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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피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8월
평점 :
호의라고 생각하고 한 일이 악의가 되는 일은 흔하다. 막상 탕이 죽고나니 희수는 문득 그것이 호의였는지 스스로도 헷갈렸다.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그저 살아가는 일일 뿐이라고 희수는 애써 자위했다.
이상한 구석에서 울컥하게 만드는 작가다.
그냥 그런 킬링타임용 느와르일 줄 알고 집었는데 아니었다. 느와르의 탈을 씌운 성장소설(?)이랄까.
그런데 느와르로서도 상당히 훌륭하다. 이 작가의 재능이 범상치 않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은 왜 어려울까... 아무런 정보도 뭣도 없던 작가가 너무 근사하게 반짝거려서 깜짝 놀란 그런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데... 꽤나 커다란 두근거림인데도 어렵다. 세월이 갈수록 좋아하는 것에 대한 두근거림을 표현하는데 더 서툴러진다. 바다사자와 물개와 고래의 피를 마시고 자란 뜨거운 피를 가진 이누이트가 아니라서일지도. 아니면 언젠가부터 피가 식어버린... 이미 시시한 어른이 되어버려서 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