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코 상
사노 요코 지음, 윤성원 옮김 / 펄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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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에니어그램 5유형 그림책 작가.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사노 요코가 에니어그램 4유형이라고 생각했다.
이제까지 난 이 분 그림책을 다 읽었다.
게다가 에세이는 이 책까지 다섯 권 째.
그럼에도 사노 요코가 5유형 인간이란 걸 어렸을 때 모습을 보며 알게 됐다.
엄마는 4유형이고 사노 요코는 5유형, 사랑했던 죽은 오빠 또한 4유형이었다.
내가 이렇게 결론 내린 이유는 이 책에 열 군데 넘게 나와있다.

1. 기본적으로 혼자 독립해서 먹고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2. 어렸을 때 큰 팬티 때문에 남자아이들에게 성희롱적 놀림을 당했지만
'얼굴이 굳었다.'라는 데서 끝나는 감정 처리.
3. 반장이 자신보다 성적이 잘 나온 요코를 데리고 가서 때림.
그렇지만 덤덤하고 반응 없음. 이에 반장이 "얘는 때려도 반응 없는 애야."라는 말에 온갖 남자애가 다 얘를 때림. 그럼에도 울지 않고 버팀.
4. 귀찮아서 여행 안 감.(반면 4유형 엄마는 여행을 즐기고 인생을 즐김.)
5. 엄마가 요코에게 항상 꾸미지 않는다며 혼냄.
(속으로 엄마의 휘황찬란하게 요란한 옷과 온갖 화장품을 한심하게 여김.)
6. 선생님과 엄마 대화를 엿들음. 거기에서 엄마가 허심탄회하게..
"제가 딸에 대해 질투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라고 말함.
(4유형 특유 질투 기질과 그 의미를 모르고 되뇌는 5유형 딸 콜라보.)
7."나는 엄마만큼 놀기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활동적이지도 않았다. 가능하다면 그냥 집 안에서 뒹굴뒹굴 지내고 싶었다. 방바닥의 먼지를 보며 청소해야지 생각하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206)
-이거 내가 쓴 글인 줄 알았...
8. 전체적으로 엄마를 신랄하게 묘사함. 하아... 너무 매정하잖아.

팩트 폭력이 부르는 생각 멈춤 효과.

나는 요즘 딸보다 엄마다.
이 책에 나오는 엄마에 대한 강한 디스 글을 읽고 있자니 뭔가 가슴이 답답했다.
내 딸도 미래에는 이런 불평불만이 있겠구나.
과거 기억은 내 위주로 포장되어 있다.
저자는 그런다. 엄마는 나에게 한 번도 따뜻하게 만져준 적이 없었다고 했다.
매정한 엄마. 차가운 엄마.
사노 요코의 엄마는 요코 바로 위 오빠와 바로 아래 남자 동생을 하늘로 먼저 보낸다.
죽어가는 아들을 한없이 만졌을 것이다.
닳도록 만졌겠지.
그러다 결국 둘 다 죽었다.
소멸에 대한 분노는 살아남은 딸인 사노 요코에게 넘어간다.
그렇게 사노 요코는 엄마에게 정신없이 맞고 신데렐라처럼 구박받고 동생 기저귀를 빨며 삶을 이어나간다. 얼마나 그 고생이 심했는지 '오싱'에 나온 여주인공보다 내가 더 불쌍하다고 생각했단다.
그래도 그 여주인공 엄마는 상냥했다면서.

그럼에도 저자는 객관적이다.
자신 기억뿐 아니라 사랑했던 막냇동생 기억도 알려준다.
자신은 동생을 너무 사랑해서 자전거에 태우고 다녔단다.
동생은 귀찮게 억지로 태웠으며 자전거 살에 살이 눌려 매우 아프고 괴로운 기억만 갖고 있다.
그렇듯 사람 기억은 일방적이고 이기적이다.

어떤 글쓰기 선생님은 그런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라고.
저자는 그 이상이다.
뼛속을 뚫고 골수까지 내 보인다.
어쩌면 가족이란 그런 것일까?
사람들은 엄마를 좋아했고 의지도 했다.
가족이란 비정한 집단이다.
타인을 가족처럼 샅샅이 알게 된다면 친구도 지인도 소멸될 것이다.


