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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의 행복 - 행복해지고 싶지만 길을 몰라 헤매는 당신에게
법륜 지음, 최승미 그림 / 나무의마음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어느 휴일.
거실에 아이들 둘이 논다. 노곤하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 목소리를 들으며 안방 침대에 이불을 덮고 누웠다. 옆에는 남편이 먼저 누워 쉬고 있다. 이런저런 농담으로 웃다가 이 책 `행복`을 폈다.
요즘 `꾸뻬 씨의 행복여행`이란 책과 영화에 대한 글을 읽은 후 펼친 또 `행복`에 관한 책.
이 책을 펼치면서 난 기억했다.
별것 아닌 지금 이 순간이 `행복`이다. 잊지 말자. 그렇게.
사실 나는 작년에 팟캐스트에 나온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대부분을 들었다.
게다가 집에 소장하고 있는 `야단법석`이란 책을 대충 다 본 후라서 이 책이 새로울 것이 없었다.
이미 어디선가 들었고 어디선가 읽었던 부분이다.
다만 이런 내용을 `행복`이란 카테고리로 따로 만들어서 출판한 것이다.
새로운 관점으로 읽는 말씀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1. 왜 내 삶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까?
먼저 이 책에서는 스님이 말하는 삶이 꼬이는 이유에 대해 강하게 얘기해 준다.
우린 우리 기준으로 모든 것을 본다. 내 편이 아니면 적이고 내가 옳다는 것을 반대하면 나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릴 때 그 옹졸함을 못 버린 생각일 뿐이다.
미국인이 할머니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고 웃으면서 손바닥을 내밀고 ˝hi˝한다고 못된 놈은 아니다.
다만 못 배운 분 정도는 될 수 있다. ˝우리 문화를˝ 못 배운 분.
이렇듯 내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면 행복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내 마음대로 세상이 움직일 수 없다. 다 개인마다 기준이 있는데 그것을 내 기준대로 생각하니 불만이 쌓이는 것이다.
2. 감정은 만들어진 습관
이 불만이 계속되면 감정이 생긴다. 이런 감정은 쌓이면서 병이 된다.
우리는 보통 화를 참으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화를 내는 것이나 참는 것이나 오십 보 백 보예요. 둘 다 자기 기준을 내세우는 건 똑같고 단지 감정을 드러내느냐 숨기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68)
분노라는 것은 그저 습관일 뿐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 덩어리가 만들어낸 고약한 습관. 그것을 없애려면 내 고약한 기준을 없애야 한다. 어떤 사람이 나를 화나게 했다. 말로 나를 깎아내리고 모욕 줬다. 그런데 나는 앞에서 말을 못 했다. 내가 어떻게 상처받았는지 그 사람도 말로 똑같이 당해봐야 하는데 말이다.
이기는 방법을 찾아서 대응하다 보면 남의 가슴에 못을 박게 됩니다. 내 가슴에 못이 박히면 내가 깨닫고 뉘우치면 되는데, 남의 가슴에 못을 박는 말을 하면 내가 참회하고 뉘우친다고 소멸되지 않습니다.(80)
자랑하는 사람을 보자. 이 사람은 왜 자랑을 하고 있나? 그가 자랑하는 반대 면은 자신이 그것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예쁜 얼굴을 가진 사람은 갑자기 생긴 얼굴 뾰루지에 예민하고 똑똑함을 자랑하는 자는 `이것도 몰라`라는 말에 이성을 잃는다.
열등감이나 우월감은 모두 삶의 기준을 타인에 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내 삶을 내가 산다는 주인의식 없이, 내 삶을 남과 비교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심리적 현상입니다. 그래서 열등감과 우월감은 뿌리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101)
3.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법
사람들은 다 다르다. 그걸 아는 순간 분노의 절반은 없어진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은 관계를 맺고 그러다가 아쉽고 서운한 것이 생긴다. 결혼 생활이 그렇고, 회사 생활이 그렇고, 부모와 자식 관계도 그렇다. 왜 이들은 내 마음을 아프게 하나? 다 따지고 보면 그 사람들은 그대로 있을 뿐이다. 내가 그들 덕을 볼 마음 때문에 이만큼 해줬으니 받을 생각에 그리고 내 능력을 과장해서 알린 덕분에(입사하려면 그럴 수도 있을 듯) 그들은 너를 괴롭히게 된 거다. 원인은 다 내 안에 있다.
내 마음에 딱 든다고 반드시 좋은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내 기준에 따라 좋게 보이기도 하고 나쁘게 보이기도 하는 것이지, 그 사람 자체가 좋거나 나쁜 건 아니에요.(124)
남에게 의지하는 것이 바로 불행이 시작되는 점이다. 자식을 낳아 기르는 재미를 줬다면 그걸로 감사해라. 왜 내 인생을 희생했다 생각하나? 모든 사람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남에게 받은 것보다 내가 남에게 베푼 것만 생각하고 분해한다. 그렇다고 `기브 앤 테이크`를 강조하면 그것은 거래지 관계가 아니다. 내가 먼저 사랑과 관심으로 타인에게 손은 건네자.
상대를 위해서 하는 일이 사실은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인 줄 안다면, 그 일을 하면서도 상대에게 기대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깃들지 않게 됩니다. 그러니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끼리 심리적인 거래는 그만두고 이제라도 진정한 관계를 맺어보세요.(158)
4. 남의 불행 위에 내 행복을 쌓지 마라.
