성경의 말씀을 가져와 본다.

잠언 3:6절이다. 새번역으로 본다. "네가 하는 모든 일에서 주님을 인정하여라. 그러면 주님께서 네가 가는 길을 곧게 하실 것이다."

신(하나님, 하느님)께 삶을 전적으로 맡기고 산다는 것이 믿음 생활이다. 돈 까밀리로 신부는 한편으로는 과격한 부분도 있고, 성직자로서 매우 거칠고 인간적인 면모(화도 내고 심술도 부리고)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에게 입혀진 옷은 역시 로만 칼라가 있는 사제복이다. 그는 신부로서의 삶을 버리지 않으려고 하였다.

이 책은 엄격하고 딱딱하고 지루하고 경직되어 있다고 믿기 쉬운 종교와 하느님에 대한 선입견을 단번에 바꾸어 주는 통쾌함으로 큰 웃음과 즐거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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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 시대를 앞서간 SF가 만든 과학 이야기
조엘 레비 지음, 엄성수 옮김 / 행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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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누군가의 상상에서 시작된 과학기술이 어떻게 현실이 되고

우리의 삶에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SF 영화를 생각할 때 내 기억에 남는 것은 단연 ET와 스타워즈이다. 그리고 매주마다 방송된 미드가 있었는데 전격 Z작전이다. 스타워즈를 통해 우주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폈고, 전격 Z작전을 통해 문명의 발전을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은하철도 999' 또한 내 어릴적의 SF 만화 영화로서 상당한 꿈을 꾸게한 추억이다.

 

인간이 상상하며 만든 것이 미래에 떡하니 눈앞에 나타난다고 할 때, 인간이 가진 상상이 단순한 상상이 아닌 미래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초석으로서 새롭게 봐야할 산업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는 누군가의 상상에서 시작된 과학기술이 어떻게 현실이 되고 우리의 삶에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로봇 집사, 개인용 제트백, 원격조정되는 드론 배, 화상 통화, 휴대폰, 아이패드 등등 시대를 앞서간 사람들의 상상을 통해 우리는 얼마 안가 우주를 실제 비행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물론 인간이 가진 상상에는 세상에 해가 되는 기술로 혁신적인 기술이 단순히 좋은 것일까하는 의문도 든다. 역사상 가장 중요했던 전쟁의 흐름을 바꿔놓은 탱크, 원자폭탄 등 군사·무기기술은 인간에게 유익을 주기 보다는 인간을 짧은 시간에 더 많이 죽게 만드는 무기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진 상상이 악인가 선인가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달렸지만 때론 자연인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결코 문명의 발전이 좋은 건가 생각이 된다. 최근 BBC EARTH 채널에서 "벤포글과 야생의 남자들"을 보게 되었는데 탐험가 벤포글을 통해 보여주는 야생의 삶이 어쩌면 더 나은 삶으로 비춰지는 것은 뭘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인간이 가진 상상에서 가장 최고의 것은 내 생각으로는 '자동차와 비행기, 스마트폰'이 아닌가 싶다. 이 세 개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모든 것이 가능하고,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인간이 가진 상상의 산물은 인간에게 매우 도움이 되고 있다. 단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적인 기술 문명으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책은 총 다섯 개의 파트로 되어 있다.


PART 1에서는 우주 & 교통에 관한 부분이 나온다.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된데에는 전격Z작전과 더불어 1990년에 나온 폴 버호벤 감독의 <토탈리콜>이 인공지능 자동차를 만들게 하는데 큰 아이디어를 주었다. 그리고 이 사람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데 자율주행 자동차 발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SF 소설가인 '데이비드 H.켈러'이다. 그는 1935년에 발표한 소설 살아있는 기계를 통해 노인들도, 맹인도, 또한 아이를 학교에 내보내는 그 부모도 더이상 운전기사에 맡기지 않고 '새로운 인공 지능 자동차'에 태워 보내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첫 파트에서는 해저 2만 리소설을 통해 잠수함이 나오게 되었다는 것과 쥘 베른 소설 을 통해 달을 향한 꿈을 꾸면서, 인류가 대기권을 벗어나는 우주선을 쏘아 우주 탐사를 가능하게 한 내용들이 나온다. 읽을 수록 재미가 있고, 신비함을 느끼게 된다.