다 털고 나서야 사랑할 힘이 생긴다.


이 책은 결코 엄마를 흉보기 위해 쓴 책이 아니다.
감성적이고 아름다웠던 엄마.
그 엄마는 일곱 남매를 키우고 세 자식을 앞세우면서 이를 악물고 열심히 살아야 했다.
꽃다운 나이 마흔 두 살에 쉰이 된 남편을 떠나보낸다.
아버지가 떠났을 때 장녀였던 저자 나이는 열아홉 살.
어리지 않지만 부모 없이 혼자 지내기에 충분한 나이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엄마는 네 아이를 모두 대학에 보낸다.

엄마는 혼자 지내는 법을 알려준다.
자신만이 가진 방식으로.

다른 면에 있어서는 매우 매정한 엄마였다.
엄마에게는 지체장애인 동생이 두 명이나 있었다.
이 둘을 외면하고 항상 거짓말로 자신을 둘러댔다.
미안할 상황에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고마워해야 할 상황에서도 당연한 호의를 받는 것처럼 거드름을 피웠다.
오히려 엄마는 치매가 돼서야 '고맙다', '미안하다'라는 말을 하게 됐다.

누군가는 치매가 기억을 앗아가는 '바보'로 만드는 악독한 병이라고 말한다.
저자에게는 아니다.
진정한 엄마 마음을 알아가는 고마운 병이다.

글을 쓰고 난 후 치매에 걸린 엄마는 돌아가신다.
사노 요코는 말기 암 환자가 되어 장례식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다.
글을 맺으면서 작가는 의미심장한 말로 끝낸다.
고마워요, 엄마.
곧 갈게요.
가족이란,

사노 요코 글은 군더더기가 없다.
엄마 글을 보고 "수사가 너무 많고 산만하고 감상적이다."라며 비판한다.
나도 5유형인데 4유형만이 갖고 있는 감수성 가득한 수사와 글을 좋아한다.
엄마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왜곡해서 보는 그 악순환.
항상 나는 가족에게 헌신하고 돌보면서 개인 자신을 돌보지 않는 내 엄마를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 반면 사노 요코는 항상 자신이 예쁘고 돋보여야 하며 딸까지 질투하는 엄마와 함께 지내야 했다.


가족이라는 테두리까지가 엄마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였다.
꿈꾸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자신이 꾸민 생각 안에서 자식에게까지 거짓말하며 살아왔던 엄마.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서 이해와 관용, 감사함과 사랑으로 모든 결점을 덮는다.

가족은 너무 가까이 있기에 힘든 게 아닌가 싶다.
내 일부라고 생각하기에, 모든 비밀이 없기에 미워하고 원망하며 지낸다.
그렇지만 그런 생각만 하기에 시간은 너무도 빠르고 아깝다.

저자처럼 뼛속까지 내려가는 이기적인 기억을 글 안에 털어버리고-
마음속에는 연민과 사랑과 존경이 가득한 그 마음만 집어넣는 건 어떨까?
팩트 폭력이 난무하는 글로 구멍이 난 마음에 따뜻한 사랑으로 집어넣어준 책이었다.

한마디로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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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 2017-01-04 2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는게 뭐라고 읽었는데 너무 좋아요. 이책도 읽어봐야겠네요

책한엄마 2017-01-05 07:57   좋아요 0 | URL
네-마음이 따뜻해졌어요.
마지막에 오열하며 읽고 읽은 시간만큼 멍했습니다.
짧고 여운이 긴 책이었어요.

서니데이 2017-01-04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이 기억은 서로 다르지만, 다들 자기 기억이 정확한 것처럼 기억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작가가 자신의 어린시절이 오싱보다 불쌍했다고 생각했다면, 고생이 심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건, 어쩌면 그런 것들을 더이상 미움으로 남겨두지 않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페이퍼의 내용중에 언급된 에니어그램에 대해서 조금 더 찾아보면서 테스트를 해 보았는데... 저는 에니어그램은 잘 모르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꿀꿀이님, 좋은밤되세요.^^



책한엄마 2017-01-05 08:18   좋아요 1 | URL
맞아요.
더 이상 미움이 아니었죠.
그것도 그런게 이미 두 분 다 고인이시니..
삶 마지막에 이런 글을 쓸 용기가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해봐요.
솔직하게 생각을 다 털어놔야 그 자리에 다시 새로운 감정을 넣을 수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깨달았어요.

