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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 삶의 여백을 사랑하는 일에 대해
김신지 지음 / 잠비 / 2023년 1월
평점 :
바쁘게만 살고 있던 일상에서 가끔씩 어린시절 꿈과 희망이 가득하던 시절을 꿈속에서 만나기라도 하면 한없이 마음이 평안하고 얼굴 가득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게 된다. 그렇게 한없이 웃고 즐거웠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가 다람쥐 쳇바퀴처럼 똑같은 일상의 반복으로 무기력해지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열심히 산다고 발버둥치고 있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데도 살림살이는 크게 변화가 없고 점점 다가오는 노후 걱정으로 근심만 쌓이는 것 같다. 가뜩이나 현재는 코로나 펜데믹 이후에 아직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지 못했기에 우리 모두에게 답답하고 막막한 일상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를 이렇게 오래도록 착용하고 살게 될줄 정말 아무도 몰랐을텐데...이제는 마스크도 벗어던지고 싶고 내 삶에 새로운 활력소도 불어넣고 싶고 지금보다 조금만 더 마음 편하게 살아가고 싶은 작은 소망이 간절한 것 같다.
이 책은 김신지 에세이집이다. 삶의 여백을 사랑하는 그녀는 이 에세이집에서 우리가 잊고 살던 추억들을 하나씩 둘씩 꺼내어 마음 깊은 곳에 꽁꽁 숨겨져 있던 내 마음의 여백을 찾아주고 있다. 어린시절 엄마품에서 행복해 하던 모습도 언젠가부터 까맣게 잊고 살았던 부분이었는데 저자의 어머니의 소박한 일상을 들추어 보면서 나의 마음속에서도 흐릿하게 느껴지던 친정엄마의 모습을 데자뷰처럼 떠오르게 한다. 나의 어머니도 그렇게 어렵게 삶을 살아 오셨었는데...어린시절 어머니의 모습은 항상 힘들고 지쳐있는 모습이었는데...이젠 성인이 되어 그런 어머니를 위로하며 옛이야기 하면서 같은 여자로서 어머니를 이해하고 함께 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저자의 어머니의 짧은 일기를 들추면서 내 어머니의 모습을 조용히 떠올리면서 잠시나마 어릴적 나의 모습을 들추어 보면서 나의 여백을 찾아가게 된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살면서 반딧불이를 찾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저자가 찾아본 반딧불이는 사라진게 아니다. 이 시대에 반딧불이는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그대로 숲속에서 살아가고 있을것인데 너무 밝고 화려한 세상으로 변화하면서 우리가 어두운곳에서만 살아가고 있는 작은 불빛의 반딧불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렇게 밝은 세상이 아니었기에 캄캄한 밤에는 작고 작은 반딧불이를 숲속 어딘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수 있었을 것이다. 이젠 잠시 나와 내 주변의 빛을 내리고 어둠속에서 나만의 반딧불이를 찾아보며 대화해 보는 시간도 가져보고 싶어진다. 나의 세상에서 너를 만나는게 아니라 반딧불이의 숲속에 잠시나마 초대손님이 되어 방문하고 싶어진다.
삶의 여백이란 것이 과연 존재할까? 이 책을 읽기전까지는 고개를 갸웃거렸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항상 부족하다고 여기며 바쁘게 살았다. 항상 시간이 없다는 말이 입버릇처럼 흘러 나왔다. 그런데 시간이란 내가 만들어 가면 되는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깨닫게 된다. 저자는 추억을 하나씩 들추면서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여백을 찾을수 있도록 힌트를 주고 있다. 누구나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소중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성인이 되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하면서 살줄 알았는데 우리는 너무 한곳만 바라보며 소중한 여백을 놓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제부터라도 잠시 나를 돌아보는 여백을 갖는 시간에 집중하며 마음돌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저자의 어머니처럼 나만의 일기를 작성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것이 아니라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여백 찾기를 시도해 보고 싶어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