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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162
루쉰 지음, 김태성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3월
평점 :
시대를 아우르는 작가라기보다는 당시 계몽주의의 시류와 시대적 사회적 현상으로 읽혀져야 할 작가인듯.
2010년 9월, 중국의 교과서에 계몽시대 최고 지식인인 루쉰의 글을 대폭 삭제하고 개혁개방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던 작가와 지식인들의 글을 대거 수록하게 됐다는 신문기사가 발표되었다. 실로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단편집.
비슷하게 민중의 이야기를 하는 작가인 라오서를 홍위병들이 죽음으로 몰아세운 것과 달리 루쉰은 사회주의 중국에서 근대소설의 아버지로 추앙받아왔다. 그 차이가 뭘까 늘 궁금했는데... 실로 적을 만들지 않는 문장 스타일로 소설을 쓰는 사람.
루쉰은 정치와 이데올로기에 자유로운 작가였다기 보다는 그 어느것에도 강하게 반발하거나 거스르지 않는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는 확신이 든다. 현상 그 자체만을 기술할 뿐,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은 절대 투영하지 않는... 일종의 결론 없는 소설들은 사회현상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았던 라오서의 소설과는 참 대조적이다.
구시대의 사회주의가 원하고 필요에 부합했던 근대작가의 표상과도 같은 사람이었으나, 현대의 신사회주의 체제에선 옛것으로 치부될 만큼 가치를 평가절하당한다는 사실도 참 아이러니 하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도 라오서의 소설은 현시대에 읽어도 여전히 파워풀하게 다가왔으나... 루쉰의 글은(소설이라기 보다는 글이란 느낌이기에 글이라 표기함.)... 이젠, 봐도 그만 보지 않아도 그만인 실속없는 옛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