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지만 잘 만든.
심리학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심리학 책은 항상 자존감이 필요함을 설파한다.그 안에 있는 '회복 탄력성'이나 '번 아웃 증후군', '무기력'등등 그 하위에 있는 내용까지 책으로 아주 많이 나와 있다.또 이런 책이 나왔다.그렇지만 다르다.베스트셀러다. 첫날 첫 책으로 '책 읽기' 트윗을 올리고 인생 처음으로 10회 이상 리트윗을 받아봤다.(그래, 나는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메아리치고 있다.ㅎ)
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가 실제로 환자를 만나며 겪은 사례를 적절히 넣어 실제적인 '자존감 회복법'에 대해 설명한다.학술적이지 않고 이해하기 쉽고 평범한 사람이 충분히 공감할만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워낙 이런 유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이 책 안에서 새로운 어떤 면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그렇지만 실무에서 만난 환자나 평소 갖고 있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에 대한 설명이 다른 어떤 책보다 훌륭했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자존감 있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아이가 후회를 할까 봐 혹은 나중에 부모를 원망할까 봐 어른이 대신 결정을 내려주는 실수를 범해선 안 된다.어릴 때부터 변연계와 전두엽을 조화롭게 사용해서 결정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217)
내가 자존감이 높으면 뭘 하나.주변에서 자존감 낮은 사람이 같이 낮은 레벨을 유지하자며 온 힘을 대해 끌어내리려 노력하는걸.이 책 안에서는 자존감 낮은 사람이 갖고 있는 특징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한다.그렇기에 내가 어떤 사람과 같이 있었을 때 한없이 기가 빨렸던 이유, 같이 이야기하면 늪에 빠진 듯 진이 빠지는 이유를 깨닫게 만든다.가장 놀랐던 점은 상대방을 좋아하는 이유가"네가 날 좋아해 주니까"라고 말하는 경우, 이 사람이야말로 자존감이 가장 낮은 사람이라는 사실.이게 가장 충격적이었다.보통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속칭 '속물'로 재산과 외모 등을 많이 보고 이에 충족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이다.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타인을 비난한다.끊임없이 타인을 비난하고 다른 사람에게 동의를 구하며 자존감 낮은 행동을 보상받으려 한다.특히, 전에 내가 친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늘어놓았을 때 내 친구가 직설을 한 적 있다.
넌 참, 소냐? 그 일을 계속 다시 꺼내서 씹고 있어~이제 그만해.
그때, 내가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상황과 동일한 내용을 작가가 적어 놓았다.그 당시 내가 참 자존감이 낮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지나치게 가까운 곳에 불행을 놓아둔다. 가슴 한가운데 어깨에 불운한 과거를 짊어지고 다닌다. 가만 내버려 두면 자연스럽게 잊힐 일인데 무슨 일만 생기면 자꾸 꺼내어 본다.그럴 때마다 빈번히 데고 상처 입는다.그것으로도 성에 차지 않는 이들은 사람을 만날 때마다 과거를 꺼내 보여준다.(242)
이 책이 가진 강점은 자존감 회복 방법이 다른 책과 달리 현실성 있다는 것이다.다른 책들은 '영적 발전'이나 스스로를 체크하고 되돌아보는 방법에서 그친다. 반면,이 책은 직접 말해보거나 용서하기 등을 직접 자신이 글을 쓰며 해결하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이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해결책은 바로 '승화'부분이었다.이 책에서 가장 효과적인 승화 방법으로는 예술 등 창작물로 해결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자기가 겪은 나쁜 사건이나 그와 관련된 부정적인 감정을 생산적인 활동으로 발달시키는 것이다.어릴 때 느낀 답답함과 슬픔을 기억하기에 누구보다 공감력이 뛰어난 치료자가 될 수 있다. 그 밖에 실연의 아픔을 담아 노래로 만드는 작곡가, 상처를 문학 작품으로 풀어내는 작가들도 승화의 방어기제를 사용한 사례다. 이는 해가 되지 않을뿐더러 타인을 위로한다.(514)
이 책이 다른 책보다 잘 팔리는 이유를 생각해 봤다.정말 어이없을지 모르지만 책 표지가 판매에 아주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든다.책 표지가 차분하고 정적인 색을 이용해 '자존감'이라는 주제와 잘 어울리게 만들었다.또한 내용도 그만큼 좋았기에 '금상첨화'효과가 나지 않았나 싶다.마음이 어지럽고 힘들 때 한 번쯤 펼쳐보길 추천한다.분명 예전보다 마음이 한결 나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