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갈월동 반달집 동거기 -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정송이 지음 / 정은문고 / 2023년 6월
평점 :
동거커플에 대한 방송을 본 기억이 난다.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젊은 세대들을 이해한다것이
참 어려운 부분이 있을수도 있다.
보수적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세대와
생각자체가 많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 어엿한 자기 앞가름을 할 때가 되었을 때
부모는 이제 자녀 스스로 자신의 앞날을 구축해 나갈 수 있도록
뒤에서 응원만 해 주면 되는 것인데 혹여나 힘들게 살까봐
걱정하는 마음에서 이런저런 잔소리를 하다 보면 모든 게
간섭이 된다고 여기게 된다. 그래서 자녀들이 성인이 되면
부모와 떨어져 살아야 하는게 맞다고 본다.
이 책은 젊은 남녀가 서로 사귀다가 자연스럽게 동거커플로 이어져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얼마 전까지 해도 동거라는 것이
세상 편견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컸다면 요즘은 아예 공개적으로
동거한다는 것을 알리고 시작하는 커플들이 많아진 것 같다.
이 또한 세상의 흐름이 아닐까 싶다.
다른 어느 때보다 결혼을 하고서 쉽게 이혼하는 부부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한번 결혼을 하면 검은 머리가 파 뿌리가
되도록 끝까지 가정을 책임지고 살아야 한다는 이론은
이미 예전 우리 선조들로 거슬러 갈 뿐이다.
물론 이혼이란 그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결론이었을 것이다.
서로 사랑해서 만나고 결혼까지 결정 할때는 평생을 함께 하고
싶었을것인데 살아보면 그동안 알고 지내왔던 남녀의 마음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고 또 살아온 패턴이 다르고 가정환경이
달랐기에 적응하기도 쉽지 않을수 있다.
고부간에 갈등이 이혼에 가장 큰 부분이었던 때와는 사뭇 다르게
요즘은 부부간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살아보고 결혼하자는 말들이 나오곤 한다.
일단 동거를 시작해보고 서로의 진면모를 알고 나서
그래도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지 알고나서 확실하게
결혼 도장을 찍는다는 요지는 좋은 것 같기도 하지만
어른들의 눈에는 그래도 아직은 동의하기에 반반인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이제 갓 서른을 넘기면서 동거한 지 몇 년 지나지 않았다.
남자친구의 같이 살자는 말에 당황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자신이 먼저 함께 살자고 할 정도로 서로에게 끌림이 있었고
작은 방이라도 얻으려고 고군분투하던 때를 파노라마처럼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서울 집 값이란 말하지 않아도 이미 모두가 알 터이다.
적은 금액에 맞춰서 찾아 가다보니 어느새 갈월동 반달집을
찾아내게 되었고 오로지 창문 하나에 꽂혀서 남산타워가 보이는
야경도 좋고 그나마 탁 트인 곳으로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아내어 무언가 달달함이 묻어나는 일상들을 공유하고 있다.
반달을 닮아서 반달집인가? 창문 너머 야경을 벗 삼아
술 한잔 기울이는 밤은 참으로 아름답게 보일 것만 같다.
작은 집을 얻어서 서로 꾸미고 닦고 하나하나 살림을 장만하는
그 자체가 이미 너무 재미있고 낭만적인게 아닐까 싶었다.
주인 할머니의 패션을 보면서 무언가 남다른 집이겠거니 하는
생각도 들었었는데 마지막에 그 할머니와의 헤어짐을 보고 많이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었다. 무엇보다 남들이 모두 비공개로
동거하는 커플들이 많은진대 이 커플은 가족도 형제도 직장에도
모두에게 이렇게 당당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 대단하게 보인다.
이렇게 예쁘게 살아가다 결혼을 진짜 하고 싶을때가 오면
당당히 결혼식도 올리고 예쁜 아가도 낳고
그렇게 평생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옆에서 조용히 응원해주고 싶은 갈월동 반달집 새내기 커플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