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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 ㅣ 한창훈 자산어보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워낙 글 잘쓰시는 작가님으로 정평이 나 있어서...
필력 좋은 작가님의 맛깔나는 바다얘기, 술과 함께하는 섬세한 미식 얘기 일거라 예상했는데... 투박한 마초같은 바다사나이의 열혈 바다사랑 이야기다. 어쩌다 나오는 음식얘기엔 스끼다시처럼 꼭 따라나오는 씹고 뜯고 맛보듯 한 여체에 대한 비유와 성적대상화는 덤. 글을 아무리 잘 쓰셔도 별 감흥 없던 책.
작가님이 마초적인 바다사나이셔서 그런지 여자를 매우 좋아한다는 어필이 자주 나옴. 에로배우로 섭외될 뻔한 일화며 회의 씹는 맛이고 고래고기 맛이고 온통 여자맛, 여체에 대한 비유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예술적으로 포장한들 음식얘기에 여체를 묘사하는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거니와 반복되는 성적대상화에 시대착오적 아재감성만 진하게 느껴질 분이고. 아무리 글을 잘쓰신다 한들 전국 팔도의 여자가 지역별로 다 다르며 그네들과 떡치는 맛도 다 다르다는 걸 회가 부위별로 맛이 다르다는 것에 비유했을 때는 짜증스럽기까지 하더라.
그냥 명절에 집에 갔더니 낚시 좋아하고 여자 좋아하는 삼촌이 술 거나하게 취해서 하는 얘기들을 반 강제로 듣고 있는 기분.
글은... 글은 참 잘쓰신다.
그래도 이 작가님 책을 또 보고 싶진 않다.
그냥 조용히 보관함에 넣어두었던 작가님의 다른 책들은 지우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