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06
헤르만 헤세 지음, 송영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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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한스는 내성적이지만 어릴때부터 영리한 아이였다. 가난한 시골마을에서 개천에서 용 난 격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신학교에 2등으로 들어가지만 주위의 바램들과는 달리 적응하지 못한다. 후에 학교를 떠나고 삶을 방황하다 자살인지 실수인지 물에 빠져 죽어버린다.

헤세의 자전적 소설이다.
자신은 죽지 못하고 소설 속 주인공을 죽여버린 헤세.
˝우리 애는 착한데 친구를 잘못 만나서 그래요˝같은 상황도 있지만 마지막 구두장이 말처험 주위 어른들도 한스를 죽게 만든데 잘못이 있다.
쉬고 놀 방학에도 공부만하게 했으니 수도원에서 만난 자유분방한 하일러같은 인물에게 빠지는게 이상할것도 없다.
공부와 주위의 기대를 져버리기엔 마음이 약하고 친구와 자유는 가까이 하고싶으니 신경쇠약에 우울증이 걸릴 수 밖에.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은 이런 상황이 배는 힘들다.
다른 얘기지만 무딘 사람이 남의 속 잘 모르고 예민한 사람되기 어렵듯이 예민한 성격이 무뎌지기는 정말 힘들다. 수 많은 고통의 시간을 보낸 후에 체념 한다면 모를까.
민감한 사람들한테 예민하게 굴지말고 성격 바꿔보란 소리가 쉽게 할 말은 아니다.
[점심 시간이 고통스러웠다. 시종 싱글벙글 웃는 아버지 말에 대답도 해야 했고, 마음에도 없는 익살을 부려야 했다. 점심을 먹고 뜰에 나가 햇볕 아래서 몽유병자럼 15분쯤 보내고 나자 또 일터로 가야 할 시간이었다.]

[그는 사과나무 아래 축축한 풀밭에 드러누웠다. 온갖 불쾌한 감정과 불안감, 걷잡을 수 없는 생각 때문에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더럽혀지고 모욕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버지에게 도대체 뭐라고 말해야 하나? 내일은 어떻게 될까? 이제 영원한 품속에서 쉬어야 할 것 같았고, 잠들어야 할 것 같았고, 부끄러워해야 할 것 같았다. 아주 녹초가 되어 비참한 생각이 들었다. 머리와 두 눈이 쑤시고 아팠다. 일어서서 걸어갈 기운조차 없었다.]
한스 아버지가 아이를 대하는 방식이 안타까웠다.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냉대하는 사람. 요즘에도 종종 본다.
고작 초등학생밖에 안된 아이에게 냉소와 거칠고 모진 말들을 내뱉는 아빠들.
그래도 부모라서 다 사랑한다는 말로 잘못을 감추는 비겁자들. 반성좀 해야 한다.

가물가물한 데미안과 느낌이 비슷하다.
한스에서 진화한게 데미안이고 한스가 방황했다면 데미안은 인간 삶의 목적을 알아냈다는게 좀 다르다.
데미안을 다시 읽어 봐야겠다.
다시 보면 더 좋을거 같다.

결국 그도, 그의 분노도 잠을 이기지는 못했다.
바로 그 시각, 그처럼 위협을 받던 한스는 벌써 차가운 몸이 되어 소리 없이 천천히 어두운 강물을 따라 골짜기로 흘러가고 있었다

구역질도, 부끄러움도, 괴로움도 없이. 어둠 속에 떠내려가는 그의 허약한 몸뚱이를 차갑고 푸른 가을밤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까만 물결이 그의 양손이며 머리칼, 창백한 입술을 희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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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 찾기 2017-02-28 0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원한 품 속에서 쉬어야 할 것 같았고, 잠들어야 할 것 같았고, 부끄러워해야 할 것 같았다.....
좋네요,,,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쉐기쉐기몽쉐기 2017-02-28 11:40   좋아요 1 | URL
그쵸그쵸? 좋더라구요 ^^

고양이라디오 2017-02-28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레바퀴 아래서>도 읽어보고 싶은 소설입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쉐기쉐기몽쉐기 2017-02-28 11:4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cyrus 2017-02-28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 그리고 인물들이 처한 상항이 전체적으로 무겁고, 답답해보였습니다. 이 소설 이후로 헤세의 소설을 읽기가 부담스러웠습니다. ^^;;

