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제임스 설터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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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이 시절 미국작가들이 나는 좀 별로다. 그래서 설터도 안 맞지 않을까... 하고 예상은 했었다.

철지난 패션지를 들춰보는 것처럼 한물간 20세기 감성.

굉장히 시대를 타는 소설이 있고 설터도 그런 부류인 것 같다. 마치 한때는 세련되었던 하이패션계의 철지난 최신동향처럼...

중년 혹은 노년으로 접어든 우아한 남성들은 한결같이 아직 어린 여성들의 젊음, 싱그러움을 욕망한다. 지방시가 잘 어울릴 것 같은 등이 예쁜, 혹은 가슴이 예쁜 그녀들, 그녀들을... 그러면서  한편으론 그녀들의 치기어린 어리석음을 은밀하게 혐오한다.

설터는 다소 진부한 소재인 치정, 불륜, 혹은 중년남성들이 꿈꾸는 여성들을 세련된 화보집처럼 그려내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트루먼 카포티 원작의 영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이 시절 감성의 여성들도 나는 좀 별로다.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을 그나마 오드리 헵번이 연기했기에 망정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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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인간 김동식 소설집 1
김동식 지음 / 요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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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하다. 효모를 넣지 않은 퍽퍽한 빵을 삼키는 것처럼 거칠다. 그 속에 기발함과 뜨거움이 있다. 그런 점이 이상하게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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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 2017 제1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황정은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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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황정은... 황정은의 글에는 혐오의 정서와 연민의 정서가 극단적으로 뒤엉켜 있다.
그것들은 날 강렬하게 끌어당기기도 하고 다시는 들춰보고 싶지 않을 만큼 싸늘한 허무를 느끼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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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프린스 바통 1
안보윤 외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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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거나, 진부하거나, 미숙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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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미날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1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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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렇게 사는 건 분명 장난이 아니었다. 예전에 도형수들을 벌주기 위해서나 시켰을 법한 일을 짐승처럼 해내고 있지 않은가. 더구나 그러다 죽는 건 예사였다. 그런데도 저녁 식탁에서 고기 한 점 찾아볼 수 없는 삶이라니! 물론 굶어죽지는 않았다. 먹을 게 아예 없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겨우 죽지 않을 정도로만 먹을 수 있었다. 게다가 허구한 날 빚에 짓눌려, 마치 빵을 훔치기라도 한 것처럼 빚쟁이에게 시달리지 않는가 말이다.


그랬다, 정말 그랬다. 이렇게 사는 건 분명 장난이 아니었다.

책이란 재독할 때는 느낌이 달라지는 게 보통인데... 제르미날은 처음처럼, 아니 처음보다 더 분노하며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치받는다. 아니, 처음에 읽었을 때와는 달리 분노의 이유가 더 늘었다. 매일 피로에 찌든 채, 타르틴 한 조각을 옆구리에 끼고 갱도로 내려가는 남자들보다(물론 당시 여자도 아이도 갱도로 내려가 똑같은 일을 했지만.)

맨 밑바닥층 탄광촌 노동자 남성들 보다 훨씬 더 아래에 있는 여성들의 인권, 삶. 채 어른이 되기도 전에 폭력적인 강간으로 결혼보다 아이를 갖는 것이 먼저인 게 보통인 소녀들과, 매맞는 아내처럼 거기 순응해 그러는 게 당연한 삶이라 받아들이는 여성들의 삶이 눈에 들어와 분노는 배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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