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에 담긴 주제는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이탈리아의 어느 시골 작은 마을이 배경이 되며 주인공으로는 돈 까밀로 신부와 공산당 읍장 뻬뽀네이다. 이 둘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매 쳅터마다 흥미를 더해주면서 이야기는 엮어진다. 그런데 여기서 조연격으로 나오는 존재가 있는데 바로 십자가에 달린 예수이다. 돈 까밀로는 이 예수와의 대화를 통해 조언을 받고 행동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포복절도할 정도로 재미나며 한 번씩 멈춰 생각을 하게 된다.(물론 포복절도의 의미는 이탈리아식의 의미이다)
그런데 이 만화를 읽기 전에 주의할 점은 한국인의 정서상 어쩌면 밋밋한 웃음을 지으며, 조금의 실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독자인 나 또한 매우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저자가 웃음 포인트를 살려내려고 하는 부분인거 같은데 포복절도하게 웃기 보다는 이런 부분에서 웃는거 구나 하며 이탈리아식의 해학을 이해해 보고자 하였다.
암튼 이 책은 읽기 전에 꼭 책 뒤쪽으로 달려가서 '작품 해설'과 함께 '옮기이 후기'를 보고 읽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단순한 코믹만화가 아닌 우리 인간에 대한 얘기가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940-1950년 무렵 이탈리아 북부 시대의 상황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한 세기 전의 이탈리아 통일운동과 계몽운동, 사회주의와 파시즘, 공산주의 혁명과 그에 맞선 그리스도교 민주당의 대응, 그리고 무엇보다 2천년 역사를 간직하고 이 땅을 중심으로 성장한 유럽의 그리스도교 문화 등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두 주인공은 서로 다른 이념과 믿음으로 끝없이 대립하며 나아간다. 때론 주먹을 날리며,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서로 죽일 듯이 달려들어 상대방을 압박하고 곤경에 빠트리기도 하지만 그런데 이 두 사람의 속마음은 행동과 다르게 서로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서려있다. 말없이 상대방에게 필요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며 서로의 안위를 생각해 주는 부분을 보면 인간이 가진 서로 다른 이념과 믿음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된다.
그렇다. 이 두 사람은 이념과 믿음을 달리하지만,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이 어우러진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공통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두 사람의 관계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보게 하는데 즉 정치적, 지역적, 이념적, 종교적 차이로 서로 갈리고 무조건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비난하는 모습이 어쩌면 이 만화 주인공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서로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에는 서로의 처지를 동정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는 인간미와 인간애를 여기서 분명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