 

PART 2에서는 군사 & 무기에 대한 내용이 나오며, 이 또한 소설들을 통해 원자폭탄을 넘어 엄청난 우주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무기에 대한 아이디어의 근원지를 발견하게 된다.

 

PART 3에서는 생활 방식 & 소비자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신용카드와 더불어 CCTV에 대한 얘기, 복제기술에 대한 내용들이 흥미롭게 기록되어 있다. 특히 신용카드에 대한 예견이 빅토리아 시대의 작가 '에드워드 벨러미'의 소설 뒤를 돌아보며(1888)에 나오는데 소설을 읽고 싶을 정도로 작가의 상상에 빠져보고 싶다. 벨러미는 심지어 중앙 창고로부터 기송관(압축 공기를 이용해 우편물 따위를 운반하는 관)을 통해 각종 상품을 배달하는 사회주의 버전의 '아마존'에 대해서도 예견했다고 한다. 이 기송관들은 정부 직영 매장은 물론 각 가정집과도 연결되어 있으며, 부피가 큰 상품을 배달할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고 한다.

 

"혹 우리의 신용카드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지 않습니까?" 줄리안의 가이드는 이렇게 말하며 두꺼운 판지 하나를 보여준다. 그리고 이렇게 설명한다. "내가 이 카드로 구입한 물건들의 가격은 직원에 의해 체크됩니다. 이 네모난 점들을 찍으면 내가 구입한 물건의 가격이 나오거든요." p148

 

PART 4에서는 의학 & 생체공학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여기서 주목해 볼 내용은 영국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예견한 '도덕성을 병에 담아 다니는 시대'에 관한 얘기다. 그는 약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기분이 조절되는 미래를 정확하게 예견했다. 그런데 이 약들(흥분제인 동시에 환각제인 마약)은 전체주의적 통제를 가능하게 해주는 약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이러한 약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어둡고 은밀한 동기가 있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잠시 멈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약은 그들이 원하는 궁극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해준다. 완벽한 통제는 공포를 통해서가 아니라 삶이 실제보다 훨씬 더 즐거운 것처럼 보이게 만듦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합리적인 기준에서 보면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일들까지 좋아하게 될 만큼... 삶이 즐거워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내 생각에는 이런 일은 가능하다. p222

 

마지막 PART 5에서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부분이 나오는데 화상통화, 휴대횽 단말기, 사이버 공간에 대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특히 1968년에 개봉된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포스터를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거기엔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테블릿(아이패드)이 등장하고 있다.

 

어쩌면 이제 등장한지도 얼마되지 않은 아이패드가 이미 1960년대에 상상한 내용이라고 하니 인간의 상상을 결코 무시하지 못하겠다.

 

그렇다. 단순한 상상도 미래엔 분명 가능성으로 눈 앞에 나와 우리를 놀라게 할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내가 상상한 것이 눈앞에 나왔을 때 나는 놀랬다. 고향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처음으로 백화점에서 에스칼레이터를 타보게 되었다. 에스칼레이터는 나에게 문명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상상의 나래를 폈다. 이 에스칼레이터가 기차처럼 죽 이어져 있으면 그냥 앉거나 서 있다가 도착지점에 알아서 내리는 것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서 수년이 흘러 다시 서울로 오게 되었는데 아뿔싸 '무빙 워크(moving sidewal)k'가 내 눈앞에 있지 않는가?

 

분명 나 혼자만 생각한 아이디어이며 상상이었는데 그게 내 눈앞에 나타났으니 나는 충격을 받았다. 동시에 외람되지만 내 자신이 '천재'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언젠가 TV에서 저 건너편 나라의 원숭이(오랑우탄)가 도구를 사용하게 되면 반대편에 있는 원숭이가 그것을 따라서 하게 된다는 내용을 보게 되었는데 아마도 인간의 상상이라는 것이 누군가에 의해 생각이 되어지고, 그 생각이 또 발전을 해서 더 나은 도구로 나타나지 않는가 싶다.