에니어그램 책이 아주 많이 있더군요.^^자주 소개할거에요.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즈코 상
사노 요코 지음, 윤성원 옮김 / 펄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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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뼛속까지 내려가 글을 쓴 저자.실랄하게 엄마를 디스하고 비판하고 소리치며 화를 내다가, 가족이란 이름으로 와락 껴안고 사랑한다 말하는.진실된 엄마에 대한 세레나데같은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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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수업 - 하루에 하나, 나를 사랑하게 되는 자존감 회복 훈련
윤홍균 지음 / 심플라이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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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지만 잘 만든.

심리학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
심리학 책은 항상 자존감이 필요함을 설파한다.
그 안에 있는 '회복 탄력성'이나 '번 아웃 증후군', '무기력'등등 그 하위에 있는 내용까지 책으로 아주 많이 나와 있다.
또 이런 책이 나왔다.
그렇지만 다르다.
베스트셀러다. 첫날 첫 책으로 '책 읽기' 트윗을 올리고 인생 처음으로 10회 이상 리트윗을 받아봤다.
(그래, 나는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메아리치고 있다.ㅎ)

 

 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가 실제로 환자를 만나며 겪은 사례를 적절히 넣어 실제적인 '자존감 회복법'에 대해 설명한다.
학술적이지 않고 이해하기 쉽고 평범한 사람이 충분히 공감할만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워낙 이런 유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이 책 안에서 새로운 어떤 면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실무에서 만난 환자나 평소 갖고 있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에 대한 설명이 다른 어떤 책보다 훌륭했다.

자존감을 지킬 구체적인 방법


저자는 어릴 때부터 자존감 있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이가 후회를 할까 봐 혹은 나중에 부모를 원망할까 봐 어른이 대신 결정을 내려주는 실수를 범해선 안 된다.
어릴 때부터 변연계와 전두엽을 조화롭게 사용해서 결정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217) 

자존감이 낮은 사람을 불쌍히 여기라.

내가 자존감이 높으면 뭘 하나.
주변에서 자존감 낮은 사람이 같이 낮은 레벨을 유지하자며 온 힘을 대해 끌어내리려 노력하는걸.
이 책 안에서는 자존감 낮은 사람이 갖고 있는 특징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렇기에 내가 어떤 사람과 같이 있었을 때 한없이 기가 빨렸던 이유, 같이 이야기하면 늪에 빠진 듯 진이 빠지는 이유를 깨닫게 만든다.

가장 놀랐던 점은 상대방을 좋아하는 이유가
"네가 날 좋아해 주니까"라고 말하는 경우, 이 사람이야말로 자존감이 가장 낮은 사람이라는 사실.
이게 가장 충격적이었다.
보통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속칭 '속물'로 재산과 외모 등을 많이 보고 이에 충족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타인을 비난한다.
끊임없이 타인을 비난하고 다른 사람에게 동의를 구하며 자존감 낮은 행동을 보상받으려 한다.

특히, 전에 내가 친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늘어놓았을 때 내 친구가 직설을 한 적 있다.

넌 참, 소냐? 그 일을 계속 다시 꺼내서 씹고 있어~이제 그만해.

그때, 내가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상황과 동일한 내용을 작가가 적어 놓았다.
그 당시 내가 참 자존감이 낮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지나치게 가까운 곳에 불행을 놓아둔다.
가슴 한가운데 어깨에 불운한 과거를 짊어지고 다닌다.
가만 내버려 두면 자연스럽게 잊힐 일인데 무슨 일만 생기면 자꾸 꺼내어 본다.
그럴 때마다 빈번히 데고 상처 입는다.
그것으로도 성에 차지 않는 이들은 사람을 만날 때마다 과거를 꺼내 보여준다.(242)

 

비난은 투사일 뿐이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남 탓을 행동을 말한다.
투사는 미숙한 방어기제에 속한다.
승화나 유머와는 달리, 문제를 일으키고 생산적 활동으로 이어지지도 않기 때문이다.(548)
자존감을 회복하는 방법.

