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행 야간열차 (윈터 리미티드 에디션) 세계문학의 천재들 1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전은경 옮김 / 들녘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라이문트 그레고리우스의 삶을 바꾸어놓은 그날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똑같이 시작됐다. ˝



철학적 사색의 깊이를 느끼며 급하지 않게 천천히 곱씹어 읽었던 책이다. 낯선 책을 펼쳐들고 첫 문장을 읽어보면 이 책을 좋아할 수 있을 것인가를 알 수 있다. 다짜고짜 시작되는 이야기와 가볍지 않은 문장에 작가의 생각을 따라 흘러가고 싶어졌다.



˝소리 없는 우아함.
익숙한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이 격렬한 내적 동요를 동반하는 요란하고 시끄러운 드라마일 것이라는 생각은 오류다. 이런 생각은 술 취한 저널리스트와 요란하게 눈길을 끌려는 영화제작자, 혹은 머리에 황색 기사 정도만 들어 있는 작가들이 만들어낸 유치한 동화일 뿐이다. 인생을 결정하는 경험의 드라마는 사실 믿을 수 없을 만큼 조용할 때가 많다. 이런 경험은 폭음이나 불꽃이나 화산 폭발과는 아주 거리가 멀어서 경험을 하는 당시에는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인생에 완전히 새로운 빛과 멜로디를 부여하는 경험은 소리 없이 이루어진다. 이 아름다운 무음에 특별한 우아함이 있다. ˝ (p55)



문장마다 사색하고 또 사색했다. 소설의 여운을 느끼고 싶어 영화도 봤지만 책이 훨씬 좋았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무엇이 없는지 알지 못해요.
그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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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5-05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가 철학자라 문장이나 내용이 그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의 책 삶의 격,을 더 좋게 읽었어요.

물고기자리 2015-05-05 07:4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래서 좋았어요 <삶의 격>도 읽고 있는데 글 읽는 취향이 비슷한 분을 보니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