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이길보라 지음 / 창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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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에서 그려지는 내용과는 많이 달라서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진짜 공감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다.
우리가 아는 누군가 힘들어 하면  그 사람을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는 그때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좀 들여다 봐야 할 것 같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돕는다는 자체에 자신이 빠져 있는 것은 아닐지... 

피해주지 않고 다른 이들을 돕는 일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며, 좋은 일이지만 자칫 내 생각이 모자라 상대방을 힘들게 할 수 있기에. 

공감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잘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200쪽 분량이지만 여러 주제를 다루면서 깊이 생각하게 하는 힘 있는 내용이다.


농인부모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소리를 눈으로 보고 몸으로 듣는다. 소리는, 그렇게 온몸으로 듣는 것이다.“

들을 수 없음은 결여나 손상의 의미가 아닌 그저 또 하나의 다름이 된다.“

장애가 있는 몸의 경험은 다층적이고 복합적이고 입체적이다. 농인부모와 그의 자녀인 코다의 경험 역시 그렇다.“

많은 이들이 조선학교에서 편향적인 이념과 사상 교육을 받을 거라 생각하지만 이들의 교육과정은 생각과는 다르다. 우리 민족의 언어와 문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렇기에 민족의 독립과 통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운다는 게 다를 뿐

청각장애인의 자녀인 코다는 장애인 가족으로서의 경험을 함과 동시에 이중언어 사용자이자 다문화가족의 일원으로 성장한다. 이주민 2세대와 비슷하고도 같은 경험을 한다.“

언어학자 다나카 가쓰히코에 따르면 조국은 조상의 출신지(뿌리), ‘모국은 자신이 실제로 국민으로 소속되어 있는 국가, ‘고국은 자신이 태어난 곳(고향)을 의미한다.“

대다수 한국인들은 조국, 모국, 고국이 일치하겠지만 미등록이주아동들은 그렇지 않다. 조국, 모국, 고국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법의 존재가 된다. 조국, 모국, 고국 사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김옥영 작가는 다큐멘터리란 장르 자체가 주관과 객관이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 독특한 장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다큐멘터리 감독은 두 개의 자아를 가져야 하는 데 대상과 진심을 나누고 신뢰를 쌓는 주관적 자아가 있는 한편,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의심하며 판단하는 객관적인 자아도 있어야 한다고

남성이 가족에 대해 절대적인 권력을 지니는 가부장제와 일부일처제가 당연하지 않다는 거다. 5000종의 포유류 중 일부일처제를 채택한 동물은 3~5%에 불과하다. 인류 또한 사유재산을 유지하기 위해 가부장제와 일부일처제를 택했을 뿐이다.“

돌봄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발견하고 지원하는 것은 결국 모두가 돌봄자가 되는 사회, 돌봄 사회로 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기후변화의 원인과 영향이 초래하는 비윤리와 부정의를 줄이기 위한 사회 운동을 기후정의라고 한다.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기금을 마련하거나, 기후변화에 대처할 재정이나 기술이 없는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것으로 자신과 가족, 지인 등의 작은 단위를 넘어 초국가적 연대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다.“

남성 감독이 만든 영화에 대해서는 사적 다큐라고 호명하기 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로부터 출발하여 사회적이고 가시적인 담론을 다루는 영화라고 말했고,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페미니즘이나 장애, 성소수자 담론을 다루는 영화는 사적 다큐라고 분류하며 쉽고 간편한 소재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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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의 발견 - 고객을 사로잡은 101가지 한 끗
생각노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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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에서 소비자나 고객에 선택 받는 이유는 진~~~짜 이유는 한 끗 차이라고.

그런데 그 한 끗을 찾아 내기 위해서는 불편하거나 필요한 점을 발견하기 위해 끊임없이 관찰하고 해결법을 찾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아주아주 작아 보이지만 나만의 독특함, 깨알 같은 재미와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지은이는 쉽게 지나칠 수도 있는 다름을 찾아 사례를 들어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 내고 있다.

그래서 나도 그 작은 차이를 한 번 찾아 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지은이는 더불어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더해서 좀더 차이를 만들어내면 어떨까? 하는 붙임 내용도 참 좋은 것 같다.