이 책이 가진 강점은 자존감 회복 방법이 다른 책과 달리 현실성 있다는 것이다.
다른 책들은 '영적 발전'이나 스스로를 체크하고 되돌아보는 방법에서 그친다.
반면,
이 책은 직접 말해보거나 용서하기 등을 직접 자신이 글을 쓰며 해결하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이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해결책은 바로 '승화'부분이었다.
이 책에서 가장 효과적인 승화 방법으로는 예술 등 창작물로 해결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자기가 겪은 나쁜 사건이나 그와 관련된 부정적인 감정을 생산적인 활동으로 발달시키는 것이다.
어릴 때 느낀 답답함과 슬픔을 기억하기에 누구보다 공감력이 뛰어난 치료자가 될 수 있다. 그 밖에 실연의 아픔을 담아 노래로 만드는 작곡가, 상처를 문학 작품으로 풀어내는 작가들도 승화의 방어기제를 사용한 사례다. 이는 해가 되지 않을뿐더러 타인을 위로한다.(514)

 

 

흔하지만 좋은 책.

이 책이 다른 책보다 잘 팔리는 이유를 생각해 봤다.
정말 어이없을지 모르지만 책 표지가 판매에 아주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든다.
책 표지가 차분하고 정적인 색을 이용해 '자존감'이라는 주제와 잘 어울리게 만들었다.
또한 내용도 그만큼 좋았기에 '금상첨화'효과가 나지 않았나 싶다.
마음이 어지럽고 힘들 때 한 번쯤 펼쳐보길 추천한다.
분명 예전보다 마음이 한결 나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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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3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한엄마 2017-01-04 11:45   좋아요 1 | URL
네, 소장하고 읽어보기 좋은 책이었어요.
전에 소개해주셨던 심리학책도 읽어봤어요.
(제목이 생각나지 않네요.마음 어쩌구 였었는데 소개해주신 분이 서니데이님 뿐이 없었어요.)

이 책 정말 쉽고 활용도 높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자도 훌륭하지만 출판사와 편집자 능력도 탁월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책 항상 소개하고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cyrus 2017-01-03 16: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심리학 책들 대부분은 내용이 흔하고, 뻔해도 읽으려는 독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질수록 심리학 책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겁니다.

책한엄마 2017-01-04 11:46   좋아요 1 | URL
네,저만해도 항상 똑같은 내용이라고 흉보며너 펼쳐서 읽고 있어요.
이렇게 비슷한 내용 책이 쏟아질 때 저자 컨텐츠도 중요하지만 출판사 마케팅과 편집자 역량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강해지네요.

꼬마요정 2017-01-03 17: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존감이 높으면 자신이 좋아하는 이유도 알고 상대의 반응과 상관없이 감정을 자아내는데, 자존감이 낮으면 인정 받고 싶고 상대의 반응에 따라 내 감정이 정해지기 때문에 ˝네가 나를 좋아하니까˝란 대답이 나오나봐요 ㅎㅎ 자존감 낮은 사람과 과대망상에 빠진 사람, 피해의식에 가득한 사람(다 똑같은 말인 거 같지만)과 함께 있으면 힘들긴 합니다^^;

책한엄마 2017-01-04 11:48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그런데 항상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까-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어요.세상이 급변하듯 사람 마음도 파도처럼 너울대니 자존감도 같이 너울거리지 않을 까요? 자존감 낮은 타인을 탓하기 보다 제 스스로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어요.
꼬마요정님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자존감 수업 - 하루에 하나, 나를 사랑하게 되는 자존감 회복 훈련
윤홍균 지음 / 심플라이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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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성실하게 자존감에 대한 대부분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실생활에 와닿는 예시로 쉽고도 체계적으로 제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런 책이 이미 많이 나와있다는 단점을 제외하면 정말 훌륭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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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1-02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꿀꿀이님 마지막 문장이 너무 웃겨요 ㅋㅋㅋ

책한엄마 2017-01-02 10:17   좋아요 0 | URL
어머-마음을 들켜버린 것 같은 이 창피함은 뭐죠?ㅋㅋㅋㅋ

samadhi(眞我) 2017-01-02 10:23   좋아요 1 | URL
이거 왜 이러세요. 벌써 툭 말해놓고서 시치미 떼시긴가요? 꿀꿀이님 귀여워요. ㅋㄷㅋㄷ

책한엄마 2017-01-02 11:04   좋아요 0 | URL
우하하하-그래도 좋..좋은 책이었어요.
 
