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이야기 자체로 생명력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읽는 사람들의 수만큼 다양한 감상으로 읽혀야 하고, 설사 별다른 느낌이 없을지언정 저자의 노골적인 의도를 들키면 안 된다 생각한다. 아니, 애초에 의도를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불륜」이전에도 코엘료의 책을 더러 읽기는 했었지만 부끄럽게도 마음에 남아있는 특별한 기억은 없다. 훈훈했지만 딱 그 정도였던 것 같다. 아마도 저자의 뜻대로 따라오도록 (친절하게) 강요하는 글이 내 취향이 아닌 것도 있겠고, 그런 목적이라면 소설이 아닌 다른 장르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이야기 자체가 목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소 선정적인 소재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읽었던 이 책은 저자의 성찰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을 뿐 소설로서의 매력은 전혀 없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코엘료가 지시하는 대로 극적인 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처럼 느껴졌다. 이야기가 도구로 전락해 아무 맛도, 감상도 안 난다고 할까.. 코엘료를 좋아하시는 분들껜 죄송하지만 부정적인 감상도 감상이니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