불편을 없앤 좋은 방법으로 "더 현대 서울의BUY BIG카드(생수,쌀 등 무거운 물건)”가 내게 독보적으로 느껴진다. 또한 리디페이퍼의고마운 배송기사님! 리디 고객님의 소중한 물건이 담겨 있습니다. 안전하고 정확한 배송 부탁 드립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라는 글귀는 협조자(택배기사)와 고객 모두를 아우르는 것으로 모두를 배려한 점이 참 멋지다.

 

오프라인 상점의 최대 장점은경험입니다. 오프라인 사업자는 온라인에서 즐길 수 없는 쇼핑 경험을 꼭 찾아내야 합니다.”

이근상 저자의<<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에서 앞서간다는 건 브랜드가 소비자를 리드 한다는 뜻이 아니다. 내가 원한 것이 바로 저것 이였어!라는 반응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어렵게 고민하는 태도가 디테일을 챙기는 기본

영국의 철학자이자 저자 앨런 화츠는변화를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거기에 뛰어들어 함께 움직이고 함께 춤추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세계적인 마케팅 구루 세스 고딘은평균은 안전하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전혀 안전하지 않다. 평균이라는 건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다.평균이 되고자 하는 것, 그것은 포기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삼성화재 꽃병 소화기의 광고 마지막에는이 꽃병에선 모든 꽃말이 이유는 안심

"고객이 무엇을 불편해 하는지 그 불편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해결의 핵심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장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사람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경험이 선사한 추억을 가지고 선택합니다.“

"일본의 유명 디자이너 하라 켄야는 '진화하면 사람의 욕망과 크리에이티브도 진화한다.'"

"스티브 잡스는 '디자인이 어떻게 보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기능하느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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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죽음들 - 최초의 여성 법의학자가 과학수사에 남긴 흔적을 따라서
브루스 골드파브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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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 요즘엔 간간히 듣게 되는 단어이지만 20세기 초에는?

당시 미국엔 코로너라는 제도가 있었으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돈벌이 수단으로 되어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죄 없는 사람이 억울하게 피해를 보거나, 죄 지은 자를 놓아 주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이를 막기 위해 반평생 넘게 애 써온 사람이 있다. 법의학의 필요성을 깨달아 그 지식을 쌓을 기초, 체제를 만들고 이를 널리 알리고 현장에서 적용하도록 거의 모든 것을 받쳤던 위대한 여자 사람인 프랜시스 글래스너 리.

법의학이라는 낯선 학문을 어떻게 시작해서 길을 닦고 구체화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얼마만큼 애썼는 지, 그 사람이 가진 모든 것(열정, 에너지, 자금, 끝없는 노력)을 다 쏟아부어 만든 법의학 덕분에 전 세계인이 보이지 않는 많은 도움을 받아 조금 더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사람들의 편협함과 고지식함이다. 나라면 절대로 안 했을 일을 본인을 드러내지 않고 오로지 법의학만 생각한 그 사람의 큰 마음 덕분에 지금의 법의학이 있다는 것에 고마울 뿐이다. 참으로 위대한 사람이다. 

흠~ 헌데 왜 책 이름이 "아주 작은 죽음들"일까? 원제가 "18 작은 죽음들"이고 그녀가 실제처럼 만든 디오라마 때문인가??? 

 

경찰이 현장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다시 말해 이들이 범법 행위의 흔적을 간과하거나 사망의 원인과 방식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증거를 보존하지 못하면 수사는 처음부터 난항을 겪었다.“

죽음은 완전히 익숙해질 수 없는 일이다. 사망자가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사람이거나 유명인사여서 잘 아는 사람일 때는 특히 그렇다.“

검시관은 오직 사망자에게만 책임을 졌다.“

시반을 제대로 살펴보면 아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사망자가 몇 시간 전에 죽었는지, 죽었을 때의 자세는 어땠는지, 시신이 사망 이후 옮겨졌는지, 시신에 닿아 있는 물건은 없었는지 같은 것들이요.“

법의학은 다리 세 개 짜리 의자에 비유할 수 있다. 세 다리는 각기 의학, 법학, 경찰이다. 이 중 하나라도 약하면 의자가 주저 앉는다.“

법의학에는 의학의 다른 분야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특수한 지식도 필요했다. 둔기에 의한 손상, 자상과 총상, 으깨진 손상, 익사 및 화재 피해, 질식 및 중독 등 외상의 결과를 공부하는 것은 전통적인 의대 교육에서 간과하곤 하는 법의학의 핵심 요소였다.“

