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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상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평점 :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제목이 정말 거창하다.
그래 책을 팔려면, 읽게 하려면 제목이 정말 중요하지.
물론 제목으로 고르다 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건 아니였다.
진짜 꿀잼.
몇장 읽다보면 퀴어 소설이구나라는 느낌이 오는데 키스를 했다거나 섹스를 했다는 부분에선 일이초간 상상할뻔 하다가 바로 빠져 나오게 된다. 아직은 적응이 안되서.
기존에 보던 소설들이랑 다르게 형태가 특이하다. 장난인가 싶다가도 신선하고 웃기다.
모든 연애에서 나타나는 간지러움, 기쁨, 구질구질함 같은게 담겨 있는데 난 유치원 아들 뒤밟는 장면이 제일 생각나더라.
언젠가 직접 겪게 될 일이라서 그랬는지 눈물도 펑펑 흘리면서 함께 카타르시스도 느꼈다.
공의 기원은 재미 없어서 읽다 말았다.
뜬금 없지만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이젠 남들이 좋다며 읽어 보라해고 재미 없는 책을 읽지 않을 거다.
언제나 건강할줄만 알았던 엄마를 떠올리니 재미 없는 책에 시간을 쏟기가 싫다.
미안하다. 작가는 최선을 다 해서 썼는데 재미 없어서 읽다말았다는 글을 보면 얼마나 속상할까
아닌가. 니가 뭔데 하며 피식하려나.
꿈 그거 좋지. 그러나 이거 하나는 기억하게, 기회는 기차와도같아 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지. 기차는 매일 매시간 돌아오는데 도대체 무슨 개같은 소리일까 ‘생각하며, 그렇게 나의 첫번째 회사생활을 정리했다.
1엄마가 생선 가시는 진짜 잘 발라줬는데..... 그가 갑자기 생선 가시를 바르기 시작하더니 두툼한 꽁치 살을내 밥공기에 슥 얹어놓았다. - 아이고, 그런 의미는 아니었는데. 아이고, 죄송해라. -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 저도 좋아해요. 꽁치 맛있죠. - 꽁치 말고, 당신이라는 우주를요. 용암을 뒤집어쓴 폼페이의 연인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아주 뜨거운 것이 나를 덮쳤고 순식간에 세상이 멈춰버렸다. 스피노자가구별했던 감정의 종류는 마흔여덟 가지. 그중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욕망일까, 기쁨일까, 경탄일까, 당황일까. 그가 나에게느끼는 감정은? 호기심에 기초한 경멸일까, 아니면 나와 같은 종류의 것일까. 나는 감정의 철학 수업에서 배웠던 몇 개의 키워드를더올리며 정신없이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 형, 내가 이쪽인 줄 알고 있었어요? —네, 처음 본 순간부터 알고 있었는데요. - 우리가 이렇게 될 것도 알고 있었어요? —네, 그것도 처음부터. 도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알 수 없었다. 자신은 세상천지에 가장 남자답고 매력적인 사람이며, 나는 그냥 게이스러운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게 있다면 그것이) 몹시 티나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꼰대 디나이얼 게이 같은 점이 소름 끼치게 싫었지만그런 그에게 정신없이 빠져드는 내 마음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를 알기 위해, 나아가 그에게 빠져드는 나 자신의 마음을 알기 위해, 그 모순을 해석하기 위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가 하는 모든것들을 속속들이 관찰했고 기록했다. 천년만년 학위논문을 쓰는대학원생처럼, 절박하고 가련하게.
별것도 아닌 걸로 토라진 나는 그와 세 발짝쯤 될어져 걸었다. 그는 자기 앞주머니의 개나리를 내 귀에 슬쩍 꽂아놓고는 아이론으로 내 사진을 찍었다. 나는 사진을 보는 척하며 장난으로 그를안았고, 그는 진심으로 질색하는 표정을 지으며 질적 뛰었다. 나는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상심하다가 귀여워하다가 자증이 나다가 초단위의 감정 기복을 반복했다. 그래도 봄의 올림픽공원만큼은 는 물이날 만큼 아름다워서 나는 이 말도 안 되는 감정 기복이 날씨 때 . 문인가, 하루종일 환자만 들여다보고 있다보니 나가지 어디가 고장났나, 뭐 그런 생각을 하며 풀잎 같은 걸 편히 귀에도 아보고 남들이 하는 천진난잡한 짓거리를 다 하고 있었다.
주름이 깊어졌고 잔신경질이 늘었다. 그에게서 인생의 힘든 지점을 지나는 사람 특유의 뒤틀린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라고 해서뭐 다를 건 없었다. 만성비염을 얻었으며,
엄마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좀 받고 싶어졌다. 딱 한 번이라도, 미안하다는말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럴 일은 없겠지. 그럴 일은 아마 영영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잠시라도 사과받고 싶은 마음을 품은 나자신이 우스워졌고 얼른 가방을 싸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코를골며 잠들어 있는 그를 내버려둔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날 나는처음으로 동이 트기 전에 홀로 그의 집을 나섰다. 미제의 문물, 자본주의의 산물이 된 채로,
나는 그의 집 우편함에 편지를 꽂아놓았다. 말이 좋아 편지지그를 만나는 내내 써왔던 일기를 찢어놓은 것에 불과했다. 서른 장도 넘는 일기에는 그를 만날 때마다 끓어넘치던 나의 과잉된 감정이 담겨 있었다. 나는 내가 무엇을 썼는지 알지 못했다. 그와 내가어떤 관계였는지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알지 못하는 것처럼, 일기의 마지막 장에는 우리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달라고, 연락을 기다리겠다고 썼다. 나는 마치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던지듯 그에게 내날것의 마음을 던졌다.
- 너무 애쓰지 마. 어차피 인간은 다 죽어. ‘ 그게 엄마가 할 말이냐고, 묻고 싶었다. 왜 이렇게 됐는지 묻는 게 순서가 아니냐고, 사실은 내내 내게 묻고 싶은 말이 있지 않았 ‘냐고, 물어봐야만 할 게 있지 않냐고, 묻고 싶었다.
에 뭐하나 봤더니, 거리에 있는 모든 가게 앞에 서서 일일이 들여다보고 관찰하고, 때로는 만져도 보고 그러고 있더라.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그 모습을 뒤에서 보는데 화가 나는 게 아니라, 덜컥 무섭더구나. 네가 더이상 내가 아는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에. 네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네가 걷고 싶은 길을 너의 속도로 걷는 게, 너 만의 세계를 가진 아이라는 게 그렇게 섭섭하고 무서웠다. - 그때부터 산만했나봐, 나. - 그래서 너를 많이 괴롭혔던 것 같네. 간이 작아서. 너를 간에종지처럼 좁은 내 품안에 가둬놓고 싶었나보다. 엄마는 반쯤 잘려나가고 없는 간 부분을 만지며 씨익 웃지며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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