나쁜 페미니스트 - 불편하고 두려워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록산 게이 지음, 노지양 옮김 / 사이행성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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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페미니스트는 왜곡됐다.
메갈리아라는 ˝싸우는 페미니스트˝ 영향이다.

억울하고 화가나서 울컥 감정이 올라오면 나도 울렁거리는 글을 쓴다.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울렁거리는 글은 미래 나를 벽 차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메갈리아‘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좀 더 좋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아직 나는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
여기, 또 다른 방식으로 페미니스트 글을 쓴 작가가 있다.
가볍고 신선하게 그렇게 ˝나쁜˝ 고정관념을 없애주는 책이 여기 있다.

여자˝라는 상품이 아닌, 남자나 여자나 똑같은 ‘인간‘으로 여겨달라는 운동.
그것이 ‘여성학‘이고 ‘페미니스트‘의 기본 논조다.
저 노 메이크업이 불편한가?
당신은 ˝여자는 000이어야 해‘라는 고정관념에 갇힌 사람이다.
남자가 노 메이크업이면 ‘상남자‘가 되지만 여자가 그러면 ‘上女‘가 된다.(해석은 각자 마음에 있다.)

저자는 ‘소수‘ 3요소를 두루 가지고 있다.
작가는 여자이고, 흑인이며, 고도 비만이다.
그렇지만 고등 교육을 받은 똑똑한 교수님이다.
그 점이 그녀가 가진 유일한 무기다. 이를 이용해 용감하게 싸운다.
여자로서 싸우고
흑인으로 반발하며
고도 비만 입장에서 변호한다.

많이 배운 분, 록산 게이.
그분은 배웠음에도 어렵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영알못인 나도 그분 유머를 알아들을 수 있다.
이 책 또한 현학적 어조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조차 흔하게 만났던 미국 대중문화를 통해 페미니즘 입장에서 비판한다.

일단 이 분과 친해지게 된 계기는
‘헝거게임‘이다.

헝거게임 세트
저자 수잔 콜린스
출판 북폴리오
발매 2015.10.22.
내가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이 책을 보며 했다.
정말 멋진 8번 여인 주인공 캣니스가 2번 남자 피타와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산 이야기.
하아-멋지다. 멋지다. 멋지다.
록산 게이는 이 책이야 말로 진정한 페미니즘 이야기라 칭한다.
차별, 그 당연함에 대하여-
저자가 여자를 비하하는 가사를 무의식적으로 흥얼거린다는 이야기.
비만캠프에 대한 경험담을 쓴 마른 소설가 이야기.
아직도 남아있는 백인 우월적 사고를 보며 생긴 상처를 보며 남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아, 그곳은 그럴 수 있지.
그러다가 이 부분을 보며 뒤통수를 가격 당한 느낌을 받았다.

한국 학생들이었다. 그녀는 나에게 바싹 다가오더니 속삭였다.
˝그 사람들 어떤지 아시잖아요.˝

이 순간 나는 다인종적인 맥락 안에서 인종 차별주의가 이루어지는 법칙이 무엇인지 체감할 수 있었다.