쉐기쉐기몽쉐기 2017-02-28 19:57   좋아요 0 | URL
아 그랬군여. 그런면이 있어여. 전 더 궁금해져서 더 읽어볼 생각이들었는데 ^^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은유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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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사랑하는 일을 왜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애인이나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다른이를 만나는것에 대한 작가의 사상)
네 남편이여도? 한때 뜨겁게 사랑했던 사람이고 그의 사랑을 존중해 줄 것이라고?
가끔 이런 사람들이 있긴하다. 소설에서도 일반인 사이에서도 있는 캐릭터들.
그들의 대답은 거의 ‘어쩔 수 없지‘다.
가끔 그렇게 너그러워지고 삶에 초연해지는 상태에 놓일때가 있다. 무엇이든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것 같은 상태.
그런데 실제로 일이 닥쳤을때 그 사랑을 존중까지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좀 그래보고 싶다.

"대통령이 애를 안 낳아봐서 그렇다. "
.....다시 생각해도 참 무심한 논리다. 한 사람의 지적, 정서적 무능이 출산 경험의 부재에서 나왔다는 발상. 다산할수록 성불한다는 말인지 뭔지 모르겠다. 그건 애 낳지 않은 여자들에 대한 집단닥 모독이고 애 낳은 여자들에 대한 편의적 망상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형성은 ‘출산‘ 유무와 상관이 없다. 남자의 성숙이 ‘군필‘ 유무와 무관한 것과 같은 이치다.

대대손손 소통 불능의 장애를 겪는 남성들. 그렇게 살아도 삶이 유지됐으므로 타인의 심정을 헤아리는 능력이 퇴화한 것이다. 무심함이 무뚝뚝함, 남자다움으로 미화된데다가 학교나 학원에서 안가르쳐주니까 관 뚜껑 닫힐 때까지 모른다. 모르고 편하게 살다가 죽는 남자들이 많으니까 그만큼 한평생 고생만하다가 죽는 여자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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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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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오년째 폐지더미에서 일하는 한탸가 책을 압축해 꾸러미를 만든것처럼 이 책 역시 압축하고 농축해서 발효시킨 찐덕찐덕한 표현들의 꾸러미같다. 깔끔하지 않다.
처음에 나오는 비유들은 오글거렸다. 예를들면 이런것.
[나는 근사한 문장을 통째로 쪼아 사탕처럼 빨아먹고, 작은 잔에 든 리큐어처럼 홀짝대며 음미한다. 사상이 내 안에 알코올처럼 녹아들 때까지. 문장은 천천히 스며들어 나의 뇌와 심장을 적실 뿐 아니라 혈관 깊숙이 모세혈관까지 비집고 들어온다]
일부러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멋드러지게 만들어내려고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후로 읽다보면 금새 사라지는데 엄청 감성적이고 너무 심각하게 고독해보여서 잠시 거부감이 들었던것 아닌가한다.

위대한 책들로 뜻하지 않게 교양을 쌓았다고 반복하는 한탸지만 실제로 남들에게 교양있어 보이지는 않을것이다.
혼자 속으로 쌓은 교양일지는 모르지만 교양의 가식적인면이 그에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 느끼고 행동한다.
그가 쥐 새끼들이 압축기로 빨려들어가는 모습을 보는장면이나 엄마의 유골을 무 밭에 뿌리고는 맛있게 먹었다는 표현, 뜨거운여름에 방치되어 썩어 문드러진 삼촌의 유해를 삽과 흙손으로 긁어내는 장면등에서 그의 가식 없음을 느꼈다.