 

따라서 한 개인의 상상이기 보다는 인류가 함께 소유하고 누리는 상상의 공용으로 인해 우리는 오늘날 문명 시대를 이루고 있다고 보아도 되겠다. 어떤 이는 인간의 상상력 또한 즉 창조적 아이디어 또한 인간 개개인의 산물이 아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어지는 신적 선물이라고 말한다.

 

분명 우리를 만든 존재는 얼마나 대단한 존재일까? 그래서 우리는 그 존재를 신(하나님)으로 부르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상상력에 대한 좋은 명언을 가져와 본다.


알다시피 몽상이란 어떤 것들의

모퉁이 너머를 바라보는 마음이다.

- 메리 오하라 -

 

상상력은

사람들이 띄워 올릴 수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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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육아 사전 - 그림으로 쉽게 배우는 생애주기별 건강, 심리, 문제 행동, 노화, 스트레스 관리 Pet's Better Life 시리즈
데이비드 브루너.샘 스톨 지음, 폴 키플.주드 버펌 그림, 문은실 옮김 / 보누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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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강아지와의 교감은 어릴적 부터였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어릴적에 강아지는 내 삶의 일부이고, 내 가족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런 마음이다. 나는 개와 고양이들을 모두 좋아한다.

지금은 여건이 안 되어 키우지 못하지만 은퇴 후 나는 개와 고양이를 키울 것이며 그것도 여러마리를 키우면서 애완견이 아닌 반려견, 반려묘로서 함께 여생을 보낼 것이다.

이 책은 반려견과 행복한 관계를 맺고 싶은 애견인을 위한 지침서이다. 머리말에도 나오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필요가 없고, 필요한 내용이 있다면 그때그때 찾아 읽어봐도 무방한 책이다. 그러나 읽어보면 알겠지만 처음장부터 개에 대한 이해도가 확장되면서 애견인이라면 반드시 완독을 추천한다. 들어가기 부분에서 저자는 주의를 주는 포인트를 주고 있는데 '만약 11-16쪽에 실린 개의 신체구조와 감각기관에 대한 설명과 비교해보고 이상이 있다면 즉시 수의사와 상의하라'는 그의 세심한 배려에 마음 깊이 저자의 애견사랑에 경의를 표한다.

들어가기 부분에 나오는 개의 신체구조에 대한 정보인데 눈에 대한 것이다. 개의 눈에는 눈꺼풀이 세 개나 있다고 한다. 윗눈꺼풀(상안검), 아랫눈꺼풀(하안검), 안쪽 구석에 있는 '제 3의 눈꺼풀(제3안검)'이 있다. '제3의 눈꺼풀'은 유리창의 와이퍼처럼 안구 표면세 낀 먼지와 이물질을 닦아내는 기능을 한다. 어떤가? 여러분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첫 부분부터 읽으며 강아지에게 미안했다. 그 이유는 내 자신이 강아지를 좋아하고,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나의 입장에서만 강아지를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랑하는 감정은 상대방에 대해서 다는 모르더라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는데 나는 사랑스런 개의 눈을 보고 있었지만 그저 나 위주의 눈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젖꼭지에 대해서도 그렇다. 나는 암수만 젖꼭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수컷은 기껏 사람처럼 두 개정도나 있지 않겠나 했는데 암수 모두 태어날 때부터 다 달고 나온다고 한다.

이러니 내가 개를 사랑한건지 아니면 그저 내 만족에 따른 개를 사랑한건지 매우 미안해 진다.

책은 부록까지해서 쳅터별로 1~11까지 단계별로 매우 잘 정리되어 있다. 개의 품종과 특성부터 시작해서 개(강아지)를 맞이할 준비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입양부터 몸짓 · 음성 언어 이해하기, 사회화 · 배변 훈련, 문제 행동과 해결법, 질병과 응급상황 대처법, 노견 케어법까지 그리고 마지막 부록엔 문제 행동 솔루션이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단체까지 세심하게 기록해두고 있다. 또한 강아지와 오래 함께한 반려인도 놓치기 쉬운 각종 육아 상식을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 이 책의 요지는 제대로 알아야 행복하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자료(농림축산검역본부)에 의하면 한 해 버려지는 반려 동물이 무려 13만을 넘는다고 한다.