내 목표는 사법 행정을 개선하고, 기법을 표준화하고, 기존의 도구를 버리고, 경찰관들이 제대로일을 해내며 대중에게 공평한 대우를 해주도록 돕는 것뿐입니다.“

검시관 제도 채택을 방해하는 무기력의 이유는 리의 시대와 같다. 정치적 반대, 지역적 권위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저항, 제대로 준비된 검시관실을 마련하는 최초 투자 비용의 부담 등이다. 검시관 제도가 널리 수용되지 못하는 방해물 중 하나는 극심한 인력난이다. 검시관들은 보통 정부 기관에서 일하며, 민간 영역에서 임상병리학자에게 제시하는 것보다 대체로 낮은 봉급을 받는다. 소득이 더 적을 것이 불 보듯 뻔한데 거기다가 추가적인 훈련까지 받도록 후보생을 끌어들이는 것은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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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린 환자, 나를 깨운 환자
한국일보 엮음 / 황소자리(Taurus)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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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리는 일을 하는 그분들 이야기. 의사, 간호사, 119 구급대원. 이 분들의 어려움을 우리도 헤아려 줘야 할 때가 되었다. 그분들도 우리처럼 아프고 힘들고 외롭고 고통스러운 사람이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싶다. 우리가 필요할 때만 찾지 말고.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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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린 환자, 나를 깨운 환자
한국일보 엮음 / 황소자리(Taurus)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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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의사를 몇 번이나 만날까? 

누구나 삶의 마지막엔 반드시 의사를 만나게 된다. 들숨과 날숨 그리고 멈춤 상태에서. 

사람 살리는 게 일인 의사, 간호사, 구급대원들의 일상을 알 일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가족 중 누군가 그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보통 병원에 가면 대부분은 무표정한 상태에서 만나게 되기에 나만 아프고 힘든 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데. 아주아주 가끔 그 직업들에 대해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 뿐.

이 책을 읽으면서 왜 그럴 수 밖에 없는 지, 얼마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지를 조금은 알게 되고, 환자와 의사는 함께 성장하는 관계라는 것,  때문에 서로가 이해하고 배려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떻게 생각해도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은 어떤 경우에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분들 덕분에 우리가 세상 편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이야기들이다.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다. 이 책은 특히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 촛점을 맞췄다고 한다. 


"3월 21일은 다운증후군의 날이다. 21번 염색체가 3개일 때 생기는 질환이라는 뜻에서"

"한센병은 완치 가능한 질병이다. 빨리 치료하면 후유 장애도 없고, 전염도 되지 않는다. 유전도 아니다. 환자는 물론 그 가족들에게까지 아픔을 주는 편견과 오해는 어떻게 보면 한센병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

"트라우마를 치료하려면 밖으로 이야기 해야 한다. 내 마음을 충분히 말 할 수 있는 상대에게,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마음 깊은 속에 숨겨둔 이야기를 끄집어내면 그것만으로도 상처 묻은 아픈 감정들이 털려 나간다."

"내가 가지 않을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내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보여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의사는 치료하기에 앞서 손잡아 주는 사람"

"만남이 반복되고 대화 주제가 다양해질수록 환자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지만 그 과정이 늘 평탄하지는 않다. 오히려 대개 만족감과 무력감, 생명을 다루는 보람과 부담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불확실과 난기류가 가득한 복잡계의 항로와 같다."

"진료란 불확실의 바다 위를 항해하는 일, 수시로 찾아드는 무력감과 상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좌표를 찾아 항해를 이어간다."

"내가 마주하는 건 질병이 아니라 아픈 사람들, 나의 치료 대상 역시 질병과 싸우는 인격체들이다."

치료가 더 이상 의미 없고 마지막 가야 할 길이 예정되어 있다면, 그들의 인생 여정 속에 들어가 쉽지 않았을 삶의 마지막 행로를 존엄하게 완주하도록 돌봐 주는 게 옳지 않을까"

"연명 치료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의학적 시술로 치료 효과 없이 임종 과정의 기간만을 연장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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