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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미워해도 될까요?
다부사 에이코 지음, 윤지영 옮김 / 이마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흠...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른 책이었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국내 만화 "단지"처럼... 깊이 있는 공감 포인트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더라.
일기에 가까운 1인칭 시점의 매우매우 개인적인 기록.
딱히 주인공의 엄마만 유별난 사람이고 자식을 학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서로간에 상성이 너무나 맞지 않는
부모자식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
주인공 에이코의 모친은 인간관계를 할때 남의 입장은 생각지도 않고 자기 본위의 수직적 관계를 하는 사람이다.
그런 부분이 유난히 예민하고 소심한 주인공과 사사건건 부딪치게 되는데.
엄마도 엄마지만, 에이코의 예민함도 범상한 정도는 아니더라.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되는 게 미덕인 일본이라 더 그런 건지.
친구들 눈치를 보느라 발레가 너무 싫은데도 발레학원에 계속 다니겠다고 엉엉 우는 일화나,
엄마가 자기 친구에게 촌스런 선물을 하거나 사돈댁 호텔방에 큰 화환을 장식했을 때도
선물 받은 당사자는 별 피드백도 없는데 주인공만 지레 상대방이 싫어할까봐 안절부절못하는 건 좀 유난이다 싶었다.
못 본척 넘기지를 못하고 꼭 지적을 하니, 엄마도 분노하고, 트러블이 생기고. 무한루트...
바꿔 생각하면 그런 식으로 선물을 하는 게 엄마란 사람의 즐거움이고 삶의 낙일 수도 있을 텐데. (너무 자기본위라 상대방은 괴로울 지언정.) 성인이 된 뒤에도 그걸 나쁘다고 꼭 지적하는 주인공도 그리 건강한 마인드로 보이진 않더라.
해결점에 관한 작가의 고민이라던가. 객관적 성찰은 없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아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하는 정도의 위안은 얻을 수 있겠지.
부모와 연을 끊은 뒤에도 트라우마를 극복하려 노력하거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뭔가를 제시할 줄 알았는데,
유일한 자기 편인 남편에게 주기적으로 히스테리를 부린다는 후일담은 좀 암울하다.
엄마에게 받은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은 건 명백하지만, 주인공의 병적일 정도의 예민함과 남들 눈치를 보는 성격까지 엄마의 양육방식에 기인한 것인지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듯.
역시 인간이란 백인백색 다양한 생물이고
부모자식 이라도 인간관계에는 상성이 참 중요하구나...란 생각이 든다.
연을 끊는 문제는
사실 서로에게 지옥이고 안맞는다면, 부모자식간이라도 당연히 끊을 수 있다고 본다.
괴롭고 죽겠어서 살자고 그러는 건데 그게 뭐 어때서.
개인적 견해는 그러한데... 세상은 그렇지가 않은가 보다.
몸이 거부를 하고 아프기까지 하는 저런 상황에 엄마를 미워할 수도 있지, 미워해도 되느냐는 눈치 보듯한 제목을 붙인 걸 보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부모에겐 무조건 참으라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더 많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