주인공과 과거의 연인 만차는 똥과 관련이 깊다.
아....이런 얘기 정말 싫어하는데 책 전체에 걸쳐 몇번이나 나오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사람들에게 발생확률이 극히 적은 일이 주인공에겐 세번씩이나 닥친다. 특히 좋아하는 여자와 잘되가나 싶으면 일어나는 일이다.
누군가와 좋을만하면 일어나는 주인공의 재수없는 상황을 가장 쉽게 망했다는 이미지를 주는 똥에 대한 이야기로 만들어 넣었는지도 모른다. 타인과의 만남을 방해하는 똥이라니...
이렇게 주인공 주위엔 늘 더러움이 함께한다.
똥을 포함해 먼지 가득한 낡은 책, 쥐새끼들, 씻지 않은몸뚱아리, 더럽고 낡은 지하실, 하수구같은 것들이다.
그것들과 가까울수 밖에 없는 가난하고 고독한 운명의 주인공은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이자 책들과 함께 압축기 속으로 들어가 뼈가 꺾이고 내장이 터져서 책과 한 꾸러미가 된다.
뜻하지 않게 홀로 교양을 쌓았지만 타인과의 교류 없는 심각한 고독은 사람을 병들게 할 뿐이다.
짧은 소설인데 너무 길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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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세계 편 (반양장) -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 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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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배운 내용들인데 이미 저 먼 기억속으로 가버린것들.
역사, 경제, 사회, 윤리, 정치의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설명을 쉽게 잘 했다.

보수인가 진보인가?에 대한 물음이 기억에 남는다.
자본가이면 보수를 선택하고, 노동자이면 진보를 선택하는것은 타당해 보인다. 반면 노동자이면서 보수를 선택하는 사람들에대한 채사장의 의견은 이렇다.
[가난한 사람이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부유한 타인들의 이익을 위한다는 것은 전혀 윤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④(노동자-보수선택]를 선택한 이가 있다면, 그는 경제와 정치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누가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지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시대, 어느 나라에나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노동자가 보수를 선택하는 이유에는 역사적인 원인들도 있지만 말이다.

예전에도 이런책이 있었나? 세상 참 좋아졌다. 고등학생들에게도 추천한다.
단, 티비보고 스마트폰 할 시간은 있어도 바쁘다는 핑계로 책 한권 읽지 않고 비판적 사고없이 미디어와 댓글 지식으로 사는 세상에서 얕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의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의 사람이 주위에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나부터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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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2-1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에 비해 별점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와 <장미의 이름> 별점을 보고 수긍했습니다. 채사장의 책들은 쉽고 간결하고 단순하게 정리를 잘해줘서 좋아합니다^^

쉐기쉐기몽쉐기 2017-02-17 14:05   좋아요 1 | URL
네 정말 쉽게 잘 써놨더라구요^^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전세계가 주목한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
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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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을 무시하진 않지만 삶을 잘사는 방법을 현자들만이 아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직접 경험이 없이도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것이다라는건 예상할 수 있지 않나.
노인이 되기전이라도 살다보면 참된 삶에대한 감이 어렴풋이나마 오는데 다른것에 한눈 팔다 놓치는건 아닌가싶다.
결혼에관한 부분이 많이 눈에 띈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은 너무 흔하다.
가능성 희박한 사람에게 모든걸 걸지 말고 혼자살면 살되 배우자는 신중하게 만났으면 한다.
그들의 말처럼 비슷한 사람과 결혼하고 가치관과 배경이 비슷한 사람으로.

결혼, 일, 육아든 삶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천명이 넘는 노인들을 인터뷰하고 자료를 모아 집필하는데는 5년이나 걸린책인만큼 새겨들어야할 말이 많다.

상대에 대해 서로 충분히 깊이 알기 전에는 절대 서두르지마....결혼을 결정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인데도 사람들은 늘 그 덫에 걸린다니까

결혼식장에 들어가기 전에 두 번이고,세 번이고 아니 열 번 이라고 충분히 생각해야 해. 그 어떤 결정보다도 신중해야 하니까. 특히 결혼하고 싶은 동기를 더 철저히 살펴서 만약 그릇된 이유라면 결정을 미루고 기다릴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네

배우자와만이 아니라 결혼과도 ‘결혼‘한 것이다.
결혼관에 충실하고 그 개념을 진지하게 생각하라.

시간은 삶의 본질이다. 삶이 아주 짧은것 처럼 살아라
중요한 일들은 지금 당장 하라

걱정은 시간을 독살한다. 삶을 충만하게 만들고 싶다면 작게 생각하라.
일상의 즐거움에 적응하고 그것을 음미하는 법을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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