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 다이어리
케빈 브룩스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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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숨 막히고 공허하다. 이런 소설일 줄이야. 주인공의 생생한 고통의 감각을 따라가며 숨쉴 틈 없이 읽게 되지만, 결코 두번은 읽고 싶지 않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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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 열린책들 세계문학 162
루쉰 지음, 김태성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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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아우르는 작가라기보다는 당시 계몽주의의 시류와 시대적 사회적 현상으로 읽혀져야 할 작가인듯.

2010년 9월, 중국의 교과서에 계몽시대 최고 지식인인 루쉰의 글을 대폭 삭제하고 개혁개방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던 작가와 지식인들의 글을 대거 수록하게 됐다는 신문기사가 발표되었다. 실로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단편집.

비슷하게 민중의 이야기를 하는 작가인 라오서를 홍위병들이 죽음으로 몰아세운 것과 달리 루쉰은 사회주의 중국에서 근대소설의 아버지로 추앙받아왔다. 그 차이가 뭘까 늘 궁금했는데... 실로 적을 만들지 않는 문장 스타일로 소설을 쓰는 사람.

루쉰은 정치와 이데올로기에 자유로운 작가였다기 보다는 그 어느것에도 강하게 반발하거나 거스르지 않는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는 확신이 든다. 현상 그 자체만을 기술할 뿐,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은 절대 투영하지 않는... 일종의 결론 없는 소설들은 사회현상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았던 라오서의 소설과는 참 대조적이다.

구시대의 사회주의가 원하고 필요에 부합했던 근대작가의 표상과도 같은 사람이었으나, 현대의 신사회주의 체제에선 옛것으로 치부될 만큼 가치를 평가절하당한다는 사실도 참 아이러니 하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도 라오서의 소설은 현시대에 읽어도 여전히 파워풀하게 다가왔으나... 루쉰의 글은(소설이라기 보다는 글이란 느낌이기에 글이라 표기함.)... 이젠, 봐도 그만 보지 않아도 그만인 실속없는 옛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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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대한민국 - 헬조선에서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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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사놓고 암 걸릴 것 같아서 도통 손이 안가다 이제야 읽은 책.

 

한국인은 사회전반의 현상을 바라보는 눈이 좀 개인주의적일 필요가 있다.

최순실 사태 초반에는 순실전자 어쩌고 불매하자 하더니 어느새 다 잊고 삼성폰 신상광고에 우르르 몰려와서 그만 까대라며 삼성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며 삼성에 충성하는 자들이 수두룩한 현실. 그들의 대다수는 아마 무산계급 프롤레타리아일 터다. 그래서 더 입맛이 쓰다.

우리나라 젊은층의 맹목적 삼성사랑은 우익보수라 자칭하는 기성세대의 무조건적인 박정희 예찬과도 닮아있다.

삼성이 살아야 국가를 발전시키고 삼성을 욕하거나 불매하면 국익에 반하는 것.

박정희였기에 경제를 발전시켰고 국가를 살렸다는 것.(자본주의의 황금기이던 50~70년대에 동아시아 전체가 기록적 경제 성장률을 보이던 때였다 하더라도.) 이 마인드는 어째 세대를 달리해도 변하질 않고 줄기차게 이어져 내려온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보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수급자로 인정도 받지 못하는 극빈자가 410만명에 이르는 나라.

개개인은 그런 극빈자들이라 해도 대기업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기꺼이 비정규직으로 착취당하고 충성할 태세가 기본으로 갖춰져 있는 보기 드문 국민성의 나라.

 

우리집은 삼성 가전이 하나도 없다.

삼성은 오랫동안 내가 불매해 온 재벌기업 중 하나인데, 그 이유는 삼성이 무산자들에게 미치는 포지티브한 영향보다.(일자리 창출? 사회환원?) 무산자를 착취하여 이익을 취하는 네거티브한 면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사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 까지도 무려 2014년까지 무노조기업방침을 고수.(그렇지 않을 경우 압력을 행사.)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자사 반도체 백혈병 암산재 피해직원에 대한 은폐와 모르쇠...

다른 거 다 떠나서 한국의 보편적 성인 남성이라면 유난히 예민할 군문제만 놓고 봐도.

대한민국 일반인의 군 면제율이 6.4%, 재벌가라 해도 33%... 삼성가 군 면제율은 기록적인 73%.

이건 뭐... 대놓고 신라 골품제 진골귀족님들도 아니고... 이게 삼성의 실체고 대한민국이라는 신분제 계급사회의 실체다.

 

굳이 탈출밖에 답이 없다는 박노자교수의 말이 아니어도...

오랜세월 비틀릴 대로 비틀어진 대한민국이란 주식회사형 국가 그 자체 보다는 거기에 놀아나 기꺼이 노예를 자처하는 무지몽매한 이들을 볼때마다 이 나라는 변하지 않겠구나. 답이 없겠구나 라는 갑갑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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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7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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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이라는 장르 자체가 나랑 안맞는 건지. 찬호께이가 안 맞는 건지. 평들이 극찬 일색인걸 보면 아마 전자인 거겠지.

범죄 현장에 범인이 유리에 테이프를 붙이고 깬 뒤 침입한 흔적을 보고, 이 사람은 침입의 전문가라는 뤄독찰님 추리에 아아~ 하고 고개 끄덕여지기는 커녕 어이가 없어지는 나 같은 의심병 환자는 애초부터 추리소설은 읽으면 안되나 보다.

침입 같은걸 한번도 안해본 나라도 유리를 깨고 들어가라면 파편 같은게 안 튀게 테이프를 붙일 생각부터 할 것 같은데... 

독찰님은 이런 나도 침입 전문가로 뒤집어 씌우실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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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즈 라캥
에밀 졸라 지음, 박이문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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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도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기성대가들을 비판하고 자신감에 넘치고 뭐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서 피가 끓어오르는... 라캥부인, 테레즈와 로랑이라는 인간군상들이 흥미롭기 보다는 26살의 패기 넘치는 졸라를 만나볼 수 있는 소설. 1800년대엔 엄청난 센세이션이었을 듯. 하지만 2017년인 지금은... 글쎄. 졸라의 '인간에 관한 객관적 진리 추구'가 그리 신선하게 와닿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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