나는 인종 차별적 비밀을 공유할 때만 한편이 되는 게임에는 관심 없다. 이후에 나는 그때 그 관리인에게 그러한 일반화는 잘못되었다고 한마디 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페미니스트‘는 여성에 대한 차별에만 대항하는 게 아니다. 모든 편견과 불평등에 반기를 든다.
록산 게이는 그런 사람이다. 흑인이 황인종(특히 한국인)에 대해 수군거리는 모습까지 비판하는 정신.
그것이 진정한 평등으로 가는 길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은 우월하고 자신보다 약한 자를 우습게 여기려는 본능이 숨어있다. 나 같은 경우는 나보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얕보는 고약한 버릇이 있다.(이젠 고칠 거다.) 록산 게이는 그 본능을 감시하고 만인을 평등하게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에이미 와인하우스

에이미
감독 아시프 카파디아
출연 에이미 와인하우스, 마크 론슨, 피트 도허티
개봉 2015 영국
정말 우스꽝스러운 몰골 여자가 파파라치 샷에 걸렸다.
항상 이 사진과 함께 딸려오는 덧글은 이랬다.
˝그래도 노래는 최고.˝
일단 외모가 내 취향이 아니었다.
나는 와인은 알아도 와인하우스에 대해서는 별로 알고 싶지 않았다.
그런 어느 날 우연히 저 영화를 봤다.
귀신에 홀린 듯 와인하우스 노래에 홀렸다.
결국 비극적 생을 마감한 가수가 됐다.


그녀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 우리처럼 남들 모르게 사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사치를 누리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유명인이. 부르면. 가십이. 응답한다.

우리는 이 소녀-여자가 거리에서 맨발로 상체를 노출한 사진을 본 적 있었고 퉁퉁 붓고 화장이 지워진 창백한 얼굴에 머리가 흐트러진 사진을 보았고 그녀의 몸이 들것에 실려 나가는 사진 또한 보았다.

그녀는 죽은 후에도 사생활이 없었다. 이 또한 비극이었다.

대부분 사람이 생각한다.
연예인은 신흥 재벌이다.
얼굴이 알려지면 빌딩 하나 세운다.
물론 그렇다. 그렇지만 그 이면에 대중이 그들에게 부리는 폭력은 정당화된다.
많이 벌고 인기 있으면 됐잖아?
용감한 페미니스트 록산 게이는 이 잔인한 부분을 통찰력 있게 잡아냈다.
욕 먹어도 좋아. 할 말은 해야겠어.
록산 게이는 거침없다.
시원시원하게 이미 얻은 기득권에게 할 말을 한다.
보통 사람은 그렇다.
특권층이 되기 위해, 그놈의 ‘기득권‘이 되기 위해 머릿속에 지저분한 글자들을 쑤셔 넣는다.
그리고 기득권과 만나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쓴다.
기득권을 만나고는 파리처럼 지문 닳도록 손바닥을 비벼댄다.
부스러기 하나 떨어지기는 바라면서.

그런 사람은 반대 소리를 내는 사람이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시끄럽게 사회를 어지럽힐까?
그런 반발에 록산 게이는 아주 경쾌하게 반박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기득권은 소수 집단을 침묵시켰고 투명 인간으로 만들었으며, 사다리 밑에 있는 사람들은 아주 오랫동안 욕구 불만으로 가득한 상태였다.

나와는 다른 특권을 지녔지만 말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의 입을 틀어 막아야 하는 것일까?

특권은 그 사람의 말에 들어 있는 유익한 내용까지도 무효화시켜 버리는 것일까?
충격, 충격, 충격

헬프
감독 테이트 테일러
출연 엠마 스톤, 비올라 데이비스, 옥타비아 스펜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제시카 차스테인
개봉 2011 미국
대부분 책과 영화에 대한 비판은 내 생각과 일치했다.
그러다 ‘헬프‘에 대한 저자가 하는 신랄한 비판을 보면서 정신이 아찔해졌다.
이제까지 나는 ‘헬프‘라는 영화를 보며 흑백차별에 대한 폭력성에 대해 반성하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록산 게이는 이 영화로 심하게 분노한다. 무려 3주 동안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단다.
왜 그랬을까?
우리는 인종차별을 생각했지만 여전히 진정한 차별에 대한 속내를 100% 공감하지 못 했다.


친구들이 당당하게 ‘헬프‘들을 막 대할 때 스키터는 조용히 앉아서 아무 말도 못하지만 얼굴은 찡그리고 앉아 있다. 그녀의 찡그린 얼굴을 통해 우리는 인종 차별이 아주아주 나쁜 것이며 착한 남부 소녀들은 이 유모들을 잘 대해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이 어린 것이 감히 마법의 니그로들이 살아온 세월을 고백하게 하여 영혼의 치유를 받게 해 구원으로 이끄는 모습을 상상하면 기가 찰뿐이다.