한 해 버려지는 반려동물 13만 5,791마리.

이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입양 비율 26.4%

과연 반려견을 버리는 이들이 강아지를 제대로 좋아하기는 했는지 의문이다. 그저 인형처럼, 자기 욕망의 도구로서 강아지를 키우지는 않았는지 묻고 싶다. 더군다나 요즘은 유기견 학대 사건도 심상치 않게 들려와서 안타깝기만 하다.

강아지는 결코 필요한대로 쓰다가 버리는 용품이 아니다. 반려견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같은 가족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 반려견을 통해 얼마나 위로 받고, 얼마나 행복했는가? 얼마나 삶이 아름다운지를 반려견을 통해서 알게 되었건만 그저 어느 순간엔 똥개처럼 취급하며 스트레스를 풀어버리는 대상으로 여기니 기가 막히다 하겠다. 최근 자료를 보면 포항시 북구에 사는 견주 A씨가 자신의 강아지를 목줄을 잡고 2, 3차례 공중에서 쥐불놀이하여 입권된 적이 있다. 과연 그 머리엔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 궁금하다.

이렇듯 강아지를 키우려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는 운전면허시험처럼 시험을 치루어서 키우면 좋겠다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학대할 경우 학대 크기에 따라 징역 1년 이상이라도 감옥에 넣을 것이다.

이 책은 다른 책과는 다르게 그림으로 쉽게 강아지에 대해 이해하도록 하였다.

그래서 읽는 재미와 함께 가독성이 매우 좋다. 물론 가독성과 더불어 강아지에 대한 전문적인 부분과 모든 상식들이 눈에 확 들어오도록 편집을 잘 해주었다. 저자의 강아지 사랑이 책에 배어있다.

강아지에 대한 한 권의 책이지만 이 한 권이 마치 강아지에 대한 백과사전처럼 잘 정리되어 있어서 독자로서는 강아지를 입양하려는 사람들에게 필독서로 권하는 바이다.

강아지의 생각과 마음을 행동심리학적으로 읽도록 해주고, 부위별 관리법부터 각종 질병 및 응급상황 대처법과 강아지가 먹는 사료부터 좋은 간식과 나쁜 간식, 털, 피부, 눈, 항문 등 부위별 관리 방법까지 살펴보도록 해주는 이 책은 가히 애견인들에게는 사랑받는 책이 되리라 확신한다.

끝으로 시골에서 키우는 슈나우져가 생각이 난다. 가끔 생각하지만 그 개는 우리 가족에게 매우 깊은 사랑을 안겨주었다. 책을 보면 대형견은 10년, 그보다 작은 개들은 그 두 배까지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이미 우리 집에 입양 된지 10년이 넘었고, 그 전에 있었던 시간을 합하면 아마도 12살 정도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한 번은 '주몽(강아지 이름)'이가 집에 며칠을 안 들어 온적이 있다. 개는 죽을 때 주인이 안 보는 곳에 죽는 다는 얘기가 있어, 혹시나 죽었나 싶어 매우 걱정을 했다. 언젠가 이 친구가 쥐약을 먹어 죽을 뻔 했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혹시 그러나 싶어 마음을 많이 조렸는데 다행히도 살아돌아왔다. 그런데 피골 상접한 모습으로 돌아와 너무 안타까웠다.

