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인턴
낸시 마이어스 감독, 로버트 드 니로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여성감독이 만든 영화
난 노라 에프론이 좋다.
여성 특유 섬세한 코메디.
그 계보를 잇는 여감독 낸시 마이어스의 신작.인턴.

모범적 샐러리맨이었던 벤.
규칙과 꾸준함이 살아가는 데 동력이었던 이 분.
일이 없어지니 삶이 버겁다.

그는 일부러 사회 일원임을 느끼기 위해 아침마다 스타벅스에 간다.
나도 실은 벤과 비슷한 성향 사람이다.
계획 짜고 항상 똑같은 규칙에 의해 살아가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과도 그런 과로 정했건만-너무 안 좋은 점만 봐서 스스로 포기.
(삶이 규칙대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혜성같이 나타난 전업 주부 출신 ceo
우리 나라로 치면 한경희씨.

작은 규모 회사가 엄청나게 커졌다.
처음 자신이 하나 하나 손댈 수 있었던 일들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
아, 맞다.
가정도 있었네?

그런데 웬 늙은 사람들?
내가 채용하라고 했어?
꼰대가 난 제일 싫은데!

요즘 신입사원.
부모가 독립하라고 하지만 나갈 돈이 없다.
천정부지로 오른 월세.
부모는 자기 시대처럼 생각하니 알리가 없지.
결국 쫓겨난 동기를 받아주는 넉넉한 노인 인턴 벤.

처음 벤을 싫어하던 사장 줄스도 벤을 인정한다.
벤은 회사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
`너 몇 살인데 나한테 그 따위야?`라는 생각은 집에 고이 접어 넣어놓고 온다.

줄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자신이 잘못한 것을 재빠르게 인정하고 놓치지 않는다.
순간 이익을 제대로 포착한다.

피곤하다는 하우스 허즈번드.
이 때까지만해도 같은 전업 주부 입장에서 공감을 해줬지만-
감독이 이 분을 못된 놈으로 만들어 버렸다.

반면 70세 벤은 회사에서 연애도 한다.
브라보!

줄스는 사원들에게 벤을 본받으라고 일장 연설중.

왜!!굳이 남편을 이렇게 만듦?
보통 집에 있는 남자는 거세된 것 같은 생각에
다른 여자를 통해 남자임을 인정받으려고 한다고 한다.
사실-그래서 헤어진 커플도 많고-

남편 때문에 괴로워 하는 줄스.
결국-일단 용서해 주고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는 일은 중단한다.
(가정에 충실하기 위해?경영인을 도입할 것을 남편이 계속 주장했다.)
내가 눈여겨 본 부분.
미국이라고 어쩔 수 없단 생각을 했다.
벤이 입사할 때 대학을 물어보고
줄스 비서가 벤에게 밀린단 생각이 들 때 흐느끼며 이렇게 외친다.
˝나 유펜 나왔어!˝
(`나 어디 나온 여자야..`가 생각나는 부분이다.)

미국도 대학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다.

내 마지막 학력은 방송대 유아교육과다.
물론 어릴 때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나온 대학교도 있다.
그래도 난 방송대 나온 학력이 앞선 학력과 동급이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오늘 내 스스로 참 창피한 일이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원장실에서 대화를 나누다 방송대 명패를 봤다.그걸 보곤 유아교육을 공부한단 이야기가 오갔고 그 인연으로 난 유치원 운영위원회에 추천됐다.위원장님은 유명대(스카이)교수님. 교수 부부시다.
식사를 하다 내 공부 얘기가 시작됐다.
원장 선생님은 눈을 크게 뜨시며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을 어떻게 들어갔냐고 하셨다.
어색해서 2008년도에 들어가서 10년이 다 된다고 말하니-위원장님이
˝공부가 어려웠나봐요.˝라고 말씀하셨다.(사실 누가 얘기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창피한 고백이지만 이 대화가 마치 5살짜리 애한테 참 걸음마도 야무지게 한다 칭찬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위원장님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공부 잘 했어요.˝라고 말해버렸다.

아직도 격한 감정이 남아있어 생각해봤다.
도대체 난 뭐가 잘났다고 그 대화에 감정이 상한 걸까?

벤이 인턴으로 일하는 그 곳.
몇 년 전에 자기 사무실 안에 부사장으로 있던 그 곳이었다.
그는 보스에서 사원이 됐다.
하지만 그는 감당한다.
자신이 택한 선택에 만족한다.
난 도대체 뭔가?

나야말로 꼰대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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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4 12: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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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4 12: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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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4 12: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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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4 12: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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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3-04 2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꿀꿀이님,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오늘도 퀴즈 준비합니다.

책한엄마 2016-03-04 20:50   좋아요 1 | URL
오!기대됩니다.이번엔 꼭 참가할게요!!

2016-03-05 11: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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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5 15: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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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5 16: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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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5 17: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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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6 16: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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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6-03-06 18:44   좋아요 1 | URL
같이 화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당시 그분이 많이 긴장하신 것 같았어요.
자신 아기도 백일이 지났는데 계속 돌 지났다는 야기를 하셔서 많이 당황했어요.ㅎ
그냥 오랫동안 공부하고 있다니까 그냥 뒤에 사심없이 이야기를 이어나가려다 하신 말씀같아요.
뒤에 제가 왜 오랫동안 공부를 했는지 개인 사정에 대해 말씀드렸어요.^^

2016-03-06 18: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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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6-03-06 18:57   좋아요 1 | URL
네-^^
그렇게 악한 분은 아니세요.
그래서 제가 창피하다고 썼죠.
만약 정말 명문대 교수로 교만에 차서 그런 얘기를 하셨다면 전 이런 후회도 하지 않았을 테죠.^^

2016-03-06 19: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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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6 21: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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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7 00: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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