이타적이고 훌륭한 행동으로 봐줘야 하겠지만 이런 제스처는 영화가 끝까지 생색내고 있음을 나타낼 뿐이다.
스티커 이미지
하아...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
한국인을 애잔하게 바라보는 서양 사람이 불쌍히 여겨 책을 내고-
이를 보고 감명받은 사람들이 더더욱 한국인을 불쌍히 여겼다는 내용.
나는 철저하게 백인 입장에서 이 영화를 봤다.
그러면서 가슴 뿌듯해하며 좋은 영화라며 생각했던 나 자신이 너무나 창피했다.
직접 당하는 사람만이 아는 고통. 그 모욕감.
이 책을 통해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말하지 않는다면 결코 알 수 없다. 시끄럽다고 귀를 닫지 말고 제발 듣고 각성하자.
시끄럽다고 하지 마세요.
약한 자는 말이 없다.
역사적으로 강한 자는 약한 자를 착취하며 살았다.
인도에서는 카스트제도가 있다.
천민 계급에게 준 위안은 참으로 어이없다.
이번 생에 열심히 뼈 빠지게 일하면 다음 생에서는 좀 더 높게 태어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위로다.

더 이상 약한 자가 당하고 있을 수는 없다.
약한 자가 힘들다고 억울하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귀찮고 시끄러운 소음이 아니다. 모두 다 잘 사는 방법을 위한 의미 있는 성장통이다.
제발.
제발.
함부로 무시하지 말기를.
최소한 이들이 어떤 이야기로 자신 입장을 이야기하는지 깨닫기를.
안다는 것은 행동하기 위한 준비운동이니까.

올해는 많이 알았으니 내년에는 행동하는 한 해가 되길..
나 스스로에게 이야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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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7-01-01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이미 와인하우스 목소리 정말 매혹적입니다. 그 여자의 삶 또한 종잡을 수 없는 애잔함에 마음에 파문이 일었지요. 예술가의 불운한 인생에 대한 생각을 했어요.

차별을 정당화하는 가진자들에게 더이상 놀아나면 안 되지요.

책한엄마 2017-01-02 07:46   좋아요 0 | URL
차별하는 삶은 어찌보면 안정되어 보인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어요.
인생이 모두 잘 풀리고 엄청 편한 삶을 산다.
이건 잘못된 부분이 시작된거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내 편함을 위해 고통받고 있을 거에요.조금 불편해도 다수가 잘 사는 그런 나라가 됐으면 좋겠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북프리쿠키 2017-01-02 0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메갈리아와 다른 방법을 찾고 있는 꿀꿀이님의 깊이있는 균형감각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남자든 여자든 대결구도가 되어서는
서로에게 폭력적일 수 밖에 없으니까요

책한엄마 2017-01-02 07:50   좋아요 2 | URL
네, 남성도 여성에게 차별받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무조건 남성이 힘든 일(육체 노동)을 해야하고 남자가 식사값을 내야 남자다운 것이고 여성을 사랑한다는 증명인거고..여자친구는 꼭 집에 데려다 줘야하고..등등등

저는 그 차별도 반대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페미니즘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고등학교 때 ‘이갈리아의 딸들‘을 보며 느낀건 ‘남자들에게 똑같이 해줘서 우리가 얼마나 힘든지 깨닫게 해줘야겠다.‘가 아니었어요.
˝불쌍한 남자들은 이런 방법으로 여자를 괴롭히고 약자로 만든다는 걸 모르는 구나.나는 절대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였습니다.

그 생각은 그 당시 제가 산 만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아요.

북프리쿠키님 늦었지만 새해 인사드립니다.^^

cyrus 2017-01-02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연말부터 러브크래프트 전집을 보고 있었어요. 처음에 읽었을 때는 전혀 몰랐어요.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까 내용 속에 작가의 인종차별적 인식이 보였어요. 제가 러브크래프트를 엄청 좋아했었는데 이번에 크게 실망했어요. 나중에 비판적인 생각을 글로 정리할 생각입니다.

2017-01-02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