내가 원하는 자리가 있다. 누군가 실패를 맛 보아야 얻어지는 자리다. 내가 불행할 때 남의 절망을 가지고 위로를 얻으려 할 때가 있다. 그것은 결코 행복이 아니다. 사람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욕구가 해소되면 더 질 높은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다. 그 후에 넘쳐도 계속 갖고 싶다는 잘못된 생각이 들어차게 된다. 그게 바로 탐욕이다. 탐욕이 들어차게 되면 타인이 그로 인해 느끼는 불행과 고통은 보이지 않게 되는 죄악이 생긴다. 그곳까지 가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행복이다.
남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 곧 나를 위한 삶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인생 행복을 깨닫는 지름길이다.
인생은 자기 좋은 대로, 자기 가치관대로 살면 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세상이기에 지켜야 할 몇 가지 제한은 있습니다.
첫째, 누구나 다 자기 나름대로 살아가도 되지만, 남을 해칠 자유는 없습니다. 남을 죽이거나 때리지 말라는 거예요. 둘째, 누구나 다 자기 이익을 추구할 권리가 있지만, 남의 이익을 침해할 권리는 없어요 남의 재물을 뺏거나 훔치지 말라는 겁니다. 셋째, 누구나 다 행복하고 사랑할 권리가 있지만, 남을 괴롭힐 권리는 없습니다. 강제로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하지 말라는 거예요. 넷째, 누구나 다 마음껏 말할 자유가 있지만, 말로 남을 괴롭힐 자유는 없어요. 욕설을 하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다섯째, 술 마실 자유는 있지만 술에 취해 주정하며 남을 괴롭힐 자유는 없습니다. 술을 먹고 휘하지 말라는 거예요.
이렇게 다섯 가지 정도의 제약을 빼고는 사람은 다 자기 좋은 대로 살면 됩니다.(202)
이 부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것이다. 어떤 사람이 사람들이 나를 이용해 먹는다고 상담했단다. 그런데 스님은 그 사람을 호되게 혼냈단다. 그 사람 자체가 그렇게 사람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그 사람이 사람을 이용해 먹을 것이란 생각으로 대했기에 다른 사람들도 나를 이용하는 사람과 이용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누었고 결국 사람은 이기적이기에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5. 어제보다 오늘 더 행복해지는 연습
사람들은 모두 편견을 갖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이걸 `사리분별`이라는 멀쩡한 이름으로 포장한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고 그를 용서하거나 상대방 의견을 듣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할 때 `무릎 꿇고`,나 `내게 이런 사과를 하고`라는 방식을 쓰지 말라고 한다. 상대방 또한 그런 행동을 하기에 자신 입장에서 기준이 있었을 거란 얘기다. 행복은 타인에 대해 기대하지 않고 오로지 내 행복을 위해 타인과 관계 맺을 때 온다. 우리가 주는 호의는 이 정도다. 두 번 정도 도움을 청하는 것까지 순수한 마음으로 해 주고 세 번 이상 도움에 의한 후엔 화를 낸다. 혹은 `상대가 도와줘도 고마워하는 기색이 없다.`며 섭섭해한다. 진정 내 행복을 위한 선행은 그 정도로 저급하면 안 된다.
행복한 삶은 돈에 매이지 않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돈을 얼마 더 받고 안 받고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내 쓰임새가 어디에 있는가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실천하는 겁니다. 그래서 내 꿈과 이상을 실현할 수 있으면 돈을 내고서라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진정한 행복은 재미와 보람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270)
행복은 내가 가진 욕망에서 자유로워지는 데 있다. 타인에게 바라는 무엇, 누구보다 더 가져야 한다는 탐욕, 그리고 누군가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심. 그것에서 자유로워지고 내 스스로 즐거움에 타인에게 베푸는 데서 진정한 행복이 온다. 이걸 깨닫는다면 누구든 해탈, 아니 행복에 이를 수 있다.
다 읽고 나서
뻔한 이야기지만 읽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무엇보다 내가 타인에게 섭섭했던 마음이 알고 보면 내가 갖고 있었던 왜곡된 기준에 의한 것이라는 깨달음을 준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레미제라블` 영화를 봤다. 장발장은 빵 하나 훔쳤을 뿐인데 가혹한 형벌을 받는다. 형벌을 피하려고 도망치고 이를 잡으려는 경간 또한 감옥에서 자란 사람이다. 장발장에게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 분은 먹을 것을 주고 성당 촛대를 가져가게 한 신부였다. 바로 그 마음이 법륜 스님이 얘기한 `진정한 행복`을 위한 행동에 속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장발장은 촛대 하나로 새사람이 됐지만 그가 구한 사람은 참으로 많았다. 신부가 눈감아준 행동이 결국 몇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삶을 바꿨다.
결국 선은 타인을 위해 인정받기 위해 하는 행동이 아니다. 내 삶을 위해 내 딸을 위해 더 나아가 밝은 미래를 위한 지혜로운 행동이기에 하는 것이다. 이게 진정한 `이기적`인 행동이다.
난 계속 이렇게 이기적으로 살 거다. 다만 나뿐 아니라 내 주위 사람이 잘 되고 내 나라가 잘 되고 지구가 잘 돼야 나도 잘 살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아주 많은 사람이 잊어먹고 있는 명제를 똑똑히 내 머릿속에 집어넣고 다니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