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영혼의 편지 (반양장)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예담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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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 전반에 걸쳐 깊게 묻어나는 가난과, 불운, 죄책감과, 정신적 고통들...

늘 그에 대한 영화나 전기를 읽기 전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다지 처세를 잘하지도 성품이 둥글지도 못했던 사람. 가진 게 없지만 자신보다 가난한 이를 돕는데 주저함이 없던 사람.

그가 바라던 아주 작은... 소박한 성공 조차도 늘 그를 빗겨갔으니 평생에 걸쳐 너무나 불운하기만 했던 화가.

사랑하는 동생 테오와의 서간문은 좀 우울함이 덜할까 했으나.

역시, 책의 말미로 갈수록 점점 더 강하게 묻어나는 우울... 자신의 생계를 책임지던 동생에 대한 그의 죄책감, 경제적 어려움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그의 고통과 슬픔에 마음만 더 무거워졌다.

 

고흐는 생전 단 한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으나, 죽음 뒤에는 찬란하게 인정받은, 사후에야 성공한 화가로 늘 거론되지만,

글쎄 그게 온전히 그가 바라던 성공인지는 모르겠다.

계속되는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에서의 최고가 낙찰액 경신. 

현재 최고 낙찰가 668억에 낙찰되었던 자신의 작품의 경매가를 또다시 경신해 그의 풍경화가 717억원에 낙찰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런 게 그가 원하던 성공은 결코 아니었을 터.

에밀 졸라의 제르미날에 깊게 감명받고 밑바닥 계층들의 진짜배기 일상을 그려내길 원하던 고흐.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단지 가난한 이들의 소박한 벽을 장식할 그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는데... 

그의 그림들은 이제 가난한 이들의 벽에 걸리기엔 너무 고가인...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세계 정상급 부자들 만이 소유할 수 있는 부의 상징, 투자용 고가의 미술품이 되어버렸으니 사후의 성공이라기엔 참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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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09 2017-12-22 1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에밀 졸라 소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갑니다^^
올 한 해도 건강하게 보내시고 새해도
행복한 시간들 가지시길 바랍니다

아나킨 2017-12-30 15:41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제르미날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더군요.
munsun09님도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행복한 새해 맞으시길...^^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 자산어보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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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글 잘쓰시는 작가님으로 정평이 나 있어서...

필력 좋은 작가님의 맛깔나는 바다얘기, 술과 함께하는 섬세한 미식 얘기 일거라 예상했는데... 투박한 마초같은 바다사나이의 열혈 바다사랑 이야기다. 어쩌다 나오는 음식얘기엔 스끼다시처럼 꼭 따라나오는 씹고 뜯고 맛보듯 한 여체에 대한 비유와 성적대상화는 덤. 글을 아무리 잘 쓰셔도 별 감흥 없던 책.

작가님이 마초적인 바다사나이셔서 그런지 여자를 매우 좋아한다는 어필이 자주 나옴. 에로배우로 섭외될 뻔한 일화며 회의 씹는 맛이고 고래고기 맛이고 온통 여자맛, 여체에 대한 비유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예술적으로 포장한들 음식얘기에 여체를 묘사하는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거니와 반복되는 성적대상화에 시대착오적 아재감성만 진하게 느껴질 분이고. 아무리 글을 잘쓰신다 한들 전국 팔도의 여자가 지역별로 다 다르며 그네들과 떡치는 맛도 다 다르다는 걸 회가 부위별로 맛이 다르다는 것에 비유했을 때는 짜증스럽기까지 하더라.

그냥 명절에 집에 갔더니 낚시 좋아하고 여자 좋아하는 삼촌이 술 거나하게 취해서 하는 얘기들을 반 강제로 듣고 있는 기분.

 

글은... 글은 참 잘쓰신다.

그래도 이 작가님 책을 또 보고 싶진 않다.

그냥 조용히 보관함에 넣어두었던 작가님의 다른 책들은 지우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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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09 2017-12-22 1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창훈^^ 글 잘쓰는 작가. 잘 쓰죠??

아나킨 2017-12-30 15:41   좋아요 1 | URL
잘쓰시네요.
그러나 제 취향은 절대 아닙니다.ㅎㅎ
 
당나라에 간 고양이 - 화묘·몽당(畵猫·夢唐), 고양이를 그리고 당나라를 꿈꾸다 화묘 시리즈
과지라 지음, 조윤진 옮김 / 달과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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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정말 멋진 책! 중국사 인문사회계열 책들 읽을 때 같이 읽어서 그런지 이 고양이들이 당나라 생활상의 시각자료로서 한몫 단단히 했다. 너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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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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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해는 단편집을 꽤 많이 읽었다.

헌데 여름부터 붙잡은 이 얇은 책은 완독하는데 참 오래도 걸렸다. 단편하나 읽고 잊혀졌다가 마음먹고 또 붙잡아야 하나 읽고...(그동안 읽은 책이 십수권인걸 보면 딱히 활자에 피로감을 느끼는 시기여서도 아닌듯.) 읽다보면 충분히 공감가는 인간군상들과 멈칫하게 되는 감각적인 문장들이 보이건만 왜 그럴까. 분명 내게도 공감이 가는 요소로 충만한 소설들인데 다시 손이 가지도 뭔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도 못했다. 그걸 보면 나랑은 좀 안맞는 작가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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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e Racinet: The Costume History: From Ancient Times to the 19th Century (Hardcover, 25th, Anniversary) Taschen 25th Special Edition 102
Francoise Tetart-Vittu 지음 / TASCHEN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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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복식을 해체하지 않고도 구조를 알수 있을만큼 고화질 화보집.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의 자료집으로서도 가성비 훌륭하게 널리 유용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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