이 아이가 노화가 되면서 귀도 잘 안들리고 이빨이 거의 다 빠져 먹는 것도 힘는데, 그런데 언제나 가면 너무 반기어 이 아이의 떠남(죽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 부디 건강하게 오래 살고 이제는 우리 인간의 사랑을 받아서 너가 행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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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스 쉐퍼의 라브리 이야기 - 최신개정판 믿음의 글들 29
이디스 쉐퍼 지음, 양혜원 옮김 / 홍성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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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지뮬러 목회자의 현대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라브리를 찾아오는 사람들에 대해서 라브리의 간사들이 공통적으로 믿는 한 가지는 하나님께서 기도 응답으로 사람들을 보내 주신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상대적이 되고 진리가 피폐해진 시대에 지성인들에게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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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경제 법칙 - 이 정도는 알아야 하는
태지원 지음 / 꿈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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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 개인의 상식을 위한 교양 도서로 보게 된 책이다.
최소한의 경제 지식을 알고 싶어서 《이 정도는 꼭 알아야 하는 경제 법칙》에 대한 책을 보게 되었다. 어쩌면 까다롭게 느껴지는 영역이기도 하다. 경제 뉴스나 경제 용어를 보면 그냥 소귀에 경 읽기처럼 느껴지고 피부에 와닿게 느껴지지 않아 그냥 멀리서만 지켜보는 정도였다. 뉴스가 끝난 후에 주식에 대한 뉴스가 나오는데 '코스피 상승세 지속' 이라는 말이 나오면 전혀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코스피, 코스닥이라는 비슷한 용어가 나오는데 이게 뭘 말하는 것인지 검색 조차 안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다. 주식을 해서 돈 벌려고 한 적도 없고, 세계 경제가 어떻게 굴러 가는지에 대해서도 별반 나에게 관심없는 안드로메다와 같은 저 멀리에 존재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래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이라면 최소한의 경제 법칙과 지식은 알고는 있어야 겠다는 마음이 불쑥 일어나면서 이 책은 나에게 손에 잡히게 되었다.

일단 가볍게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그 부분을 먼저 읽어 보았다.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는 것은 공짜일까?' 이 부분을 경제 용어로 '기회비용'이라고 부른다.
물론 우리는 이미 유튜버가 광고 이익을 통해서 경제적 이득을 보는 줄을 알고 있다. 자세한 내막을 보려고 살펴봤다. 우리는 무료로 보지만 사실 '광고 시청'이라는 대가를 지불하고 본다. 즉 경제학 용어 중에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명언은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 술집들의 마케팅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시 술집에서는 일정량 이상 술을 마시면 손님들에게 점심을 공짜로 준 것이다. 그러나 술값에 이미 점심 값이 포함된 것이다. 이처럼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대가가 따른다. 그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욕구에 비해 존재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를 선택하면 반드시 다른 하나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회비용이라고 부른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기회비용은 '명시적 비용'과 '암묵적 비용'의 합으로 이루어지는데 예를 든다면 이러하다. 맛집의 음식을 먹기 위해 실제 지출하는 비용은 명시적 비용이다. 그러나 그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여 돈을 벌 수 있다면 이 부분은 암묵적 비용이 되는 것이다.

출산률에 대해 그런 적용도 가능하다. 가구당 월평균 자녀 양육비가 1명인 경우 85만원, 2명인 경우 153만원, 3명인 경우 175만원 소요된다. 이를 산출해서 20년을 계산한다면 1자녀만 하더라도 2억원이다. 명시적 비용(출산 비용, 보육비, 교육비 등)만 생각해도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여기에는 여성이 자녀를 키우기 위해 포기한 수입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암묵적 비용이다.

이것을 계산해 볼 때 즉 명시적 비용과 암시적 비용을 합한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에 한국은 결국 출산률에 매우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몇 장 읽었을 뿐인데 이런 부분을 경제 용어로 정리하니 뭔가 경제에 대해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다.

재미난 부분이 또 하나 나와서 읽어봤다. 음식 쓰레기 종량제에 대한 부분이다.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서 영국에 있었던 '창문세'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일단 흥미롭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멀쩡한 건물에 창문이 없는 곳이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하니 바로 세금 때문인 것이다. 1696년 영국의 왕 윌리엄 3세는 잦은 전쟁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창문세'라는 세금을 국민들에게 걷기로 했다. 유리가 비싼 당시 유리창이 있던 건물은 부유함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그 창문의 개수에 따라 세금을 매긴 것이다. 그러니 창문세의 실시로 사람들은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창문을 합판으로 가리거나 아예 만들지 않은 것이다. 지각생들을 위한 벌금을 통해 지각생들이 지각비를 아끼기 위해 일찍 나서게 되듯 인간은 '합리적 계산'을 하며 계산하는 존재이다.

이처럼 강제나 명령 없이 적절한 보상이나 벌금 등으로 특정 행동을 더 많이 하게 하거나 줄이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경제적 유인'이라 부른다. 쓰레기 종량제는 그러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사람들은 실제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시작했다.

또 한 가지 눈에 들어오는 경제적 용어 가운데 '베블런 효과'에 눈이 갔다.
베블린 효과란 '명품백의 가격을 아무리 올려도 많이 팔리는 현상'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한국에는 샤넬 가방이 있다. 2007년만 해도 300만 원대였으나 2017년에는 700만원을 넘어섰다. 재미있는 사례를 말해본다면 오랫동안 팔라지 않던 모피 코트의 가격표에 직원이 실수로 0을 하나 더 붙였더니 금세 팔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격을 내리게 되면 누구나 살 수 있는 제품이 되기에 과시적 소비 대상자를 위해서 해당 상품의 수요를 줄이는 것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명품 브랜드가 많이 팔리는 이유가 있다면 읽으면 씁쓸해 진다. 즉 한국인들은 타인의 눈을 의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타인에게 과시하고픈 심리,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과 경쟁심이 한국인의 명품 소비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베블런 효과는 명품 시장만 아니라 아동용품이나 식품 시장에도 종종 나타났는데 바로 '유모차계의 벤츠'라고 불리는 유럽의 한 유모차 브랜드가 무려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리며 유명 브랜드 책가방 역시 수십만원에서 백만 원대를 넘어 팔렸다. 욕하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베블런 효과는 사람들의 소비에 얽힌 진실을 알려 준다.
구매자들은 항상 비용과 편익만을 염두에 두고 합리적 소비를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때때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신을 돋보이게 할 만한 소비를 한다."
p59

이 책은 경제학 또는 경제법칙에 대해 알려주면서 따분할 정도로 어려운 용어나 논리를 사용하지 않고 일상 속에 있는 예를 통해 경제 키워드부터 꼭 알아야 할 경제 법칙까지 다양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그 부분이 책을 술술 넘어가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 예란 이러한데 '가성비'는 어떻게 유행어가 되었을까? 경기가 나쁘면 립스틱을 많이 산다고?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맥주에도 비밀이 있다고? 미국 사람들이 차 대신 커피를 많이 마시는 까닭은 무엇일까? 애플, 아이폰 공급으로 수요를 만들어 내게 돈 이유 등등 눈에 익숙한 일상을 가져와 경제학을 가르쳐 준다.

조금 더 읽다보면 어려운 용어와 함께 미국-중국 간 무역 분쟁이나 OPEC의 석유 생산량 결정이 국내 기업과 근로자들의 운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정부가 시장에 어떻게 개입하면서 국가 경제의 두 마리 토끼인, 물가와 실업을 어떻게 잡아가는 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서 관심 또는 골치아픈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읽어보면 저자는 매우 독자가 읽기 편하도록 설명해 주고 있다.

마지막 부분인 미성년 금수저들에 대해 다루면서 빈부 격차의 미래에 대해,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 짚어주고 있는데 이대로 지속된다면 미래가 더 암울하게 다가 올 수 있으니 국가적 정책이 빨리 요구된다는 말에 경제를 하는 주체인으로서 이제는 이 사회의 경제적 단면을 그냥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이런 최소한의 경제학에 대해 학교에서 필수로 다루어 준다면 유대인처럼 우리나라도 얼마든지 경쟁력 있는 국가로서 설 수 있다고 보며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마친다.

이 책의 한 문장

경제적 불평등 현상을 연구하는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자신의 저서 《21세기 자본》을 통해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지금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갈수록 전 세계에서 빈부 격차가 심해질 것이라 예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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